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폭력점거로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가 파산가치 보다 존속가치가 높았던 쌍용차의 기업가치에 대해 재조사를 하겠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고, 공권력 투입의 전제조건이라는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됐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다.

쌍용차 불법점거로 인해 청산가치 보다 존속가치가 밑돌게 되면, 쌍용차는 해체되고 자산별 매각이 이뤄지고 빚잔치에 들어가게 된다. 쌍용차에 근무하고 있었던 근로자 모두의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해고된 900명의 노조원의 폭력점거로 한 때 같은 직장에서 일했던 동료근로자 4,500명의 일자리를 없애는, '너죽고 나도죽자'식의 마무리를 의미하며, 이는 900명의 노조원들이 살자고 4,500명의 쌍용차 직원들의 일자리는 물론이고 쌍용차에 자재를 납품하던 협력사의 20만 일자리까지 없애버리는 결과를 야기하는 것이다.

쌍용차에 공권력이 투입되면 사태는 더 심각해진다.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셈이 되는 되는 것이다. 공권력이 투입되고 이에 900명의 폭력점거자들이 극렬 저항하면 상호간에 부상자들이 속출하게 될 것이고 해결의 실마리는 더 요원해지게 된다. 900명의 점거자들의 명분인 폭력점거 취지를 떠나 또 다른 법적공방이 벌어지게 되고 또 다른 대립이유가 만들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정부가, 이명박정부가, 노무현 정부와 다른 점은 서로 좌, 우파적인 색을 지니고 있다는 점으로 대별된다. 정부의 색으로 본다면 쌍용차 폭력점거사태는 노동운동에 우호적이었던 노무현 정부시절에나 어울릴 만한 것이다. 이는 다르게는 이명박정부가 참고, 또 인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무슨 이유로 쌍용차에 공권력 투입을 자제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언듯 그림이 그려지지만 사태의 본질을 훼손케 하기 때문에 언급을 자제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쌍용차 불법점거자들이 이명박 정부의 색을 확인하려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색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또, 이명박대통령이 홀로 변하겠다고 해서 변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어떤 국가의 정부도 불법적인 폭력점거에 참는데 한계가 있는 법이다. 국민정서를 고려해 해고된 자의 아픔을 짓밟아서 또 다른 아픔으로 이어지는 국면을 만들지 않겠다는 인내였지만, 그 인내는 정부에서 부터가 아니라 국민들로 부터 사라져 가고 있다. 그래서 때가 중요한 법이다. 여론의 움직임을 헤아려 물러설 때와 나아갈 때가 가늠하는 것이 우선이었다는 것이다. 또, 정도가 지나치면 타협의 여지를 스스로 줄이는 자충수에 두게 된다. 어차피 쌍용차 평택공장을 불법적으로 점거한 이유는 다 같이 죽자라는 목표는 아닌 것은 분명하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얻을 게 있으니 얻어야 겟다는 명분에 충실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시간이 흘러 50일이 다가온다. 그동안 제대로된 대화나 타협의 장이 만들어지지고 않았고 국민을 향한 애달픈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마음 착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정에 호소하려면 그만한 정당성이 확보돼야 한다. 그러나, 900명의 불법점거자들이 들이내민 것은 볼트새총이었다. 상식적으로 국민이 쌍용차의 불법점거를 옹호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900명의 쌍용차 평택공장 불법점거자들은 절대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넘어 버렸다. 인명경시(人命輕視)는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 될 수 없는 것이다. 살자고 하는 짓인데, 나살자고 남은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논리가 어떻게 그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냐 하는 것이다.

불쌍했던 쌍용차 피해고자 900명은 이제 쌍용차의 다른 동료직원들 4,500명을 자신들과 똑같은 처지인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 더해 쌍용차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합하면 불쌍한 사람들은 더 늘어난다. 900명의 쌍용차 노조원들은 불쌍한 피해고자였으나 이제는 불쌍한 사람만은 아니게 됐다. 그들은 가해자인 것이다. 그들은 지금 자신들을 불쌍하게 만들었다고 여기는 이명박정부와 싸우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 900명의 불법점거자들이 만든 불쌍한 사람들은 누구와 싸워야 하나? 나 자신을 불쌍하고 비참한 지경으로 만든 사람을 적(敵)이라 한다면 900명의 쌍용차 평택공장 불법점거자들은 그 자신들이 적(敵)이 되는 것은 필연인 것이다.

자신들이 내세웠던 논리가 다시 돌아 자신들을 적(敵)으로 만들고 있다. 이제 버텨서는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다. 불법점거 장기화로 인해 쌍용차 존속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공권력이 투입되기 전에 쌍용차 평택공장문을 박차고 나와야 할 것이다. 이쯤에서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백지위임(白紙委任)이란 말이 통하는 나라다. 그 말은 앞으로도 통하는 불변의 룰이지 않나를 생각해 봐야 한다. 버림으로 뭔가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인 것이다.


  1. 붕이 2009/07/08 14:46  address  reply

    포투님!

    지금 제가 다니는 곳도 쌍용차 사태보다는 덜 심하지만 소수가 불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정부의 태도 입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공개하면 아주 쉽게
    끝날 일을 왜 공개를 안할까?

    이번 쌍용차도 왜 공권력을 투입하지 않을까?
    아마 예전 용산사건, 촛불시위 등에 생긴 문제들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참에 파업에 대한
    여론형성을 정부에 유리한 쪽으로 돌릴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지금 아고라에서도 보듯이 쌍용차의 파업은 지지를 받고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쉽게 공권력을 투입해서 일을 마무리하면 오히려 노동탄압이라는 반대여론이 형성
    될까봐 두려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4500명의 쌍용차 임직원, 하청업체 20만명이
    너무 힘들어 폭발할 때까지, 국민의 여론이 노동파업이라는 것에 환멸을 느낄 때 까지
    서서히 기다리며 처리시점을 조율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

    사실, 폴트새총, 지게차, 화염병을 전경이 아니 민간인에게 사용한 것 만으로 공권력이
    투입되어야 함에도 투입되지 않는 이유는 이번 쌍용차로 이명박 정부의 새로운 지지
    여론 형성을 위한 전기를 마련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건전한 세력의 집회,결사의 자유 보장을 위해서라도 민노청은 이번 쌍용차의 옥쇄파업을
    풀고 포투님이 제안한 백지위임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 포투 2009/07/08 15:20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쌍용차 사태가 평택공장을 불법점거하고 있는 노조원들이 원하는 대로 마무리될 수 없습니다. 또, 그렇게 돼서도 안됩니다. 나쁜 선례를 만들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무법천지을 용인하는 셈이 될 것입니다.

      이왕 흘렀으면 이를 역이용했던 예가 많았습니다. 붕이님의 의견대로, 이제는 본질을 떠나 노림수가 제대로 먹힐 때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루 빨리 쌍용차 평택공장이 정상가동돼서 쌍용차가 다시 세상에 나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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