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을 자주 드나들었어도 포투는 생각치 못했던 질문을 양평 첫 방문이었던 오래된 친우에게서 받았다.

"양평에서는 무얼 볼 수 있지?", "무엇때문에 사람들이 양평을 찾지?"

포투는 그 질문에 그럴듯한 답을 할 수 없었다. 남한강이 있고 용문산 백운봉, 양자산 등의 산으로 둘러싸인 강과 산을 두루 볼 수 있는 곳이 양평이다. 아직까지 양평이란 지역의 발전이 더딘 이유는 상수원보호구역이어서 대단위 개발행위가 제한될 수 밖에 없었고, 서울에서 양평으로 통하는 교통편이 발달되지 않은 탓이 크다. 그러나, 오염총량제가 시행되면 대단위 개발사업 추진에도 숨통이 틔일 것이다. 또, 주말이나 휴일이면 양평으로 가는 도로는 언제나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막혀서 물리적인 거리로는 멀지 않지만 시간적인 거리가 멀어서 서울과는 먼 곳으로 인식되게 만든 경향이 짙다. 이제 올해 2008년 12월 29일이면 양평 국수리까지 전철역이 생기고 내년 2009년 12월 경이면 양평읍에도 전철역이 들어서게 된다. 또, 서울 춘천간 고속도로는 2009년 8월 개통되어 서종IC가, 중부내륙고속도로는 2010년 개통돼서 양평IC가 생기게 되면 양평으로 통하는 길이 좀 나아질거다. 서울 송파에서 양평까지의 민자고속도로를 추진한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양평 송파간 고속도로가 생기면 양평에서 송파까지 20분이면 주파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도 답으로는 좀 부족하지 싶었다. 사람들이 양평을 왜 찾나? 양평을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등산객이어서 용문산이나 양자산 등의 산을 오르기 위해 양평을 찾는다면 남한강은 뱃놀이를 하려고 양평을 찾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산을 오르고, 남한강 지류에 발 담그고, 뱃놀이를 하는 등의 자연을 직접 경험하고 싶은 이유가 큰 것일까?

얼마 전에 문득 서해대교에 가서 커피나 한 잔 마시자며 서해안고속도로를 탔던 적이 있었다. 기온도 떨어지고 바람도 많이 부는 날이었는데, 정작 행담도 휴게소에 들르니 실내에서 편하게 서해대교나 서해바다를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고 2층 정도의 높이에 바람이나 피할 수 있는 통유리로 둘러쌓인 수 십평의 공간이 있었다면 사람들이 여유롭게 쉬며 좀 더 오랫동안 휴게소에 머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 날 포투는 추위와 바람 속에 커피 한 잔을 쫒기듯 마시고 한 십 여 분 머무르다 발길을 돌렸었다.

양평이란 곳도 위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비슷한 실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양평이란 지역이 산과 강이 좋기때문에 경치좋은 풍경을 맘껏 감상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안고 양평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양평에서 큰 비용들이지 않고 강과 산을 보기 위해서는 길거리에 서서 보거나 남한강변 산책로를 찾아야 한다. 아니면 남한강가에 줄지어 진을 치고 있는 음식점을 찾아야 그 나마 양평의 산과 강을 편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지금의 양평 현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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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지도상으로 본 양평역에서 남한강 거리를 보면 427미터 정도다. 도로 정면에서 남한강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양평역에 있다면 아파트 3층(5미터) 높이라면 남한강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양평을 찾는 외지인에게 전철역을 나서며 남한강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양평역 자체로 명소가 될 수 있음이다.>

만일 현재 신축중에 있는 양평전철역에서 양평의 강과 산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양평의 명소가 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미쳤다. 바닷가 횟집센타를 가면 1층에서 횟감을 구입해서 이층에 올라가 바다를 보며 회를 먹을 수 있게 해 놓은 곳이 많다. 다행인지 현 양평 전철역 신축부지 전면에서 남한강에 이르기까지 조망을 가리는 장애물이 높지 않다. 서울의 63빌딩이나 남산 전망대처럼 으리으리한 시설물이 아니어도 된다는 것이다. 양평역에서 남한강 제방까지 4차선 도로가 쭉 뻗어있다. 그렇기에 좀 높지 않아도, 어림짐작으로는 아파트 4층(10m)정도의 높이라면 양평역에서 남한강을 조망하는데 문제가 없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산의 조망권은 당연히 확보된다. 그렇게 본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양평 전철역의 옥상에 조망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런데, 양평역사 조감도를 보면 미려한 외관에만 중점을 둔 디자인으로 보이는데, 이를 구조변경해서 개조하는 것이 어렵다고 본다면, 양평역 앞의 전면 출입구를 역앞 도로를 가로지르게 육교로 만들어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육교위에 바닥이 넓은 원통형 계단을 7 - 10미터 정도 높이로 만들면 그 하나로도 양평의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양평에는 왜 가지", "양평에 가면 무슨 볼거리가 있지"에 대한 답이 양평군민들에게서 쉽게 나올 수 있는, 양평이 내세우는 산과 강을 편하게 바라볼 수 있는 조망공간이 있으면 좋으리란 생각인 것이다. 적게 잡아도, 양평역 출입구를 나서면서 남한강이 조금이라도 보일 수 있는 구조라면 양평의 이미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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