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플로리다 말린스 유니폼을 입은, 김병현이 투구하는 모습을 보았다.
김병현을 언듯 보니 하체의 근육이 많이 붙어 있었고, 얼굴이 핼쑥하게 보인다.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텐데 잘 견디고 MLB 마운드에 다시 오른 모습을 보니 반갑기 그지 없다.
3회까지는 공격적인 투구로 삼진을 많이 잡아냈다. 슬라이더와 직구에 힘이 붙어서인지 자신감있게 공을 뿌렸다. 4회 들어서는 공의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인다. 아마도 1회부터 전력투구를 했지 않았나 싶다.
플로리다 말린스로 이적해 선발투수로의 첫 등판이고, 올시즌 첫 등판이나 진배없는 등판이니, 긴장도 되었을 것이고 김병현의 야구인생에 있어 갈림길이 될 지도 모르는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김병현으로서는 호투가 절실했을 것인데, 이런 심적인 혼란스러움을 이겨내고 정말 잘 던진 경기다.
김병현이 오늘 호투(5와 1/3 이닝 2 자책점)를 배경으로 정신적인 안정을 찾는다면, 다음 경기에서는 보다 빼어난 투구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