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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하이텍이 시스템IC를 양산하며 종합반도체 사업에 본격진출한다고 한다. 이는 자체개발한 LDI 칩(LCD 구동칩)를 양산하면서 파운드리 사업을 줄인다는 의미다.

동부하이텍, 시스템IC 종합반도체 사업 본격 진출
"이번에 공급하는 LDI 칩은 기존 제품보다 크기가 약 30% 줄어든 최소형이며, 제조기간도 25% 단축시킨 제품이다."

기존제품이 의미하는 바는 삼성전자가 양산하고 있는 LDI를 의미하지 않을 것으로 보면, 국내 팹리스 중소 벤처기업들이 양산하고 있는 LDI를 대체한다는 의미이고,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들이 미세공정 및 설계지원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대로 받고 있지 않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LDI칩 사업에서 철수할 수 없는 중소 팹리스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동부하이텍 LDI칩의 반도체공정 보다 더 좀더 미세한 공정에서의 파운드리 팹을 이용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팹리스 반도체 설계전문기업들의 IC 개발비 폭증을 의미한다. 보통 한 세대 앞 선 파운드리 팹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50% 정도 이상의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동부하이텍이 LDI를 개발하면서 칩 크기를 줄였다는 것은 미세공정을 이용해서 다이(die)줄일 수 있으니 그렇다 쳐도, 제조기간을 25% 단축시켰다는 부분에 와서는 그냥 넘어가기 쉽지 않다. 예를 들어 기존의 LDI칩이 16장의 포토마스크가 필요했는데, 동부하이텍은 이를 12장으로 줄였다는 의미이니, 그동안 적자를 쌓아왔던 애물단지 파운드리 사업의 노하우가 이번에 LDI칩을 개발하면서 제대로 녹아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제조기간을 25% 줄였다는 것을 포토마스크 수를 줄였다는 것 이유 하나로 국한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어쨋든 동부하이텍이 반도체 라인에서 다양한 IC를 양산하는 가운데 기간단축을 위한 나름의 기술이 축적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 편으로는 앞으로 국내 팹리스업체들의 고난의 길이 열렸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동부하이텍이 자체 LDI칩을 양산하는 양이 늘어날 수록 동부하이텍의 국내 파운드리용 캐파가 줄어듬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매그나칩에 이어 동부하이텍 마저 파운드리 사업비중을 줄이게 되면서 이제 국내에는 정통 파운드리 업체는 존재하지 않게 됐다. 제대로 된 파운드리 전문기업이 있고 없고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다양한 IC 양산의 장을 마련해 주는 파운드리 반도체 팹이 줄어들게 되면 국내 팹리스 벤처기업들은 설자리를 잃게 된다. 또한, 국내 파운드리 팹이 부족으니 IC설계기술이 국외로 기술이 유출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그러나, 동부하이텍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이다. 국내에 정부든 메모리 기업이든 비빌 언덕이 없었으니 독자생존을 모색할 수 없었고, 이는 자체개발 IC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밖에 없었다고 보이니 그렇다. 이제 동부하이텍이 LDI칩의 성공을 바탕으로 투자여력이 회복되면 시스템 IC 사업 뿐 아니라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