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윈도모바일6.5를 10월에 출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스마트폰 업체들이 너도 나도 준비에 한창이다. 윈도모바일6.5가 아직 나오지 않았으니 6.1 버전을 깔아 스마트폰을 선출시하고 나중에 6.5로 버전업이 가능하게 하겠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공짜 모바일OS 안드로이드가 있슴에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윈도모바일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를 생각해 봤다.

안드로이드는 공짜 모바일 OS라고 알려져 있다. 공짜 모바일 OS면서 윈도모바일에 못지않은 성능을 보인다면 모든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MS에 등을 돌려야 맞다. 하지만 돌아가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여기서 윈도모바일이 가지는 응용프로그램 강점과 안드로이드의 호환성 문제는 빼고 한다. 시간이 필요한 것이고, 글이 복잡해진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안드로이드를 보는 시각은 정말 공짜OS일까?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대표해서 삼성을 칭하겠다. 삼성은 안드로이드가 공짜면서 스마트폰에 장착해도 윈도모바일과 비교해 손색없는 모바일OS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포인트는 안드로이드는 세상에 알려졌듯이 공짜OS가 아니기 때문이다. 공짜라는 얘기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소스를 오픈해서 로열티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고 안드로이드를 자사 스마트폰에서 OS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작업이 포함된다. 기업에게 시간과 작업은 돈이다. 안드로이드를 쓰는데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윈도모바일은 스마트폰 한 개당 몇 십 센트의 로열티를 징수한다. 설마 1달러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주어진 데이터가 없다. 쉽게 50센트로 가정하자. 윈도모바일을 스마트폰에 장착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냥 OS를 폰에 설치하면 끝이다. 그것으로 삼성이 모바일OS 관련해서 할 일은 없다. 앞으로 글을 쓰면서 사족(蛇足)은 줄인다.

반면 안드로이드는 OS를 깔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OS를 깔아서 스마트폰을 팔 수 있다. 그렇게 팔고 나서 안드로이드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큰 일 난다. 만일 사내에 안드로이드와 관련한 기술인력이 없으면 난감한 상황에 봉착한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소스를 다룬다는 얘기는 기술진의 아이디어가 반영된다는 의미다. 소스를 수정할 일도 생기도 첨가할 일도 있게 된다. 완성형 OS로 남는것이 아니라 계속 진화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오픈소스다. 달라진 소스에 대한 책임은 삼성이 져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안드로이드는 스스로 성능향상이 이뤄지지 않는다. MS가 윈도모바일 버전을 6.1에서 6.5로 올려 출시한 것 처럼 어느 미친 업체가 비영리로 안드로이드를 업그레이드해 주기적으로 소스오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MS에 붙어 쉽게 먹고 살았던 제조업체 입장에서 안드로이드는 먹기 어려운 밥이 되는 것이다.

안드로이드를 스마트폰에 탑재하고 가겠다는 의미가 단순치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삼성에게 능력이 없으면 안드로이드를 탑재할 수 없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꾸준히 출시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어디가 될지 아직 모른다. 안드로이드가 태생이 짧아 히스토리를 축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분명하다. 안드로이드를 안고 가는 업체가 스마트폰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사실을 말함이다. 이는 변할 수 없다.

가장 좋은 것은 윈도모바일도 아니고 안드로이드도 아닌 오픈 소스 베이스의 자체OS를 확보하는 길이다. 그렇지만 삼성이 자체OS 확보능력이 안된다면 안드로이드라도 가져가야 한다는 얘기인 것이다. 쉽게는 돈 많은 삼성이 모바일OS업체를 하나 인수하면 손쉬울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삼성은 M&A에 인색하다. 무슨 이유로 고집을 그렇게 부리는 지 알 수 없다. 그러면서도 특허 로열티로 매출의 10%를 지불한다해도 끄떡 없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그런 점을 보면 세계의 특허권자가 삼성을 밥으로 여길 수 밖에 없는 환경은 삼성 스스로 자처한 셈이 크다.

ARM에 꾸준히 로열티를 지불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아예 삼성이 ARM을 살려주고, 먹여주고, 키워주고 있다. ARM에 삼성 지분이 20%도 없다면 이는 참으로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일이다. 적어도 20% 쯤의 ARM 지분을 삼성이 가지고 있어야 그 나마 사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ARM 주식 한 주도 없어도 삼성내부에서는 당연하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모양이다. 그런 점을 보면 참 신기한 발상의 삼성이다.

어쨋든 자체OS를 확보할 능력도 없고 M&A를 통한 외부에서 솔루션을 마련할 의지도 없는 가운데, 안드로이드는 구글에서 오픈했는데, 이를 탑재하기도 싫다는 아니 탑재능력이 없다는 분위기라고 보면 된다. 그냥 MS에 스마트폰 한 대 팔 때 마다 얼마씩의 돈을 상납하고 가는 길을 택하겠다는 로열티상납경영을 견지하겠다는 것이란 얘기다.

어떻게 윈도모바일6.5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마케팅 포인트로 모바일OS를 잡고 갈 수 있나 하는 생각이다. 배알이 없다 해도 이정도 되면 MS의 속기업을 자처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는 MS의 윈도모바일이 세력확장하도록 방치해선 안되는 일이다. 윈도모바일의 점유율이 높아져 독점까지 이르게 되면 지금은 50센트를 내고 스마트폰에 윈도모바일을 OS로 쓰지만 나중에는 스마트폰 가격의 10%를 로열티로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의 PC OS꼴이 된다는 것이다.

순수혈통기술자립주의를 표방하는 삼성이 자체OS를 확보하는 중간단계로 안드로이드를 전략적으로 미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 당장은 좀 손해를 보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스마트폰 팔면서, MS가 해야 할일을 대신해, 윈도모바일6.5이 깔려서 더 좋아졌다라고 광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를 위해서 그런 일을 벌이는지 알수가 없다.

설사 그런 MS에 기대는 마케팅이 소비자에게 먹혀들더라도, 해야 할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따로 있다. 삼성은 어느 쪽인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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