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민코프 감독의 포비든킹덤(Forbidden Kingdom, 이연걸, 성룡 주연)이란 영화를 보면서 심형래 감독의 디 워(D-War)가 겹쳐지는 것을 느꼈다.

사기쳐서 손오공을 돌로 만들어 놓고 500년 간 세상에 군림하는 제이든 장군으로부터 왕국을 구하기 위해 좀 덜 떨어진 듯한 손오공을 구하러 가는 스토리와 나쁜 이무기가 세상을 혼란에 빠트리고 착한 이무기가 나쁜 이무기를 없애서 세상을 구한다는 스토리는 어딘가 모르게 닮아 있다는 생각이다.

포비든킹덤과 디 워의 좀 떨어지는 듯한 스토리는 얼추 비슷하다고 할 수 있고, 단지 차이라면 포비든킹덤은 이연걸과 성룡이라는 사람이 주연으로 영화 내내 치고 받고 정신없이 싸우는 장면이 주 였다면 디 워는 전설속에서나 나온다는 한국산 이무기 두 마리가 영화 내내 미국의 빌딩 숲을 헤치면서 마구 파괴한다는 점이랄까?

또한, 두 영화 모두 영화를 통해서 의미를 전달하려 하지 않고 그냥 정신없이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논다고 할까? 그냥 아무 생각없이 싸우고 부수는 장면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영화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포비든킹덤이 롭 민코프 감독이 만들었고 디 워(D-War)는 심형래 감독이 만들었는데, 역시 이 차이가 세계 영화시장에서 통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가름짓는 변수로서 작용하지 않았곘는가 하는 생각이다.

이는 손오공이 나오는 영화는 사실 진부한 영화고, 이무기가 나오는 영화 또한 마찬가지다. 이는 영화보는 사람이 손오공을 알고 이무기를 안 상태에서 영화를 본다는 가정을 두고 말함이다. 그래서 디 워는 국내 영화시장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물론 포비든킹덤이 중국계 영화시장에서 성적이 어떤지 알지 못한다.

그런데, 포비든킹덤이나 디워가 중국계와 한국 영화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영화가 제작된 것이 아니라 세계 영화시장을 겨냥한 점은 같다고 본다면 이무기 얘기를 한국인 감독인 심형래 감독이 맡았고 포비든킹덤의 감독을 동양계가 아닌, 손오공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는 외국계 롭 민코프 감독이 맡았다는 점은 집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세계 영화시장에서 통하기 위해서는 한국인 관점에서가 아닌 영화시장의 주류인 미국 영화관객의 눈높이에 맞춰야 할 것이고 한국인인 심형래감독이 열심히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의 한계가 있을 것이 아니었겠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심형래 감독이 차기영화에서 진화된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계 영화시장의 주류로 발돋음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개인적인 성공스토리가 될 지언정 한국스토리 영화의 세계화의 속도는 늦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포비든킹덤을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잔을 비워야 차를 더 따를 수 있다. 그러니 가득찬 잔을 비워라. 그런데, 가득찬 잔을 비웠더니 그게 아니란다. 역시 마구 멋대로 말을 하는 성룡 같이 잘나고 볼 일이란 생각이었다.

  1. 고지뱅이 2008/04/30 05:55  address  reply

    같은 영화를 봤다니 반갑구만..
    늘 하는 생각이지만 7000원으로 오랜기간 여러사람이 공들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복이지. 그 복을 듬뿍듬뿍 즐기세. 홀로 보는 영화='술' 그이상의 즐거움이지.

    • 포투 2008/04/30 07:27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난 홀로 영화 보지 않는다네. 같이 보는 영화 > '술' 이라고 해 두지.

      어제는 테이큰을 봤다. 뭐든지 몰아서 보는 경향이 있어서 말이지.

  2. 고지뱅이 2008/04/30 07:56  address  reply

    그렇지! 둘이 같이 볼 수 있는 자네가 부럽구만..

    • 포투 2008/04/30 08:33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부럽긴...

      더 재미있는 놀이를 하고 있으면서?

      난 놀이 따라하기를 위해 원칙 세우느라 머리에서 열이 나고 있다네. 그게 쉽지가 않은데, 참 대단하단 생각을 하루에 몇 번을 하는지 모른다.

      그런데, 원칙이 세워지기는 커녕 빙글빙글 돈다는 느낌!

  3. 고지뱅이 2008/04/30 10:57  address  reply

    속칭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에게 1년에 어떤 종목을 한번만 사는 기회를 준다고 하면 가치투자에 능한 사람이라면 우선 기업이 좋은 것을 고를 것이고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가격이 싸질때까지 기다렸다가 사겠지.

    하루이틀에 사고파는 투자도 마찬가지 아닐까?
    가장 힘이 좋은 종목을 고르고 당일 매매중 매수한 순간이 과연 하루중 가장 좋은 가격과 시간이었나를 확인하는 작업을 지속해야한다.(100만원 미만으로 숱하게 매매해봐야한다.)

    기간을 하루만 주고 한번만 매매할 기회를 준다면 과연 내가 매매한 것이 그날의 최선이었나를 지속해서 반성해 가다보면 몇달안에 해답을 찾을 수 있을거라 보네.

    • 포투 2008/04/30 12:01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서로 스타일이 다르기에 마냥 따라하기로는 아니될 것 같아서 말이지.

      요즘 관심종목을 하나, 둘 늘려가고 있으며, 각 종목의 거래형태를 보고 있는 중이다. 20개 종목을 가지고 운영해 볼까 생각하고 있다. 급할 것은 없으니, 원칙을 세워 적용할 만 하다 싶을 때 투자하려고 하고 있다.

      관심종목으로 등록된 놈들 중에, 하루에 10% 널뛰기를 하는 종목들을 보자니 마음이 동하기도 한다. 요즘 아니 했던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런데, 그 종목들이 허접한 종목이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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