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 대한 기대치가 무척 높아졌다. 잠시 정상에 오른 걸 가지고 이를 계속해 유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단기간 몰렸기 때문이다. 혁신제품 하나만으로 열광했던 투자자들이 이제는 또 다른 혁신제품을 원하고 있다. 혁신제품이란 건 세상에 매년 나올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애플이 계속해 내놓길 기대하는 건 사실 무리다.

사실 애플이 내놓은 건 아이폰 하나다. 세상을 열광시킨 혁신제품은 아이폰 하나라는 것이다.

요즘 애플의 고민이 많아졌다. 디자인으로 승부하던, 혁신제품 만을 연구하던 애플에 생산관리문제가 대두됐다. 전에는 디자인만 하면 만들어줄 기업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애플도 경쟁사들과의 차별화 디자인에 몰두해야 한다. 그렇기에 기존과 다른 생산기술을 접목시키려하고 또 이런 시도가 협력업체와의 조율을 필요로하게 됐다. 개발지연, 생산지연, 출시지연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이유다.

그냥 디자인으로 승부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기술은 언제나 그랬듯 후순위로 밀어놓고 말이다. 그랬더라면 삼성과 갈등할 필요없이 원군으로 삼아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지금 애플의 협력업체 모두와 삼성을 붙여보면 저울추가 분명 한쪽으로 기운다.

설사 애플이 삼성과 갈라선다고 해도 시기가 적절치 못했다. 파괴력을 생각해보면 순차적인 등돌림은 여유를 준 셈이 됐다. 이는 달리 보면 삼성에게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어졌단 의미다.

애플이 미쳐서 삼성과 경쟁한답시고 마이크론, 샤프,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를 모두 인수한다면 어떨까? ARM도 인수하고 TSMC를 인수하고 더 미친다면 아마존, 트위터를 인수하면 어떨까?

애플이 배당을 한다고? 주가하락에 따른 투자자들의 손실보전 요구에 현금배당으로 대응한다면 어찌보면 이게 위 미친 인수짓보다 더한 미친 짓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고 스티브잡스의 유산은 어쩌면 현금일 수 있다. 고 스티브잡스가 생존해 있었다면 이를 이용해 세상을 놀래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원래 그랬었던것처럼 배당은 가당치도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고 스티브 잡스가 후계자를 잘못 정했던 걸까?

팀 머시기 CEO의 행보가 재밌어졌다. 아직 여러 카드를 쥐고 있으니 기대할 만 하다. 그의 사상 추이에 따른 미친짓을 보고 싶다. 세상은 미친놈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이니 말이다. 애플발 자극이 좀 더 이어졌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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