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칩의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이 1/3로 급감한 것이 눈에 띈다. 엘피다와의 합작사인 렉스칩의 매출이 얼마인지가 시장에 아직 나오고 있지 않지만, 마이크론의 관계사인 난야와 이노테라가 매출이나 영업손실면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는 점에서 파워칩의 실적악화 특히 매출급감이 더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에 마이크론과 엘피다의 대만메모리 협력사에 대한 관계설정이 어떠한가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역시 알려진 바와 같이 엘피다는 타이완메모리에 줄을 대는데 전력을 다했다. 그 와중에 파워칩과 렉스칩에 소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고, 엘피다에 대한 잠정적인 예상실적이 하이닉스보다 매출은 절반 이하면서 영업손실은 많다는 예상수치를 근거해 보면 결국 엘피다가 제 앞가림도 하기 어려웠던 정황이 속속 들어나고 있는 셈이다. 그에 반해 마이크론은 진흙탕 싸움을 하는 척 하면서 경쟁자의 힘을 빼는데 성공하면서 결과적으로 대만 내 메모리업체들의 신뢰를 쌓게 된 부수적인 효과도 거둔 모습이다. 객관적인 1분기 영업실적을 보면 엘피다의 파워칩, 렉스칩과 마이크론의 난야, 이노테라 중 어느 연결관계가 나은 선택인지를 보여주고도 남음이 있다. 파워칩과 프로모스가 갈길을 다시 찾는다면 엘피다보다는 마이크론으로 기운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만 내 메모리 6개사 중 프로모스와 연결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기술이전 문제로 도마에도 오른 바 있었던, 하이닉스의 행보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치 프로모스가 쓰러져도 손해볼 것 없다는 자세를 보여주었고, 나몰라라 방치한 셈이어서 그렇다. 하이닉스가 프로모스 지분을 취득할 때 공동투자를 했던 투자자들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대만에서의 하이닉스의 위상은 다시 돌이키기 힘든 상황이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하이닉스는 대만 내 메모리기업의 단물만 빼 먹고 어려움에 처하니 완전히 등을 돌리고 발 을 빼 배신한 셈이고, 엘피다는 파워칩을 돌보지 않고 타이완 정부와의 협상에 지나치게 몰두함으로서 사업동업자 정신을 위배해 반감을 사고 있는데, 마이크론은 그렇게 잘한 것도 없이 어부지리를 얻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파워칩의 1/3 매출급감은, D램 가격이 2008년 4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본다면, 양산캐파를 1/3로 줄였다는 얘기가 되는데, 선택이 쉽지 않았을 텐데, 향후 어떤 전략을 취할지가 주목된다. 반도체라인을 멈추면서 손실을 보는 고정비용은 인건비와 감가상각비가 주가 된다. 대만의 노사관계가 어떠한지는 알 지 못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파워칩의 영업손실은 겉으로 들어난 것 보다는 양호한 상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다. 투자한 반도체라인을 돌리지 못해 시간이 가면서 가치가 떨어지는 상각분을 감수하면 반도체라인을 어영부영 가동해서 양산된 D램을 헐값에 팔면서 손해를 보는 것과 비교하면 경영적인 선택의 문제이지 못할 일은 아니란 생각이다. 메모리라인이 쉬게 되면 물밑에선 바삐 돌아가게 마련이다. 반도체장비 점검 및 보수가 있을 것이고 공정업그레이드 타임이기도 하다.

현재 주력 D램의 원가 수준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1.2달러 수준이라고 보고 있고 엘피다는 1.5달러 수준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엘피다의 기술로 D램을 양산하는 대만 파워칩이라면 엘피다의 D램원가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보면 반도체라인을 돌리는 것보다는 완전 멈추고 미세공정 업그레이드에 주력하는 것이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는 엘피다와의 관계소원에 의한 D램 미세공정기술의 파워칩으로의 이전이 쉽게 성사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 본다면 조만간 다른 선택이 나오지 않을까 예측되기도 한다. 이대로 멈춰서서 가만히 있으면 그대로 망할 것이니 승부를 보려면 강한 추진이 한 번 이루어져야 한다. 그 방향이 원가경쟁력 강화라고 본다면 마이크론이 그 대안으로 대두될 수도 있슴이다.

마이크론이 대만메모리기업들에게 D램기술을 이전하는데 있어 엘피다보다는 시기적으로 발빠르다고 볼 수 있다. 난야와 이노테라의 실적은 마이크론 본사의 실적과 그다지 많은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이 철저한 비지니스 만으로 대만협력업체를 상대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엘피다는 비즈니스 외적으로 잴 것이 많았을 터이고 말이다. 엘피다가 궁지에 몰린 이유 중에 하나는 주력이 모바일D램이라는 점이 컸다. 범용D램보다는 모바일에 사업전략이 치우쳐 있었으나 세계적인 불황이 찾아오자 조금 비싸도 매입해 주었던 일본계 모바일세트기업들이 구입선을 다변화할 수 밖에 없었고 모바일D램에도 가격논리가 시장을 지배하는 환경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냥 안주하는 마인드가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고, 이는 기본체력이라 할 수 있는 범용메모리 미세공정전환에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 볼 수 있다. 두 가지를 다 잘하기는 사실 쉽지 않은 부분이다. 그래서 하이닉스나 엘피다나 D램 전문기업으로 다시 시작했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어쨋든, 2009년 들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연말 미세공정 전환일정을 언론에 다 내비쳤지만 엘피다발로 나온 뉴스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렇다면 파워칩이 엘피다에게서 받아올 D램 미세공정도 원가내리기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본다면 엘피다 계 기업들의 동반쇠락이 시작될 수도 있다. 파워칩이 라인을 멈추는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엘피다의 체력은 떨어질 것이고, 정작 문제는 엘피다 본사마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협력사를 챙길 여력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그렇다고 엘피다가 강점이 있는 모바일D램 기술을 타이완메모리(TMC)에도 주고 파워칩에게도 렉스칩에게도 줄수는 없다. 사실 TMC에 모바일 D램기술을 준다는 발상은 좀 문제가 있다. 세계적으로 모바일 세트기업이 열 손가락이면 충분히 셀 수 있는데 모바일 D램을 공급할 수 있는 부품사들이 늘어나서 좋을 것은 하나 없기 때문이다. 낸드플래시가 비슷한 듯 하면서 먼저 치고 나가는 이유는 역시 생산할 수 기업이 한정된 이유가 크다.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지 못할 망정 남에게 퍼준다는 발상은 어찌 보면 참 우수운 짓이다. 아직 희소성이 남아있다고 본다면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D램은 PC용 범용D램과 큰 차이가 있다. 모바일D램은 모바일기기를 제조하면서 내장되는 기업간 기업 거래가 주인 것이고 범용D램은 다자간 거래다. 모바일 D램은 맞춤형 D램으로 바뀔 가능성이 큰 부품이다. 세트기업 마다 조금 씩 다른 사양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세트기업들이 그렇게 하지 말자고 해도 메모리기업들이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 또 다시 범용D램시장처럼 개당 30센트 장사를 면하려면 않으려면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어쨋든 이제 엘피다의 파워칩의 행보가 지켜볼 만 하겠다. 어떤 선택이라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멈추고 있어도 망하고, 기존생산시설을 돌려도 망하는 처지라면, 메모리사업을 접든지 그것이 아니라면 찢어진 우산을 버리고 다른 튼튼한 우산을 구해야 할 것으로 보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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