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오(VIZIO)의 LCD패널 납품업체가 LPL(LG필립스LCD)이라고 한다. 물론 비지오 브랜드의 LCD TV 생산을 비지오의 아웃소싱 업체인 대만의 암트란(Amtran)이란 회사가 하고 있으니 LPL은 대만의 하청업체에 LCD 패널을 대량으로 공급했다고 보겠다.
작년과 올해 상반기 LPL의 행보가 의문스런 점이 있었는데, 이번 비지오와 암트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풀려버렸다. LPL과 삼성전자가 대결을 벌이던 40인치와 42인치 경쟁에서 초반 삼성전자의 40인치가 우위를 보이면서 LPL은 42인치 LCD 패널의 납품처를 찾기도 어려웠거니와 납품가도 40인치보다 저가였었다. 그런 이유로 LPL의 실적이 꼰두박질 쳤던 것이었는데, 올해 1분기부터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42인치가 힘을 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물론 필립스와 LG전자의 분발에 힘입었다고도 볼 수 있었지만 전환되는 순간이 좀 극적인 면이 있었다. 삼성전자마저 시장에서 요구하는 42인치 패널을 구한다는 얘기가 나돌았으니 말이다. 결국 삼성전자는 필요한 LCD패널을 대만업체에서 들여다 LCD TV를 만들고 있다.
이 극적인 판도변화를 비지오란 조그만 회사가 만들어 낸 것이다.
여기서 삼성전자나 LG전자는 대만산 LCD패널을 줄기차게 도입을 했었는데, 오히려 대만의 암트론은 LPL의 패널을 공급받아 세계에서 가장 싼 LCD TV를 만들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럼 LG전자는 제껴두고, 삼성전자의 경영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분명 세계에서 가장 싼 LCD패널을 공급한다고 하는 LPL을 제쳐두고, 돈을 더 들여 대만산 패널을 들여와 생산한 LCD TV가 LPL의 패널로 만든 비지오 LCD TV의 가격경쟁력을 이기지 못해 북미시장 LCD TV 점유율에서 뒤쳐졌다는 것이 된다. 이럴 때보면 삼성전자는 민간기업 같지가 않다. 예전 부실을 일삼던 공기업을 보는 듯 하다고 할까?
분명히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중요부품 조달에 있어 품질 대비 최저가에 공급받을 수 있는 기회를 외면한다는 것이 민간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일까?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를 우롱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실적이 더 좋을 수 있는데,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실적이 망가져 버렸다면 누군가는 이를 책임져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는 실적이 안좋았던 것을 다른 이유로 돌리고 있다.
정전이 되어 손실을 입어도 책임소재도 가리지 못하고, 실적이 좋지 않아도 경영은 잘못된 것이 없다고 한다. 이제는 LG전자와 같이 삼성전자 얘기도 좀 줄여야겠다. 포투가 글을 쓰다 보면 답답해지기에 그렇다.
비지오가 남들 1,300 - 1,500달러 하는 42인치 LCD TV를 999달러에 내놓았다고 하는데 이 가격을 맞출 수 있을까? 왜 이 순간 노키아의 휴대폰 생산방식이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이제 만회하기가 어렵다. 이런 경우를 두고 자업자득이라고 하나? 물량공세 싸움이 벌어지고 마진은 작아져 갈 것이고, 패널의 가격은 점점 더 내려간다. 그리고, LCD TV 수요는 느는데 그 혜택은 대만의 하청업체와 비지오같은 회사가 가져가게 되는 구도가 되어 버렸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교차구매를 하겠다는 얘기가 오갔었는데 아마도 그 중심에도 비지오가 있지 않았나 싶다. 비지오를 누르기 위해서는 어서 빨리 이익에 충실한 민간기업답게 경영을 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어쨋든 비지오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정말 좋은 기업이다. 대한민국에서도 소비자에게 좋은 기업이 많이 나타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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