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양평 5일장이 토요일(28일)이었다. 양평에 주말에 자주 갔지만 5일장은 미꾸라지 피하듯 피해갔다. 이번에는 사진으로도 몇 장 담아올까 생각에 디카를 손에 쥔 채 양평 5일 장을 거닐었다. 그리고, 이왕이면 양평 특산물을 살 마음도 컸었다.
결과적으로 사진은 한 장도 찍지 않았고, 딸기와 사과를 좀 산 것으로 양평 5일장 나들이를 마감했다. 더덕을 사고자 했으나 양평에서 난 것이 아니라 바다 건너 제주산이 자리잡고 있었다. 한 쪽에서는 무슨 다툼이 있는지 시끄러운 말싸움소리가 들리고, 파라솔 정리가 잘 안돼 끈이 여기저기 통행로를 나부끼고, 시장규모는 작아서 10분 정도면 둘러볼 정도였다.
양평군에서 전철시대를 맞이하여 5일장 공터에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장터를 열 것이란 얘기가 있다. 그러나, 아무런 계획없이 주말장을 열었다간 안연 것 보다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5일마다 열린다는 양평 5일장에서도 볼거리와 살거리가 부족한데 장터가 열리는 날이 더 늘어나 봐야 더 부실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양평 5일장이라면, 양평이란 지역이 친환경농산물을 자랑으로 내세우고 있다면, 양평시골장터를 빼곡히 메우는 것은 양평산 농산물이어야 할 것이다. 양평 시골장을 찾은 외지인들이 양평 5일장에서 제주산 더덕을 사고, 중국산 땅콩을 사고, 어디서 난 것인지 모르겠지만 수산물을 사지는 않을 것이다. 양평지역민들을 위한 먹거리를 위한 난전(亂廛)과 외지인을 위한 난전이 구분되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양평 5일장을 둘러 본 사람이 "양평 5일장에 가보니 무엇이 좋더라"라고 말해야 할 것인데, 도무지 그 '무엇'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