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사업에서의 리스크는 분명하다. 그것은 세트가 아닌 부품을 만들어내는 사업이기에 어쩔 수 없이 부품을 사주는 세트기업이 속한 업황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리스크다. 그래서 SSD를 직접 만들어 보겠다고 나서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SSD는 부품아닌가?
방향은 맞다고 본다. 삼성SDI가 PDP TV를 만들고 LGD가 LCD TV를 만들겠다고 나서는 이유는 자명하고 또 옳바른 방향이다. 아니 좀 늦은 감이 있다. 포투 의견으로는 적어도 6개월은 늦은 감이 있다. 그렇다면 메모리 업체입장에서는 어떤 세트를 만든다고 나서야 할까? 그런데, 메모리 기업이라고 해서 PC는 못 만들 게 뭐고 휴대폰은 못 만들게 뭔가? PC를 만들면 부품을 사주고 있는 PC제조기업에게서 따돌림을 당할 것이 두려운가? 아니면 휴대폰제조기업들이 모바일 D램을 사주지 않을 것을 두려워 하는가?
걱정은 사서까지 할 필요는 없다. 우려는 우려로 그칠 뿐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것이 포투의 생각이다. 그 이유는 메모리 규격에 있다. 경쟁력없는 후발업체들도 똑같은 규격의 메모리를 양산할 수 있기에 메모리 시황이 이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어느 기업이 똑 같은 규격의 메모리를 어느 한 기업이 밉게 보인다고 다른 회사로부터 비싸게 구입하려하겠는가? 물론 일부 몰상식한 기업들은 그렇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지만 그런 분위기가 대세가 될 리 없다. 싼 부품을 마다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메모리 회사가 뛰어들 세트제품으로는 모바일PC와 스마트 폰을 융합한 메모리PC폰이 제격이다. 물론 기반을 메모리를 위주로 설계를 해야 한다. D램과 플래시를 집적시켜서 이 세상에 없는 기능을 구현시키면 된다. 이 와중에 맞춤형 메모리 SoC칩이 나와야 함은 기본이다. D램의 휘발성 빠른 속도와 플래시메모리의 비휘발성 고집적도를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은 이미지의 저장과 보기 기능에 있다. 많은 기술이 필요치 않다고 본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어낸 사진을 파일을 훼손시키지 않고 무작정 플래시메모리로 저장하면 되는 것이다. 동영상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슬라이드 기능만으로 충분하다. 계속 이어서 초당 프레임을 증가시키며 볼 수 있도록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제는 메모리PC폰은 사진을 한 장, 한 장 찍는 일을 구시대로 넘겨버릴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사진 한 장의 해상도를 높이는 경쟁을 하고 있는데, 이에 더불어 초당 프레임 수 늘이기 경쟁에도 불이 붙을 수 밖에 없다. 원하는 표정, 장면을 잡기위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위해 기다리는 일은 차츰 없어질 것이다. 그냥 찍으면 3초에 90장을 찍어서 플래시메모리에 저장하는 기능이 있다면, 사진찍기의 패러다임(paradigm)이 바뀌게 될 것이다. 일반 소비자도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90장을 스캐닝(scanning)해 내는 일이 보편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시간이 갈 수록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초당 60장이고 90장이고 늘려나가게 될 것이고 이에 비례해 메모리의 수요는 급증할 수 밖에 없다.
디지털카메라가 아닌 메모리PC폰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은 똑같은 의사결정 과정의 고민을 또 다시 겪지 말자는 것이다. 어차피 PC로, 휴대폰으로 사업이 확장되어야 할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수요가 없을 때는 메모리를 양산하면 안된다. 지금처럼 수요도 없는데 무작정 양산은 늘려야 한다는 패턴이라면 결국 세트를 양산해서 수요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직접 제조까지 나설 필요는 없고 남아도는 국내 휴대폰 라인을 활용하면 될일이다. 아마 LG전자도 다른기업의 휴대폰을 양산해 준다고 하고 있으니 그 남는 라인도 괜찮을 듯도 하고, 아마 하기로 나선다면 스펙만 결정하면 될 일이라 본다. 마케팅은 좀 쉬운 제품이지 않을까 싶은데, 만일 그런 제품이 나온다면 세상이 재미있을 것이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