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내일 퇴원하라고 한다. 급성 A형간염으로 내일이면 입원한지 꼭 일주일을 채우는 날이다. 물론 포투가 입원한 것은 아니다. 포투는 대신 집안일을 도맡아야 했다. 집안일이 별 게 없는 줄 알았더니 사소한 일거리가 모여서 제법 시간을 빼앗아간다. 어쨋든...

급성 A형간염이 와서 정상수치가 40 이하라는 간효소 수치가 응급실로 향할 때는 800에 이르렀었고, 입원을 한 다음날에는 1,000을 넘었었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2,000까지 육박했다고 의사가 전해준다. 간효소 수치의 정상수치가 40인데 2,000에 이르렀다면 50배인데 불안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의사 말로는 심한 환자는 간효소 수치가 10,000이나 20,000에 이르기도 한다니 40이하가 정상수치라고 하는 것은 좀 엉뚱한 수치로 보이기도 한다.

CT(컴퓨터 단층촬영), 초음파 검사, 부신피질, 양성종양, 간효소수치, 황달수치라는 용어가 포투의 일주일을 지배했다. 병원을 모르고 살던 포투가 덕분에 병원 문턱을 부지런히 드나들어야 했다.

A형간염은 어린시기에 열병처럼 찾아오거나, 온지도 모르게 지나가 버리는 가벼운 병이라던데 급성으로 오는 바람에 병원신세를 졌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종합검진을 받는 양 이런 저런 검사를 해 보더니 부신피질에 종양이 있다는 것도 발견해냈고 담당의사가 신바람(?)을 낸다. 그 덕분에 환자나 보호자는 몰랐던 인체장기를 공부하느라, 또 어떤 병이 또 찾아왔나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짐작하건데 이번 급성 A형간염은 덜 익힌 돼지 등갈비를 먹었던 탓이 아닌가 싶다. A형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포투에게도 들어왔었던 것이고, 건강상태에 따라서 누구는 멀쩡하고 누구는 앓아 눕고 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뼈가 붙은 부위의 고기를 좋아해서 포투가 직접 집에서 등갈비를 구었던 것인데, 뼈에 붙은 고기 일부분이 씹는 순간 안 좋은 느낌이 있었는데, 그것이 탈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덜익은 돼지고기는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이전에도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 쯤이야 괜찮겠지 하는 안이함이 급성 A형간염을 불러왔다.

그나마 일주일 만에 퇴원하게 된다니 다행이다. 퇴원을 앞두며 이제 좀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1. 우렁이 2008/08/24 15:58  address  reply

    환자분의 정상화 과정에 안심스러운 마음이고.. 수고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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