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CPU "비너스(Venus)를 개발했다고 한다. 인텔의 32나노를 적용한 가장 빠른 CPU보다 컴퓨팅속도가 2.5배가 빠르고 소비전력은 1/3로 줄인 CPU로 슈퍼컴퓨너를 타깃으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Fujitsu rolls out Venus, world's fastest processorIntel unveils super-packed 32nm processors, invests $7 bil to make them in the US
후지쯔가 CPU를 개발하면서 기본코어를 기초로 해서 45나노 미세공정으로 코어 8개를 배치해서 CPU의 계산속도를 올리는 데 성공했고 소비전력도 줄였다고 하는데, 삼성전자가 최근에 32GB 모비낸드(moviNAND)를 출시했다며 밝힌, 적용된 미세공정은 35나노였고 다음달이면 32나노 미세공정에 돌입해 낸드플래시메모리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어느샌가 CPU개발경쟁이 코어 2개인가 싶더니 4개로 늘어나고 있고, 또 8개로 늘어나는 경쟁을 하고 있다. 45나노 공정으로 후지쯔가 코어를 8개까지 집적시켜 속도늘리기와 소비전력를 감소시키는 CPU를 개발시켰으니, 이제 다음은 인텔의 32나노 공정으로 16개 코어를 집적해 CPU를 개발했다는 뉴스를 접할 일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서두를 길게 글을 쓰는 있는데, 아마 눈치를 챈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왜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늘어놓고 있는지 말이다.
CPU개발경쟁이 코어 수 늘이기에 돌입했다는 의미는 어찌 보면 CPU 기본코어의 한계를 보여주는 면이 있다. 기본코어의 성능향상을 통한 CPU 처리속도와 소비전력 감소 개발에는 한계가 따른 다는 점이고, 이 보다는 미세공정이 빠르게 진화되고 있기에 같은 코어를 가지고 회로선폭이 줄어드는 앞선 미세공정을 적용하면 그만큼 집적도가 늘어나는 미세공정 기술에 편승해 CPU의 성능을 올리는 경쟁으로 CPU의 개발경쟁이 활발하단 얘기다.
인텔이 CPU시장을 장악했던 이유는 CPU의 성능이 좋아서 였다. 적은 트랜지스터를 이용해 빠른 처리속도를 내는 기술이 좋았다는 얘기다. 이는 트랜지스터의 사이즈와 회로선폭이 IC를 제조하는데 한계가 있어 최대한 트랜지스터 수와 도선이 지나가는 길이를 줄여 성능을 쥐어 짜내는 기술에서 인텔이 제일 앞섰기 때문에 CPU시장을 거의 독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1년이 아니라 거의 6개월 마다 미세공정기술이 진화되고 있다. 보통 인텔은 메모리제조업체들 보다 앞선 미세공정을 적용해 CPU를 개발하고 출시해 왔으나 이제 미세공정이 동등해지거나 뒤처지는 느낌도 나고 있는 분위기다. 그 경쟁자는 물론 삼성전자다. 인텔이 이제서야 32나노 미세공정이 안정화될 즈음인데 삼성전자는 35나노로 낸드플래시와 주변IC를 집적해 모비낸드를 출시했고 다음달이면 32나노 낸드플래시 양산에 들어간다고 하고 있다.
만일 삼성전자가 CPU기본코어를 장만해 미세공정기술로 코어수 늘리기 경쟁에 나서게 된다면 인텔은 경쟁에서 이겨내기가 버거울 것이다. 물론 CPU코어가 인텔이나 AMD 급일 필요도 없다. 성능이 조금 떨어지는 코어로 미세화로 몰아붙이면 승산이 있다. 미세화경쟁은 메모리업계에서는 일상화된 일이다. 6개월에 한 번 씩 최신CPU가 나온다고 생각해보면 인텔도 메모리업계의 '너 죽고 나 살기식' 경쟁의 장으로 뛰어들 수 밖에 없게 된다.
인텔이 메모리업계의 치킨게임 경쟁에 뛰어든다면 결과는 어떨까를 생각해보면 된다. 인텔은 이미 D램시장에서 스스로 물러난 바 있고, 낸드플래시메모리도 분사해서 독립시킨 바 있다. 이는 인텔이 치열한 돗대기시장에서와 같은 경쟁을 피할 수 있다면 피해왔다는 얘기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에서 진력이 날 만큼 싸우고 싸워 승리를 연이어 쟁취했던 기업이다.
이번 후지쯔가 개발에 성공한 8코어 비너스 CPU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막말로 후지쯔가 하는데 삼성전자나 하이닉스가 못할 일이 뭐가 있나가 되겠다. 똘똘한 CPU 코어 하나 장만해서 집적시키기 경쟁이라면 못할 일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반도체 미세공정라인은 항상 준비되어 있다. 300mm 웨이퍼 1,000장 정도의 캐파 쯤은 미래성장동력을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자사용 CPU를 위해 마구 돌려도 될 것이란 생각이다.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마구 팹을 돌려 CPU 코어를 16개, 32개, 64개를 집적시키는 경쟁에 나서면 된다는 것이다. 마구 만들다 보면 그와중에 얻을 수 있는 실리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CPU에서 돈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말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괜찮은 CPU 하나 쯤은 있을 것이다. 삼성CPU는 구석에 처박아 놓고 로열티 주고 코어 빌려다 쓰지 말고 삼성마크 달아 CPU를 만들어 봄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CPU경쟁이 달라지고 있슴이다.
예전엔 100nm 제품이 나올때 인텔 CPU의 선폭은 30~40나노여서 메모리와 한참 선폭 차이가 났던 것 같은데, 이젠 별반 차이가 없는 시절이 되었네요.
인텔이 엉뚱하게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찮게 봤던 메모리기업들이 미세공정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인텔이 CPU의 경쟁력을 위해 프로세서 코어도 개발해야 하고 미세공정에서도 뒤질 수 없기에 집중력이 분산될 수도 있습니다.
CPU에서 집적경쟁을 벌이면 인텔이 삼성을 제칠 수 있을까 의문입니다. 삼성전자가 셀배치가 일상이어서 만만치 않을겁니다.
삼성전자가 작은 코어를 128개나 256개를 집적해 원칩으로 만들어 CPU를 출시하면 볼만할 겁니다. 코어를, 조금 큰, 메모리 셀과 같이 취급하자는 것이지요.
현실적이고 놀라운 생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