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지 않은 지 일주일이 돼 간다. 담배와 술을 즐겨하다 담배는 2년 여 전에 끊은 바 있었고, 술을 줄이려는 것은 이번이 첫 번째 시도다. 알코올이 몸에 들어가면 해독시키기 위해서 쉼없이 움직인다는 간의 휴식을 위해서 몇 일 간 술을 멀리 한 적은 있어도, 술 자체를 멀리하겠다는 생각은 포투에게 생소한 일이다. 글을 쓰면서도 끝 내 술을 끊겠다고 바로 금주(禁酒)를 언급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절주(節酒)도 쉽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있다.
포투의 주량은 소주로 한 병 반 수준이다. 지금은 소주를 멀리하고 밖에서는 생맥주를 안에서는 병맥주를 즐겨하고 있었다. 맥주를 마시면서 생긴 버릇은 음주가 연일 이어진다는 것이었다. 병맥주(500cc) 한, 두 병 마신 것으로 술을 마셨다고 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어제 마신 맥주 한 두 병으로 오늘 생활하는 데 아무런 지장을 초래하지 않았기에, 음주로 치지 않고 음주의 생활화로 발전된 것이다. 소주를 마실 때는 음주한 다음 날은 간의 휴식을 위해 하루 쯤은 쉬어주곤 했는데 맥주로 바꾸면서 안좋은 습관이 자리잡게 된 것이다.
어느 날 맥주를 곁들이면서 나자신이 음주를 습관적으로 한다는 자각에 이르렀다. 안 마셔도 되는 데 마치 꼭 마셔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힌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 알코올중독이리라. 물론 나 자신은 부인을 해 왔지만 한참 전 부터 포투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겉으로는 애써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었을 뿐이고 몸 내부에서는 경고가 있어왔다.
소주에서 맥주로 바꿔 음주를 즐겨하면서 생긴 몸에 안좋은 변화는 식도역류 초기증상이 보인다는 사실이다. 맥주에 들어있는 탄산가스가 문제라서, 음주를 한다면 맥주보다는 소주가 오히려 나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역시 맥주는 여태 그래왔듯이 한, 두 잔으로 그쳐야지 과하면 좋을 것이 하나 없다. 술을 마시면서 건강을 생각하곤 했으니 이는 반 쯤 금주로 치우친 것이 꽤 오래 전이라는 생각도 있다. 절주결정은 한순간이지만 그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이유가 쌓이고 쌓인 결과라고 보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인 것이다.
제목과 어긋난 글이 길어졌는데, 글의 제목으로 삼은 절주로 인한 금단증상은 삶의 재미를 더해 준다. 금주를 하면서 술을 마시지 않았음에도 저녁식사 후에는 소주 한 병쯤, 병맥주 두 병 쯤 마신 듯이 몸에서 열이나고 얼굴이 벌개지는 증상을 동반한다. 간이 알코올 해독에서 자유로워졌으면 몸에서 생기가 돌아야 할 터인데 오히려 몸이 무거워지고 더 피곤해 하고 있다. 간이 이 참에 휴식을 제대로 취하려는지, 회복기로 돌입하는지, 앓아 눕는지 알 수가 없지만 이렇게 더 피곤해서야 술을 끊은 보람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도 식도역류 초기증상은 사라져가고 있다.
전에 담배를 끊으면서 "그동안 줄창 마음껏 피워봤으니 됐다. 이제 그만 피우자"란 가벼운 생각으로 금연에 성공한 바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 "술을 양껏 마셔 봤으니 이제 그만하자."란 생각으로 절주에 임하려 한다. 그러다가 금주로 이어지면 또 그것으로 그만이다.
담배를 피울 때는 외면했던, 담배가 건강에 나쁜 이유를, 금연하고 나서 발견한 것이 많았다. 역시 몇 일 간 술을 멀리하면서 "술이 이래서 몸에 좋지 않았구나"하는 생각이 하루에 한 번 이상씩 들고 있다. 이렇게 안좋은 것을 굳이 고집할 이유는 없다라는 생각이 들고 있다.
담배를 피울 때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는 재미가 사라지는데 이를 못 견뎌할 것이란 생각이 많았었다. 금연에 이르니 이는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담배를 피우지 않으니 폐활량(肺活量)이 좋아져 집중력과 끈기가 더해지는 것이 몸으로 느껴진다. 휴식은 짧아져서 잠시 눈을 돌리는 것으로 충분해졌다.
술을 마실 때는 기분전환을 위해 마시면 좋다라는 생각이지만 폐단(弊端)도 적지 않다. 기분 좋게 마신 술로 인해 감정기복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일 때가 간혹 있어 왔던 것이다. 결국 술을 마시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이는 술의 무효용성(無效用性)으로 이어진다. 술마시는 횟수가 두, 세달에 한 번 정도로 줄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절주에 임하고 있다.
간이 그동안 혹사당해서 반감을 품었는지 절주한 내 뜻에 따라주지 않고 있다. 아니 몸속에서 알코올을 반기는 무엇인가가 음주를 유도하기 위해서 음모를 꾸미는 지도 알 수 없다. 어쨋든 몸의 변화가 재미있다.
금연.절주
제가 겪어보니......금연은 자기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가능한데..
조직생활을 하다보니...절주는 힘들더라구요....자주는 아니지만..마음가는데로 음주를
즐기면 좋을듯 ^^ 합니다.
술과 담배는 억지로 끊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때가 있었습니다.
반도체 판가가 의외로 상승곡선을 유지하고 있네요?
엘피다의 판가 50퍼센트 인상설이 힘을 받는건가요?
아무튼...이제 치킨게임이 아니고.....윈윈게임으로 변할지 추이를 지켜봐야되겠네요..
(대만업체들이 잠잠한데....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건지,,-_-)
참 열심이십니다. 덕분에 마음이 동한 면이 있어 글 하나 썼습니다.
6년전 글이네요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