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소명과 사회적 책임은 결국 기업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세상에는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해야 할 사람이 있고, 해 줘야 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할 수 있는 기업에게 소비자들은 기대를 한다. 또, 자존심을 갖게 해 줬으면 하고 바란다. 기업이 소비자의 바람를 계속 충족시키면, 이를 통해 기업에 대한 믿음이 커지고 기업에 대한 소비자 로얄티(loyalty)가 높아지는 것이다. 애플이란 기업이 미국인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애플이 '미국인의 자존심'을 드높여 주기 때문이다.

남의 것을 빌려다 아무리 치장해 내 놓더라도 티가 나지 않을 수 없다. 소비자는 돈을 들여 어떤 물건을 구입할 때, 지불해야 하는 타당성을 스스로에게 부여한다. 내세울 말이 하나라도 더 있는 물건일 수록 물건을 소유한 소비자의 자존심은 높아지게 된다. 하물며 핵심적인 코어(core)에 대한 말이라면 그건 필수다. 겉멋 만 부려 성공하는 시대는 한순간이다. 디자인이 밥 먹여주는 시장은 큰 시장일 수 없다. 시장이 커지고 기업이 커졌는 데 작은 물에서 놀던 방식으론 큰 물에서 통하지 않는다.

기업에 소비자의 바람이 많고 기대가 많을 때 외면하지 말고 해내야 하는 것은 기업의 소명이자 사회적 책임이지만 이는 결국 기업의 생존을 위한 것이며, 성장을 위한 것이며, 이익을 위한 것이다. 좀 더 지나면, 실망이 거듭될 수록 소비자들은 기업에 대한 기대를 접는다. 자존심을 높여 줄 또 다른 상품이, 기업이 세상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09-1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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