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평택공장의 '사람잡는 볼트새총'을 쥔 가해자(加害者)들이 요구하는 바가 나왔다. 쌍용차 정리해고자 900명의 "무급순환휴직"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무급'이란 단어가 앞에 붙어 있으니 회사측에 부담이 가지 않을 것이라고 볼 수 있으나, 다음의 '순환휴직'이라는 단어에는 전원 무급휴직이 아닌 일부만 번갈아 가면서 휴직하겠다는 피해고자 신분이 아닌 고용자신분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요구가 담겨있다. 순환하면서 무급휴직하는 소수(少數)의 인원수도 그들 가해자들의 요구에 따라야 할 것이고 말이다.

60일 이상 쌍용차 평택공장을 점거하며 쌍용차 측에 2,600억원의 생산차질을 끼치고 있는 가해자들이 끝끝내 쌍용차를 나가려 하지 않고 있다. 사측이 그들 가해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고용자신분을 유지시켜 준다고 해서 끝날 일이 아니다. 나중에 요구사항이 또 나오면 이를 또 관철시키려고 다시 '사람잡는 볼트새총'을 들 개연성(蓋然性)이 높은 사람들이 그들 가해자들이다.

지금은 사측과 정리해고자로 갈려져 있지만, 이들 모두는 한 때 쌍용자동차를 같이 만들던 회사동료 사이다. 회사에서 정리해고가 됐다 해서 볼트를 잰 새총을 손에 쥐고 사측 동료를 향해 볼트를 발사하는 사람들이 그들이었다. 볼트에 맞아 사람이 다쳐서 병원으로 실려나가든, 쌍용자동차 생산차질을 가져와 수천억원의 금전적피해를 입히든, 스스로는 피해자들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가해자들인 그들은 눈 한 번 꿈뻑이지도 않았다. 그러면서 그들 가해자들이 바라는 요구는 하나라고 한다. 쌍용차에 근로자로 계속 남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잡을 무시무시한 볼트새총을 언제라도 다시 쥐고 동료 근로자들에게 발사해 상해를 끼칠 수 있는 잠재적인 가해자들이 쌍용차에 근로자로 남는 것이 쌍용차회생에 도움이 될까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들 잠재적 가해자들에게 어떤 사람이 작업지시를 제대로 내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얘기고 그들의 신분이 근로자가 맞기나 하냐는 말이다. 그들 잠재적 가해자들은 안그래도 쌍용차 사측이 평택공장에 출근해서 정상적인 근무를 하려 했을 때 사측 간부를 잡아다가 납치하고, 협박하고, 폭력을 행사한 바가 있다. 쌍용차 정리해고자이자, 평택공장 불법 점거자들이자, 볼트새총을 쥔 가해자들은 제 살 길에 눈이 멀어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던 인간같지 않은 인간들이란 얘기다.

쌍용차가 위기에 처한 것은 그들 가해자들의 말대로 근로자들의 책임이 없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지금 쌍용차 회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측에 책임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가장 큰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은 쌍용차를 경영했던 중국의 상하이차 본사의 중국사람들이지 대한민국의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근무하던 관리자, 개발자, 근로자들이 아니라는 얘기다. 쌍용차 평택공장에 근무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은 중국 상하차때문에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는 같은 피해자라는 것이다.

볼트새총을 쥔 가해자들이 직장사수를 위해 투쟁타깃으로 삼아야 할 상대는 현 쌍용차 사측도 아니고 이명박정부도 아니고 서해 넘어 중국의 상하이차인 것이다.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대한민국에서 하듯이 볼트를 잰 새총을 들고 상하이차 본사 안을 향해 볼트를 발사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자들도 없으면서 같은 피해자들이자 같은 동료들을 향해 볼트를 새총으로 재서 발사할 용기는 대체 어디에서 나왔던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한마디로 그들 볼트새총을 쥔 가해자들은 상종(相從)할 가치가 전혀없는 인간들이다. 그런데, 이런 가까이 하기에 무서운 인간들이 끝끝내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볼트새총을 가지고 근무하고 싶다는 것이다.

정말 무서운 요구이지 않은가?

볼트새총을 쥔 잠재적인 가해자들이 옆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쌍용자동차 생산성은 극도로 저하될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점거를 끝내고 서로 화해를 하면 문제없이 어울려 같이 근무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지만 그것은 가해자들의 바람인 것이지, 피해자들이 느끼는 감정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쌍용차를 말없이 떠나간 1,600여 명의 희망퇴직자들과 볼트새총 가해자들의 형평성 논란은 두 말할 가치도 없는 것이다. 쌍용차를 위했던 사람들은 쌍용차를 위한 마음으로 떠났고, 이제 쌍용차를 해하는 사람들만이 평택공장에 남아 쌍용차에 끝내 남으려 한다. 도움이 될지, 안될지 스스로 생각해 보면 뻔한 답이 나올 것이다. 그들 새총쥔자들 스스로 "내가 쌍용차를 위해 남아야 하는 사람인가? 아닌가?"하는 질문을 말함이다.

그리고, 볼트새총 가해자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대한민국 세상천지에 볼트새총을 쥔 자들이 넘쳐날 것이다. 그런 세상에 오면, 일단 노사협상이  결렬되기만 하면 사측은 볼트가 어디서 날아올지 몰라 무서움에 떨어야 한다. 이는 무법천지(無法天地)와 다름이 없는 세상인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지금도 사람을 향해 무기(볼트새총)를 겨누고 있는 가해자의 요구를 받아줄 수 있단 말인가?


  1. FPCB 2009/07/27 23:22  address  reply

    저 또한 이제는 누가 진정한 피해자인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이대로는 얼마안가 완전히 끝장나버린 '쌍용차'라는 유적안에서 고립될 뿐임이 자명해 보입니다. 물론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의 생계가 달린 일임을 이해하지만, 동료들과 동료들의 가족, 수천 수만의 협력사 가족들의 인생을 볼모로 잡고 있는 상황 역시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제는 물러나야 할 때입니다. 아니, 오히려 그동안 피해를 끼친 동료들의 용서를 구해야 할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들은 핍박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생각하고 있는 지도 모르지만, 이번엔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2. 붕이 2009/08/01 10:32  address  reply

    이젠 같이 공장에서 근무했던 비해고 쌍용차 직원들도 지금 점거파업과 폭력에 너무 많은 희생을 했습니다. 만약 이들의 요구대로 무급순환휴직을 받아 들인다면 지금까지 희생을 받은 분들이 이들과 같이 일을 할 수 있을 까요? 어떤 비해고 노동자는 차라리 회사가 망하는 것을 원하지 이런 폭력배와 같이 일하기 싫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만약 제가 같은 입장이라도 같이 일하기 싫을 것 같습니다.

    • 포투 2009/08/01 10:52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쌍용차 비해고 직원들이 같이 일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사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는 상종도 말아야 합니다.

      어린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킬 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또, 아이들에게 이런 무서운 상황을 이해시키는 것이 가능할까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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