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Wanted)를 보고나서 이 영화는 안젤리나 졸리를 빛내주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해봤다.
영화 원티드(Wanted)에서 웨슬리 깁슨역으로 나오는 남자 주인공 제임스 맥어보이는 멍청하게도 자신의 아버지를 몰라 보고 가슴에 총질을 가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악당 슬로안으로 나오는 모간 프리먼은 늙은이의 망상을 떠올리게 하니, 영화속에서 그나마 제정신을 가지고 있는 이는 폭스역으로 나오는 안젤리나 졸리 뿐이니 그렇다.
영화스토리 상 안젤리나 졸리가 악당의 집행자 구실을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을 갖게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것은 첫 번째 살인을 하는 제임스 맥어보이로 하여 살인하는 쾌감을 느끼게 한다고 할까? 살인을 하고도 서로 희희낙락(喜喜樂樂)하는 장면에서는 멀쩡한 사람 한 명 미치게 만드는데는 시간이 많이 들지 않는다고 할까 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안젤리나 졸리가 멀쩡한 한 사람을 한 순간에 살인을 하고도 별감정을 못느끼는 아니 게임을 하듯 즐길 수 있도록 만드니 어찌 악당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마지막 장면에서 예상치 못한 반전이 나오는 데 역시 안젤리나 졸리를 멋있고, 나름 일리있는 사람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아마도 안젤리나 졸리는 원티드(Wanted)를 통해 잔혹한 원칙론자라는 좋은 이미지를 한 겹 더 쓰는 좋은 기회를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원티드(Wanted)의 영화스토리는 무협지에서 서론 편에 자주 나오는, 옛날 옛적에 사람들이 하늘을 날고, 바다를 가르고, 하늘을 쪼갠다는 허황된 스토리를 전제로 깔고가듯이 전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별의 별 소설들이 영화화된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식의 사실과 전혀 무관한 소설 이야기 꺼리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잘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미쳤다. 우리나라에도 젊은 무협지 작가들이 많을테니 그런 것이다. 뭐 요즘에는 환타지 소설이라고 없었던, 상상하지 못한 세상을 나름대로 만들어 놓고 아니 설정해 놓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소설책이 많이 보이던데, 그 이야기 중에 원티드(Wanted)같이 영화화 될 수 있는 작품들이 많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어찌 보면 한국색, 미국색 따질 것 없이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놓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법이 한국영화를 글로벌화 하는데 쉬운 접근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다. 뭐 사실도 아니고 역사에 근거한 것도 아니고 그런 세상이 있다는 데 뭐라 시비걸 이유도 없거니와 문화의 차이때문에 영화가 외면받을 리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그들 문화적인 요소를 가상의 세상을 설정할 때 바탕으로 어느정도 깔고 가면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영화 원티드(Wanted)와 비슷한 영화는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영화스토리는 전혀 딴판의 영화를 말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