D램익스체인지가 매일 내놓는 D램 가격추이에 따라 일희일비(一喜一悲)하고 있는데, 끝도 모르게 하락하고 있는 현물시장의 D램 가격을 진정 내지 안정시키는 방법을 모색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비교적 적은 D램 물량으로 의도적으로 현물시장을 좌지우지(左之右之)하고 있는 세력이 있겠으나, 그 세력이 삼성전자나 하이닉스가 아니라면 D램익스체인지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고정거래가로 거래하는 업체 범위를 넓히면 된다. 즉, 현재는 월 100만개를 구매하는 기업고객만으로 한정시켜 고정거래가 협상을 하고 장기간 고정적으로 D램을 공급하고 있었다면, 그 범위를 넓혀 20만개 이상 소화해 낼 수 있는 D램 수요업체(PC 제조업체 또는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로 넓히게 되면 D램 현물시장에서 수요자가 줄어드는 효과가 생기고, 장기적으로는 D램 현물시장을 유명무실(有名無實)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10월 2일의 D램익스체인지 자료를 보면 DDR2 512Mb 667MHz의 일일 고점 가격과 저점 가격의 차이가 0.6달러에 달한다. 그리고 평균값을 1.42달러로 매겨 놓았다. DDR2 512Mb 667MHz의 고정거래가가 1.75달러 정도라던데, 지금 현물시장에서 D램 가격이 그리 떨어졌다는데도, 1.8달러에도 D램을 구매하는 수요자가 있음이 놀라운 일이다.
하이닉스, D램 현물시장 판매 중단 9월 28일 전자신문 뉴스
몇 일전 포투가 글을 쓸 때 참조한 위의 전자신문 뉴스를 보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512Mb DDR2 667MHz 제품의 현물가격이 26일 현재 1.25달러로, 지난달 중순 2달러 이하로 떨어진 이후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라고 언급한 부분이 있었다.
그렇다면 현물시장에서 D램가격이란 그날의 최저가격을 뜻 한다는 것인가? 참으로 우수운 일이다. 언론에서 D램가격이 꼰두박질치고 있다는데 중점을 두고 기사화 했고, D램 가격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고 알리고 있는 모양새다.
모든 언론사가 한결같이 DDR2 512Mb 667MHz D램익스체인지 자료를 인용하며 D램가격이 1.25달러라고 합창하였으니, 그리고 덧붙여 고정거래가가 1.75달러라고 했으니, 그 뉴스를 보는 관계자라면 "고정거래가가 현물거래가 보다 0.5달러나 높게 형성되어 있으니, 이제 곧 고정거래가도 떨어지겠구나"라고 판단할 수 밖에 없게 여론을 조성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D램가격이 떨어져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주체가 있나? 만약에 삼성전자나 하이닉스가 D램가격을 떨어뜨리는 주체가 아니라면 방법이 있다. 그러나 과연?
여태껏 D램 생산량의 10% 정도의 물량을 현물시장에 내다 팔던 하이닉스가 현물시장에 D램 공급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달리 보니 고정거래선을 늘리겠다는 것으로 보아도 될 듯하다. 이제야 실타래가 풀리는 느낌이다. 하이닉스가 이미, 위에 포투가 언급한 100만개 수요 고객에서 20만개 수요고객으로, 대형 D램 수요업체에서 중형 수요업체로 고정거래선 범위 넓히기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단시간에 대형 D램 수요업체가 갑자기 나타날 수는 없기에 그런 것이다.
앞으로는 현물시장 D램 가격추이가 재미있을 듯 하다. 1.8달러로 사는 D램 수요자와 1.2달러로 팔고 있는 D램 공급자를 대면시키면 서로 쳐다보며 보이는 양자의 반응이 참 흥미롭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