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제조에 있어 이상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이상한 기류란 LCD 패널생산에서 경쟁업체인 AUO를 삼성전자와 LGD(LG디스플레이, 예전 LG필립스LCD)가 먹여살리는, 아니 세계 1위 업체로 만드는 국부유출이 D램업계에도 시작했다는 것이다.
하이닉스,프로모스에 54나노 기술이전
하이닉스가 미래기술인 54나노 D램 생산기술을 프로모스에 기술이전을 한다?
D램전쟁의 결과로 대만 D램업체들의 몸값만 올려준 셈이 됐다. 무슨 퇴출이며 무슨 투자여력을 상실했다는 말인가? 퇴출로 이어져야 할 대만의 D램업체들이 D램 파운드리로 돌아서고 있다. 오히려 2007년 부터 이어져 온 D램전쟁의 승자는 대만의 난야와 프로모스가 차지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퇴출되어야 할, 기술과 가격 경쟁력에서 제일 처지는, 대만의 D램 제조업체들이 퇴출되기는 커녕 수익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다. D램시장에서 매출을 올려봤자 이익도 내지 못하는 판에 하이닉스가 프로모스와의 기술계약을 함에 있어 오고 갈 얘기는 뻔하다. 이익보전에 관한 얘기가 주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프로모스가 54나노로 양산한 D램을 시장에 팔아도 돈이 되지 않는다면 남은 D램 전량을 하이닉스가 떠안는 파운드리 계약을 말하는 것이다.
하이닉스는 프로모스에게 54나노를 D램 양산기술을 줄테니 제발 D램을 양산해서 엘피다에게 주지 말고 하이닉스에게 공급해 달라고 애원하는 꼴이다. 그리고 "양산한 D램은 모두 하이닉스가 떠안겠다. 덤으로 D램 시장가격이 좋으면 직접 시장에 내다 팔아도 좋다. 너희(프로모스)에게는 꿩 먹고 알먹고 아니냐 그러니 엘피다는 접어라" 가 계약의 요지(要旨)일 듯 하다.
상식적으로 계약을 함에 있어 의욕이 넘치는 편이 불리한 계약을 하게 되어 있다. 몇 일 전에 엘피다의 차지가 유력했던 프로모스에게 제시할 하이닉스의 제안은 불리한 계약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LG반도체가 있을 당시에는 D램 기술이 일본기업들에게 처지기 때문에 돈을 갖다 바치며 일본의 D램 제조기술을 이전받았던 대한민국이 이제는 최고의 D램 공정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지금은 공짜로 아니 돈을 쥐어주며 기술을 받아가라고 하고 있는 꼴이다. 그것도 퇴출이 되어야 할 대만의 꼴지 D램 업체에게 말이다. 대만기업들은 LCD패널에 이어 D램에서도 '코리안 봉'을 또 만난 셈이다.
D램전쟁을 왜 했나?
삼성전자가, 하이닉스를 혼내주기 위해서, D램 가격을 폭락시켜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는 돈을 벌지도 못하고 전세계 IT 세트업체들의 이익만 부풀려 주더니, 이제 전쟁의 승장으로서 샴페인을 터트려할 시점에서 오히려 패장을 감싸고 있는 형국이라니 전세계 IT 관계인들이 배를 움켜쥐고 웃을 일인 것이다.
이렇듯이 이익을 보전해 주는 D램 파운드리 계약이 관행이 되면 나중에는 삼성도 대만의 D램 파운드리 업체에게 기술을 줄테니 D램 좀 양산해 달라고 할 수도 있다. 지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LCD패널을 시장 정상가격보다 더 얹어서, 아니 더 싸게 구입할 수 있음에도 굳이 대만업체들에게서 받아오듯이 말이다. 이렇게 되면 미래 D램시장은 LCD패널과 마찬가지로 대만의 독차지가 될 공산이 커진다.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들이 D램 파운드리로 이익을 보전해가며 D램을 맘껏 양산한다면 이를 당할 수 있는 기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삼성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D램도 파운드리 업체에 맡겨서 양산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익을 챙겨주고 하이닉스가 D램을 프로모스에게서 사온다면 D램업체들의 퇴출은 더 이상 있을 수 없다. 적자가 늘어나고 있는 지금 소용이 없어 보이는 점유율에 집착하다 D램시장을 통채로 대만 파운드리업체에게 내 주려고 하고 있다. 이래서는 파운드리 양산기술이 없는 메모리 제조업체들에게 재미가 있을 수 없다.
하이닉스가 손해(미래 불확실성 감내)를 무릅쓰고 프로모스에게 54나노 미세공정기술 이전계약을 한다는 자체는 파운드리 양산 능력이 메모리 제조에서도 최고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로의 돌입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매그나칩과 동부하이텍은 이제 제 세상을 만난 셈이다. 삼성과 하이닉스 보다 우리나라 최고의 파운드리 업체들의 선전을 기대하는 것이 더 재미있을 듯하다. 답답한 메모리 제조기업들을 보느니 말이다.
