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휴대폰이 아니라 PC라고 보면 단시간에 경쟁력있는 스마트폰을 구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차별화 요소를 갖추어야 하기에 보고 싶지 않고 잘할 수 없어 발을 뺏던, 사업구조가 복잡하지만 돈이 안되는, PC사업의 재정비를 의미하기에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성과를 낸다는 보장도 없다. 보장은 무슨 시작도 쉽지 않다.

PC는 보편화되었다. 조립PC 제조업체는 누구나 당장이라도 창업할 수 있다. 모든 부품이 범용화되었고 PC를 만드는데 별다른 기술이 필요치 않다. 여기에 대량생산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인 기업이 델이었고 전문PC업체들은 설자리를 잃어갔다. HP만이 기술을 접목시켜 1위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고, 이 지위도 위협받고 있다. 조립에서 시작해 기술을 더하고 있는 에이서가 뒤쫓고 있다.

국내PC시장은 중소PC조립업체들이 창업했다 망하는 기업들이 양산되면서 A/S에서 취약점을 보였고, 삼성과 LG의 전국 A/S망은 프리미엄을 정당화시킨 점이 없잖다. 그러나, 해외시장에서는 A/S망도 없고, 가격도 안되고, 기술도 없어서 사업을 벌일 수 없었다. 최근에 넷북장사를 하는데, 이는 각국 이통사들의 번들상품으로 제공될 뿐이고 독자영업을 통해 PC를 공급하는 사업은 아니다. 이는 단순조립사업을 재개한 것일 뿐이다. 이통사가 판매와 A/S가 용이할 수 있도록 제조기업 브랜드 색을 확 뺀 제품이어야 한다.

모든 부품을 구할 수 있는 PC에서의 경쟁력은 메인보드 설계력에서 판가름난다 할 수 있다. 특히 예전 저가PC의 대명사격이었던 통합보드설계력이 기본이고, 이는 메인보드 칩셋을 컨트롤하는 메인보드의 기술장악력을 의미한다. PC는 그나마 모든 솔루션이 나와 있다. PC를 만들고 싶다면 언제든 만들 수 있어서 급하지 않은 측면도 있었다. 물론 특별한 PC라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말이다.

모든 솔루션이 있었어도 PC사업은 넘보기 어려운 사업이었다. 단순조립을 통한 저가PC는 마진이 박해 에이서와 델을 따리가지 못하고 고가PC는 내세울 마케팅포인트가 없어 발을 들이지 못한다. PC사업으로 마진을 담보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기술투자에는 투자규모도 그렇지만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 전문경영인 시대에 이는 말도 안되는 사업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무모한 투자는 오너체제안에서 이뤄졌다. 전문경영인이 들어와 돈을 만들어내는데 주력하고 말이다. 오너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는 조직의 활력을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어쨋든 스마트폰 사업환경은 더욱 열악한 상황이다. 솔루션이 다 나오지 않은 상태고 생태계를 스스로 조성해야 하는 무한경쟁으로 몰리고 있다. 무한경쟁이란 의미는 각 업체가 내놓을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내어 놓는 경쟁을 말한다. 삼성과 LG에게 이는 해보지 않은 사업이다. 또, 벤치마킹할 롤모델이 이제야 나오고 있다. 끝자락을 잡아 세상에 그럴듯한 스마트폰을 내보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스마트폰조립사업은 삼보컴퓨터가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삼성, LG가 해야 하는 스마트폰 사업은 방향을 잡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결국 사업을 해야 한다면 없는 것을 만들어낸다는 무한도전보다는 갖추겠다는 쪽으로의 발상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사실 모두 다 잘할 수는 없다. 이는 전혀 흠이 되지 않는다. 엉뚱한 포인트에서 자존심을 들먹이지 말고 핵심포인트에서의 발현이면 좋을 것이란 생각이다. 01-1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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