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 얘기가 많아도 정말 많다. 전혀 관련없는 문제라도 서브프라임 얘기가 시작되면 모든 게 끝이다. 불가항력(不可抗力)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모두 서브프라임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고개를 끄떡해 주었지만, 이제 지겨울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FRB에서 금리인하에는 부정적이라고 하고, 소비심리지표가 떨어졌다고 하고, 주택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에 미국의 간이 쪼그라든 투자자들이 놀란 모양인데, 그 끄트머리에는 또 서브프라임 얘기로 끝난다. 손실을 보면 이유가 있기 마련이지만, 기관투자자야 투자실패를 서브프라임 탓으로 돌리면 그걸로 끝이고 책임을 면한다지만, 개인투자자들은 투자손실을 서브프라임 탓으로 돌려봐야 소용이 없다. 이미 자신의 쪼그라든 투자금을 어찌할 수 없으니 그런 것이다. 서브프라임 탓으로 돌리는 분위기에 편승해 따라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서브프라임은 하나의 금융상품에 불과하다. 그것으로 끝나야 함에도 계속해서 얘기가 나오는 것은 대체상품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돈은 그대로 시중에 남아도는데 투자할 곳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투자할 곳이 없을까?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을 일거에 털어낸다면 그 규모가 얼마나 될까? 명색이 주택담보대출인데 담보가치가 떨어져봐야30%나 떨어질까?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자의 30%가 이자를 못내고 원금도 갚을 여력을 잃는다 치면 그 규모를 추산할 수 있다.
그런데 전세계적으로 신용경색으로 각 나라의 중앙은행들이 시중에 푼 자금규모는 아마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야기된 규모보다 넘치면 넘치지 부족하지 않다.
그런데도 계속 우는 시늉을 하는 주체가 있고, 오히려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하려는 아저씨들도 나타났다. 워런 버핏(Warren Edward Buffett), 윌버 로스(Wilbur Ross), 빌 그로스(Bill Gross)가 그들인 것이다.
어떤 시점에서 투자 환경 변화가 급격하게 변할 때는 주도세력을 봐야 하며 선도세력을 봐야 한다. 시장의 반응은 좀 늦기 마련이다. 이제 서브프라임 모기지 얘기가 나오면 모든 시장주체들이 지겨워할 때가 되었다. 정도껏 해야지, 이제는 약효가 떨어질 때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