<첨언>
D램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만의 후발업체를 퇴출시키는 것이 구조적으로 어려워진다고 가정을 하면 어떨까를 생각해 보니, LCD 패널업체들을 따라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즉, LCD패널 업체들은 물량경쟁을 거치며 수익성 악화의 시련기를 보낸 후 LCD 패널업계에는 자율적으로 공급물량을 조절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무리하게 후발업체들을 몰아세우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물론 이런 구조가 언제까지 이어질런지 알수 없다. 하지만 이미 LCD업체들은 메모리에서와 같은 치킨게임을 벌이게 되면 최후의 승자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세계 1위 점유율 업체도 LCD 패널 가격이 떨어지면 이익을 보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LCD패널 제조업체들의 공존게임이 D램 메모리 업체들에게도 통할 수 있는 단서가 나온 것이라 하겠다. 어차피 후발업체들을 퇴출시킬 수 없다면 경쟁의 방향은 다른 쪽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평판TV(LCD TV, PDP TV)가 USB단자를 채택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TV에서의 D램의 수요도 늘어나게 된다. TV에서의 D램 사용량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그래픽 D램이나 모바일 D램과 같은 틈새시장 아니 또 다른 주요시장이 열린다는 의미다. TV D램이라고 이름을 붙여야 되나 싶다. 이렇듯 D램의 신시장을 만들어내는 경쟁을 벌이는 시대가 열린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LG전자도 하이닉스를 달리 보게 될 공산이 커졌다. LG전자가 삼성전자와 평판TV 분야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메모리(D램, 낸드플레시)의 가격경쟁력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LCD 패널 제조업체들은 안정된 공급처를 잡아야 하고 평판TV 업체들은 안정된 LCD패널 수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TV업계도 D램의 안정적인 수급이 중요한 시기가 온다는 것이다. TV에 PC만큼의 멀티미디어 재생기술이 포함되어야 한다면 앞으로 PC와도 구분이 안되는 시기가 온다는 봐도 무방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PC 제조업체들이 주로 D램 제조업체들과 고정거래계약을 맺고 안정적으로 D램을 공급받고 있다고 한다면, TV 제조업체들도 D램 고정거래계약을 맺어야 할 시기가 빠른 시기에 올 수도 있다고 하겠다.
LG CNS가 하이닉스의 IT 아웃소싱 업체로 선정되었다고 하던데, 시기도 잘 맞아 떨어진다. LG CNS가 LG전자의 하이닉스 인수를 위한 사전작업을 할 수 있다고 보기에 그런 것이다.
글 감사합니다.^^
전 언제나 D램에 관한 기사를 좋아하는데..
딱 맞춰서 글을 올려주셨네요~~~~
포투님이 예전에 말씀하신적이 있는것처럼..
하위 업체들의 퇴출이 쉽지만은 아닌거 같군요.
프로모스도 저렇게 54나노 공정 이전을 약속받은 이상
그때까지 버틸려고 할테고...
만약 LCD 시장처럼 된다면.........디램 가격 또한 안정세에
접어들까요?
전 세계 업체들이 어느정도 공감해야할텐데요...
아침부터 좋은 글 읽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D램 가격은 알 수 없습니다만, 급 반등할 여지도 있습니다. 지금은 바닥이니 나빠질 더 가능성보다는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습니다.
오늘자 뉴스에.. 하이닉스 매각준비가 완료되었다라는게 있더라구요...흠..
경영 프리미엄까지 해서 한 5조면 될것 같다라고 기사에는 되어 있던데.. 누가 사가게 될까요..
하이닉스 매각가는 낮춰질 것으로 봅니다. 5조는 부담이 갈테니 3조원 근방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너지로 보면 LG전자가 나서는 것이 맞는데 생고집을 부리고 있으니, SK텔레콤이 가능성이 더 커보입니다.
심각하고 심도 있는 글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주관적인 글이니 가볍게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위즈님도 좋은 하루 보내십시요.
옷 흥미롭게 보고 갑니다. ^^
가볍게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음.. 사촌이 땅을 사면 배아픈게 우리 민족 성향이라죠...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고....
결국은, 자금이 부족한 업체들중 하이닉스를 협력못하게 하기가 그나마 쉬우니(전방위 로비와 국가 정서 교란으로) 포투님 말씀하신대로 이번 디램전쟁에서 삼성이 퇴출시키고자 한 0순위는 하이닉스임이 자명해 졌네요...
그리고, 포투님께서 지적하신것 처럼 요즘 파운드리 줄때 무조건 코스트 + α로 계약해서 시장이 않좋아도 이익보는 구조는 아닌것으로 압니다... 파워칩이 죽쓰고, 엘피다가 지난 분기에 비교적 선방한 것은 시장판가 - α로 계약을 맺었기에 가능했었다고 들었습니다... 결국 이것도 '옵션'과 같은 것 같습니다. 시장의 호황/불황에 따라 어디가 수익을 더 가져가냐는 차이니까요...
두서없이 그냥 적어보았습니다.
포투님의 글은 언제나 항상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재미있게 읽던중에 금일 삼성이 하는말들을 보고 남들은 협력하고 난리인데 하닉을 죽이고자 하는 모양새를 보다가 좀 같은 나라 사람으로서 속이 상해서 처음으로 댓글을 달아봅니다.
같은나라 안에서 서로 협력해서 다 잘되면 좋을텐데 삼성은 그런 생각은 전혀 없는 듯합니다. 삼성을 보며 특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래서, 삼성특검을 보면서도 냉소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