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맥주를 자주 또 많이 먹게 되면서 이제는 생맥주 맛을 느끼지 않으려해도 그날마다의 조금씩 다른 맛을 혀가 먼저 찾아내곤 한다. 김 빠진 생맥주나 이물질이 들어간 생맥주, 가스가 부족한 생맥주 유형별도 가지각색이다.

생맥주 맛이 거론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으면 포투는 아예 내색을 하지 않는다. 그냥 주문을 한 그 상태 그대로 말없이 계산을 하고 업소를 나설 뿐이다. 이렇게 버린 돈도 꽤 된다. 그래도 이렇게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이때가 사실 가장 화가 크게 났을 때다. 그런데, 이 때 화를 내게 되면 스스로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울분만 커질 뿐이니 그냥 참는게 도움이 된다. 업주에게 말해 봤자 별무소용인 경우가 많았고, 포투의 입만 아프고 더 화만 날 뿐이다.

그러나,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유독 특정일에 생맥주 맛이 다르다면 가볍게 업주에게 얘기한다. 어떤 업주는 맛이 어떻게 이상한지도 모르는 어이없는 경우도 보았다. 그러면서 자신이 생맥주 맛을 모른다는 얘기를 한다. 생맥주 맛을 모르면서 생맥주 장사를 한다는 얘기를 자신있게 하는 인사를 보면 참 할 말을 잃는다. 특이한 경우로 이번에는 생맥주 맛이 이상하다고 하자 말없이 생맥주 한 잔을 다시 가져다 조금 마셨던 잔과 바꿔준다. 아예 내가 마시던 생맥주 맛을 보지도 않았다. 업주는 생맥주 기계에서 생맥주를 먹어 볼 뿐이었다. 내가 마셨던 생맥주와 지금 내온 생맥주가 무엇이 달라졌나를 물어보니 보통 가게를 파하고 나서 매일 생맥주 기계를 청소하는데 오늘 첫 잔을 뽑기전에 따라 내 버렸던 생맥주 양이 적은 탓이라며 양해를 구한다. 다음 번에는 첫 잔을 내기 전에 생맥주를 따라 버리는 양을 늘리겠다고 하면서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단골집으로 삼고 나닌지 얼마 되지 않은 생맥주 전문집 톡스(Tok's)인데, 업주의 말을 들으며 신뢰가 더해지고 흐뭇한 마음이었다. 아마도 이 집 톡스에 대한 글이 포투 블로그에서 또 다시 언급된다고 해서 이상할 일은 아니다. 최근에 개업한 집인데 손님이 별로 없어 장사가 안돼 영업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생맥주 맛이 좋으려면 생맥주 회전이 잘 돼야 하기 때문이다.

생맥주를 마시며 오랜만에 걱정을 사서 한 날이다. 이런 생맥주 가게는 성공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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