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RTWO 포투가 사는 세상

애플이 ARM을 인수한다는 루머가 돌고 있는 모양이다. 애플이 ARM을 인수한다면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을 업체는 스마트폰 경쟁기업들이다. 특히 ARM 임베디드 프로세서 기반 AP를 보유한 삼성전자가 특히 그렇다. LG전자나 팬택의 경우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을 쓰고 있다. 스냅드래곤도 ARM 코어를 빌려쓰지만 애플이 퀄컴을 강하게 공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퀄컴과는 주고 받을 것이 있을 것이기에 그렇다.

ARM 코어를 가장 활발하게 쓰고 있는 업체 중 하나가 삼성전자였다. 그러나, 삼성은 라이센싱으로 만족하고 있다. 이제 라이센싱도 못할 처지에 몰리게 됐다. 애플이 ARM을 인수하게 되면 가장 먼저 할 일이 라이센싱비를 올리는 일이 될테니 말이다. 어느 기업이 ARM을 인수하더라도 그건 마찬가지다.

ARM을 애플이 인수한다면 ARM의 기존 사업전략의 변화를 의미한다. 그동안 ARM은 코어 라이센싱 사업이 주였다. 세를 확산할 필요가 있었으며 고객사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을 벌일 수가 없었다. 모든 ARM에 벌어들이는 돈은 고객사가 지불하는 라이센싱비로 충당되기 때문이었다.

애플이 ARM을 인수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극단적으로는 ARM 코어 장사를 접을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ARM 코어를 경쟁기업에게 제공하지 않으면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이 접수한다.

인텔 만이 대항마로 나설 수 있을 것이고, 저전력칩에서 뒤지는 인텔이 애플과 경쟁구도에 놓이게 된다. 인텔이 애플과 경쟁구도에 놓인다는 의미는 인텔의 전략변화 가능성과 연결된다. 애플이 ARM을 인수하게 되면 영향력이 스마트폰 시장 만이 아니라 모바일PC 전반으로 확산됨을 의미한다. 넷북, 노트북까지다.

왜 애플보다 더 절실히 ARM을 필요로 했던 삼성전자는 구경만 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다. 세상의 대부분의 IT이슈는 모두 애플, 구글이 만들어 낸다. 삼성이 하는 일이란 뒤따르기가 있을 뿐이다. 이러니 삼성을 좋게 봐줄 이가 많이 없을 것이 당연지사다. 선도자를 추종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며, 사람들이 애플을 따르는 일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동작 그만'이 지금 삼성의 현주소다. 삼성은 이대로 만족인 모양이다. 이대로 행복하다면 할 말이 없어진다. 그렇다면 현 삼성이 아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