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우스를 기업구조조정 중인 팬택이 먼저 국내시장에 출시하면서 삼성과 LG는 도대체 뭐하는 회산가 하는 질타를 받게 됐다. 스마트폰 접근을 처음에는 아주 쉽게, 그리고 애플에 한방먹은 후에는, 아주 어렵게 접근하는 자충수 때문으로 보인다.
MS의 윈도모바일 진영에 선 경영선택은 사실 그렇게 잘못된 것이 아니다. 당시 삼성이나 LG가 모바일OS를 직접 개발한다는 것은 꿈도 못꾸었을 테니 그렇다. 그냥 MS만 믿으면 될 줄 알았을 것이다. 문제는 MS가 기대 밖이었기 때문에 발생했다.
모바일OS를 직접 개발할 것이 아닌 바에야 안드로이드 접근은 가벼웠어야 했다. 안드로이드는 OS다. OS는 Operating System의 약자다. PC OS를 장악하고 있는 MS의 윈도우는 PC에 기본설치되고 그 위에 응용프로그램들이 얹혀진다. 안드로이드도 마찬가지다. OS는 OS고 애플리케이션은 수많은 전문기업들이 만들어 제공해야 정석인 것이다. 이를 애플은 앱스토어로 폐쇄적인 울타리 안으로 개발자들을 끌어들인 것이고 말이다.
삼성의 접근은 안드로이드 플러스 알파였던 모양이다. UI나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기본탑재하기 위해 응용 프로그램 개발에 오랜시간 치중한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폰을 무겁게 본 것이다. 어차피 안드로이드를 선택한 이유는 안드로이드마켓이 앱스토어와 그나마 경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 크다.
그렇다면 애플리케이션 개발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개발자 몫으로 남겨두었어야 했다. 차별화 전략으로는 내부개발이 아닌 삼성만의 새로운 API를 추가로 공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어야 했다. 외부와의 소통은 마다하고 골방(연구실)에서 삼성맨들 만의 개발이 이뤄졌으니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삼성은 소프트웨어에 약한 조직이다.
팬택과 삼성의 개발자 수가 거론되고 있는데 대부분의 삼성 연구원들은 대부분 하드웨어 지원파트의 소프트웨어 인력이다. 주지하다시피 삼성이 만들어내는 부품과 제품은 다양하고 그에 따르는 연구원 조직은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을 것이 당연한 삼성조직의 기본구성이라 볼 수 있다. 반면 팬택은 시리우스에 올인했을 것이고 말이다.
삼성앱스가 킬러애플리케이션을 자가확보하는 전략으로 나아가는 모양인데 이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아무리 자가 탑재하는 삼성어플이 많아졌다고 하나 전세계 개발자의 힘에 미치지 못할 것은 당연하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공들이는 시간에 바다에 아니면 해외 M&A에 공들이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왜 삼성이 가지지 않은 것을 굳이 삼성 내에서 확보해야 한다고 믿는지 모르겠다. 어쨋든 팬택이 시리우스로 나서줘서 고맙다는 생각이다. 삼성과 LG가 고마워해야 할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애플, 구글, 모토로라, HTC에 이어 팬택도 리스트에 추가됐다. 팬택이 시리우스를 국내에 공개한 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