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asure is knowledge.
영화(인디애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마지막 쯤에 미개해 보이는 종족들이 보물로 여기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진보된 사람들이 보물로 여기는 황금(돈)과 다르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황금보다 소중한 보물은 'Knowledge'라고 절실히 여긴 사람은 주인공인 인디애나 존스가 아니라 크리스털 해골을 애타게 찾던 소련 특수부대 이리나 스팔코 장군이었다. 크리스털 해골에게 네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Knowledge)을 나에게 달라고 하며 마지막에는 크리스털 해골이 왔던 다른 차원으로 같이 사라지는 이리나 스팔코가 행복한 사람이 아니었겠나 하는 생각이다.
<영화속에서 나오는 Knowledge를 번역하기가 어렵다. '지식'이라면 문맥에 맞지 않고 '앎'이라 해야 맞을 듯 하기에 그렇다. 그래서, 포투는 뜻을 모르겠기에 Knowledge를 그대로 쓴다>
이리나 스팔코는 소련 사회주의 사상을 전세계 사람들에게 주입시키는 방편으로 크리스털 해골을 찾아다녔으나, 마지막에는 그녀가 맹신하던 소련 사회주의는 온데 간데 없고, 자신이 알고 싶은 Knowledge를 위해서는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다고 희생을 자처했다는 점에서 보물을 쟁취하는 주인공은 인디애나 존스 일당들이 아니고 Knowledge를 쟁취한 듯 보이는 이리나 스팔코가 주인공이라 해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였다.
영화(인디애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내내 스토리가 뭐가 뭔지 모르겠고 총을 엄청 쏴도, 총알은 사람들을 피해가고, 다치는 사람들은 없으며, 조마조마한 장면은 아예 없으며 마치 한 편의 만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러니 영화에 집중할 바를 모르겠었다. 하긴 이런 류의 영화에서 의미를 찾아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이상할 수도 있겠다. 그저 봐서 즐거우면 되었지 싶다.
영화 인디애나 존스를 보는 중에 나도 모르게 집중되는 장면은 두 번이 있었는데 그것은 인디애나 존스가 크리스털 해골의 눈을 겁도 없이 노려보는 장면과 다른 차원에서 왔던 존재들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장면이었다.
잠시 크리스털 해골이 말을 했으면 어떤 어투로 말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속에서는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와있는데, 그것은 미치광이 과학자로 나오는 옥슬리 교수의 존재감을 살려주기 위함인 것 같았는데, 크리스털 해골이 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또는 악한 감정을 가지고 자기 세상으로 돌아갔는지 영화속에서는 그것을 알려주지 않았다. 영화 제작자도 크리스털 해골이 말을 해야 좋을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겠는가 하는 추측을 해 볼 뿐이다.
하긴 신비감에 싸인 존재인 크리스털 해골이 정작 말을 하게되면 신비한 분위기를 확 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역시 신비한 존재는 말도 하지 않고, 항상 주변에 존재하지 않으며, 찾으려 하면 나타나지 않고, 잠시 모습을 보였다가 다시 바람같이 사라져야 신비한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신비하게 보인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 사람들에게 보여 주어야 하는 인디애나 존스 영화제작자들이 신비감을 표시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란 크리스털 해골을 말도 하지 못하게 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미이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었다.
영화(인디애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는 아무 생각없이, 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고 보았다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