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스마트폰 용 국산OS를 개발하고 있다는 뉴스가 디지털데일리에서 나왔다. '믿거나 말거나' 식이다. 개발은 내년까지 끝나지 않을 수도 있고, 또 중간에 중단될 수도 있고, 또 지연될 수도 있다. 내부적으로 지지부진(遲遲不進)해도 언론사 기자에게 서스럼없이 해줄수 있는 말이 현재 '개발중'이란 말인 것이다. 10년이 걸릴지 100년이 걸릴지 그 누가 알리오다.

다만 국산OS가 뉴스화되면서 휴대폰 세계 점유율 2, 3위업체인 삼성과 LG가 독자OS없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없는 것이고, 설령 확대해 봤자 별무소용이란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점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삼성과 LG가 스마트폰용 OS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면 벌써 나와도 뭔가가 나왔어야 했다. '개발중'이란 팻말을 걸어놓고 대문을 닫아놓고 집안에서 OS를 개발하느라 씨름하고 있다니 재미있는 면이 있다. 문 걸어 잠그고 집안에서 개발해서 나올 수 있는 OS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고, 오픈OS를 가져다가 독자OS를 만든다고 이렇게 저렇게 복잡하게 만들어 버린다면 기존 업체들(노키아, RIM, 애플)의 OS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과 LG가 스마트폰용 독자OS를 개발하고 있다면 서둘러 개략적인 개발 아우트라인(outline)을 서둘러 공개하고, 개발 청사진을 공개하고, 향후 OS 애플리케이션 전략을 공개함이 마땅하다. 세계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을 위한 API도 단계별로 오픈되어야 하는 것이다. 순서를 꼽자면 제일 먼저 할 일은 API다. 그래야 자OS가 나오는 시점에 맞춰어 한, 두 개 외부 애플리케이션 샘플이나마 같이 끌고 갈 수 있을 것이기에 그렇다.

MS가 내놓는 윈도모바일6.5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그에 대한 정보는 삼성과 LG가 내부적으로 꿰고 있을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MS가 OS장사를 하면서 거래처에게는 먼저 맛보기용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OS 출시에 맞춰서 장사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텔의 CPU와 MS의 OS를 비싼돈 들여서 사주면서 칩을 분석하고 OS를 이리저리 만져 봤으면서도 삼성과 LG가 정작 독자OS를 공들여 만들다 보니까 비밀을 공개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에 공개하기를 꺼려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삼성, LG가 내부적으로 스마트폰용 독자 OS를 만들어낸다 해도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스마트폰용 독자OS 업그레이드를 위해 MS가 윈도모바일 개발을 위해 고용하고 있는 만큼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확보할 계획도 없을 것이고, 만들어진 OS마저 제대로 핸들링할 수 있는 개발인력을 갖추는 데에도 2, 3년은 필요하다. 노키아의 심비안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그 길을 따라간다는 발상은 아닐 것으로 믿는다.

스마트폰용 OS의 성패의 관건(關鍵)은 삼성이 자랑할 만한, LG가 자랑할 만한 스마트폰 OS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 OS에 대한 판단은 내부시각으로 재단해서는 안된다. 백날 OS가지고 씨름해봐야, 그래서 마음에 드는 OS가 됐다고 자찬해봐야 세계의 소트프웨어 개발자들이 등돌리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용 OS를 만들어 OS장사를 할 것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오픈해야 한다. 내부개발자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여러 개발자들의 시각을 빌려오는 전략이 더 좋은 개발접근방식이 될 수 있단 얘기다. 열 명의 개발자가 들여다 본 OS와 1,000명의 개발자가 들여다 본 OS는 완성도가 다르다. 만 명의 개발자가 삼성OS를 개발하는데 눈을 보탠다면 이미 절반 이상은 성공이다. 출시하기도 전에 개발하면서 적어도 만 명의 애플리케이션 잠재개발자를 확보한 셈이니 그렇다.

삼성과 LG가 돈을 들여서라도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초빙해 한 수 배우려 하는 반면에 많은 개발자들이 삼성OS를 관심있어 하는데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CEO가 유명한 개발자과 악수하고 사진찍는데는 돈을 아끼지 않고, 삼성OS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픈 수 많은 개발자들에게는 대접이 소홀한 것이 현실이다.
개발자들의 시선을 모을 수 있는 이벤트라도 벌여야 한다. 애플이 제시하는 까다로운 맥OS 보다는 리눅스기반의 개발자 저변이 더 넓다.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에 세계 모든 개발자들이 집중했다고 볼 수 없다. 리눅스 기반 개발자들은 맥OS 개발자들 보다 숫적으로나 실력으로나 전혀 뒤지지 않는다.

리눅스 기반의 개발자들은 오픈소스에 익숙하다. 또 다시 새로운 것을 배우라고 강요치 말고 익숙한 소스로, 개발초기부터 한 발 씩 걸치게 해서, 난상토론이 돼서 혼란스럽더라도, 개발초기부터 시끄러운 OS로 소문나는 게 좋다. 시끄럽게 한다는 면에서는 이를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이라 부를 수도 있다. 경쟁자가 이미 시장을 선점해서 그들 애플리케이션이 시장에 넘치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 더욱 그러한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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