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선 200km', 권오현 삼성반도체 사장이 소신을 드러냈다고 한다. 같은 라인에서 공정전환속도를 빨리해서 증산효과를 내고 있다는 얘기다. D램의 56나노에서 46나노 전환을 빠르게 가져갔다는 것이고, 전환과정에서 성과가 좋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반도체라인의 미세공정전환은 디바이스 교체와 같다. 삼성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45나노 자일링스에서 일부 성과가 있었고, 더 나아가려면 빈번한 디바이스 교체 속에서도 빠르게 수율을 높이는 기술이 필요한 시기다. 타이밍 측면에서 보면 메모리 사업에서도 잦은 디바이스교체가 필요하다.

권오현 사장의 200km론이 시사하는 바는 많다. 실제 100km 속도였던 라인이 200km에 이르는데 걸리는 기간 동안 줄어드는 양산물량이 미세공정으로 증산되는 물량 보다 적었다는 얘기다. 미세공정전환 프로젝트 기간을 세 달로 잡는다면 그동안 같은 라인에서의 양산물량을 계산해 보면 성패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D램가격 폭락시기에, 이왕 적자를 보는 것이라면, 공격적으로(빠르게) 미세공정전환을 감행해도 좋을 것이라고 봤는데, 이를 하이닉스가 아닌 여유가 있었던 삼성전자가 해 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의 시기가 있고, 리스크 회피(risk aversion)의 시기가 있다. 시기적으로 어울린다, 그렇지 않다가 있을 뿐인 것이지만, 어쨋든 시기적절한 전략을 택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09-2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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