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양평에서 좋은 그림 한 장 얻어 보겠다고 남한강변 산책길을 비를 흠씬 맞으며 걷고 또 걸었다. 원래는 아래 양평대교 건너에서 현대성우 아파트를 바라보며 사진 한 장 만 찍고 돌아가려 했었다.
그러다가 비오는 남한강변을 찍으면서 욕심이 동했다. 처음에는 조금씩 내리던 비가 30여분 걸어갔을 때는 장대비로 돌변했다. 가볍게 둘이서 우산 하나를 받쳐 들고 걸어왔으니 결과는 뻔했다.
양평대교 건너 산책로 초입에서 양평 현대성우 아파트를 찍어 보았다. 양평읍내에서 강 건너에 있는 남한강변 아파트로는 현대성우아파트가 유일하다. 현대아산에서 건설하는 휴양콘도를 제외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문제의 그림이다. 이 그림을 찍으면서 저 멀리 상단 오른쪽으로 튀어 나온 지점에서 현대성우아파트를 찍으면 어떤 그림이 나올지 궁금했다. 마치 이 그림과 비슷한 구도이니 괜찮은 그림 한 장 얻을 듯 싶었다. 이때까지는 비가 맞아도 그만 정도의 세기로 내리고 있었다.
욕심은 나고 비는 맞을 만하니 아니 갈 이유가 없었다. 남한강 변 산책로를 따라서 걸어갔는데 주차된 차에서 멀어지면, 멀어질 수록 비의세기는 그 강도를 더해갔다.
산책로를 걸으며, 비를 흠씬 맞으며 수시로 디지털카메라(소니 T9) 셔터를 눌러댔다. 한 40장 정도를 찍었는데, 그나마 나은 그림이 이 한 장이다.
잘 보면 양평대교와 양근대교가 보이며, 현대성우아파트 1,2,3단지 공사현장 타워크레인이 보이며, 또 잘 보면 양평읍내 아파트들이 보인다.
이 사진을 쓰레기통에 버리려다 한 시간 반 정도를 장대비를 맞으며 얻은 그림인지라 휴지통에 그냥 버리기가 아까웠다. 그림을 보고 또 보니 포투의 눈에는 잘된 그림으로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