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안하던 잠정실적공시 서비스를 개시했다. 삼성전자가 내논 잠정적인 실적이라곤 하나 놀라움 그자체였는데, 1분기 대비 2분기 실적이 5배에 이르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1분기 4,500억원에서 2분기 9,000억원 정도의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이쯤되면 포투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를 눈치챈 사람들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포투 속을 제목만 보고 미리 짐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포투가 좋아해야 할지 단견에 빠져있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
어쨋든 이번 주제는 과연 삼성전자가 1분기 만에 5배의 영업이익의 성적표를 내듯이 LG전자가 낼 수 있느냐가 포인트다. 짐작되다시피 LG전자는 불가능하다. 어림도 없다. 2배 상승이 평균기대치라 하고, 그 기대를 넘긴다 해도 1조원 어림 부근이면 잘했다는 평가가 나올 것이다. 삼성전자는 5배의 실적 2조 5천억원 부근이 실적 서프라이즈인 것이고, LG전자에게 같은 수준의 실적 서프라이즈는 1조원 부근이라는 것이다.
LG전자는 최근 IT 불황기에 호평받았던 세트기업이었다. 불황기에 부품 가격이 좋지 않아 삼성전자가 세트사업에서 벌었던 이익을 부품사업이 까먹어서 전체적인 실적악화을 피할 수 없었다. 적자를 내는 굴욕까지 맛봐야 했으니 말이다. 그에 반해 LG전자는 내핍(耐乏)의 왕이었다.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으나 아끼고, 덜쓰고, 덜먹고 견디는데 주력한 기업이었단 얘기다. 불황기에 투자기회가 무수히 주어졌으나 번번히 마다하기도 했다. 다른 대기업들은 불황기를 기회로 대규모 M&A를 시도하며 호황을 대비하는 데 주력한 반면 LG전자는 묵묵부답(默默不答)이었다. 물론 운이 따라 주지 않아 몇몇 M&A에서 막대한 손실을 이미 입었고, 대규모 손실이 예정돼 있는 그룹이 보이기도 한다. LG그룹 입장에서는 아마도 이들 실패한 기업들에 눈길이 갈 것이다. "복지부동(伏地不動)이 잘한 일어었어"라고 위안하면서 말이다. 한편으로는 불황을 기회로 M&A를 시도했고 가시적인 시너지 효과가 보이는 그룹도 눈에 띈다. 사업이란 게 그런 것 아닌가? 투자라는 단어에 위험과 대박이 공존하는 것은 어찌 보면 멋진 조화다.
보통의 사업은 호황기에 돈을 벌어들이고 불황기에는 쌓아논 현금으로 M&A를 시도하거나 공격적인 투자로 기업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불황기에는 호황기를 대비해서 선투자했던 기업이 호황기에 이르러 경쟁기업을 제치고 더 많은 캐시를 긁어 모은다는 얘기다. '선투자'라는 단어에 투자라는 단어가 들어갔으니 물론 리스크가 존재한다. 사업이 그런 것이다.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이유는 LG전자도 사업이란 걸 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면서 리스크를 떠안지 안고 가겠다는 발상은 어찌 보면 도둑놈 심보다. 도둑놈 심보로서 문제없이 꾸려나갈 수 있는 기업들도 있는데, 그들기업들은 모두 짐작하다시피 공기업들이다. 비유가 적당하지 않긴 하지만 한국전력공사의 경우는 불황기에 국민의 고통을 이유로 전기세를 맘껏 올리지 못해 영업실적이 좋지 못하다. 하지만 한국전력공사는 경영실적을 영업실적으로 평가받는 기업이 아니다. 뒤에 정부의 정책이란 보이는 손이 실적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그냥 주어진 자리, 위치에서 정부의 정책에 따라 주어진 일을 완수해내면 한국전력공사 직원들은 잘했다고 칭찬받는다. LG전자를 한국전력공사와 비유하는 것이 잘못되었나?
요즘 LCD패널이 고공행진을 시작했고, 메모리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불황기에 속을 섞였던 부품들이고 그동안 LG전자가 선을 그었던 부품사업들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에는 부품사업을 영위함에도 LED에서 선투자할 기회를 놓쳤다. LG그룹의 경영방침에 영향을 받은 거다. 전에 쓴 글에서 LG디스플레이 권영수 사장에게 부품사업의 전권을 위임했으면 좋았으련만 이란 취지의 글을 쓴 바 있다. 도통 LG의 그룹 문화에서는 나오기 힘든 경영실적을 LG디스플레이가 보여주고 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설득시키느라 스트레스도 심하고 마음고생도 심했을 것이다. 어쩌랴 자신의 선택인 것을 말이다.
LED TV의 두께 경쟁에서는 LG전자가 어거지를 쓰고 있기도 하다. 두께논쟁은 무슨, 논쟁꺼리도 되지 않는 것을 가지고, 삼성전자가 시간 아깝게 응대할 필요도 없고 가치도 없는 일이다. 소비자가 양사의 LED TV를 직접보면 그것으로 끝일테니 말이다. 손가리고 아웅하기가 아직도 통할 것이라 믿고 있는 모양인데, 소비자를 무시하는 처사다. 소비자도 눈이 있다. LG전자가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눈을 속이려 들수록 LG 이미지만 나빠질 뿐이란 것이다.
최근에는 휴대폰에 D램이 주력메모리로 자리잡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는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 시장에 모바일 D램을 대체할 휴대폰 용 메모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작은 용량의 '슈도(pseudo)'가 앞머리에 붙은 짝퉁(?)메모리가 계속 모바일용 주력메모리로 쓰일리 없다. 팹리스기업들이 소량 생산해서 경쟁이 치열한 분야지만 대량생산되는 D램의 가격에 미칠 수 없다. 가격 뿐 만이 아니라 속도경쟁도 되지 않을 뿐 더러 용량경쟁도 되지 않는다.
LG전자 내에는 휴대폰용 주력메모리를 예상할 수 있는 사람들도 부지기수(不知其數)다. 또, LG그룹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룹내에 LG반도체 사업의 단꿈을 기억하는 인사들이 아직도 많이 존재하며, 애써 외면하는 것일 뿐 메모리의 힘이 호황기에 어떻게 나타날 지 예견할 수 있는 인사들이 LG내에 많다는 얘기다.
LG전자가 불황기에는 값싼 메모리를 들여다 재미 좀 봤다. 이제 호황기에는 어찌할 것인가? 2분기에 LG전자가 1조원의 영업이익을 낸다면 어닝서프라이즈라고 했는데 LG전자의 분기당 이익규모는 올해안에 하이닉스에게 따라잡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폄하했던 일개 부품기업에게 실적에서 밀리는 경험이 어떠할지 재미있을 거다. 그 때 쯤이면 하이닉스를 인수하고 픈 기업들이 줄을 설 것이고 매각가치는 덩달아 고공행진을 벌일 것이다.
오늘의 주제의 결론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사업구조가 비슷한 IT세트기업이지만 삼성전자는 전통적인 호황기에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을 고수한 기업이고, LG전자는 불황기형 기업으로 탈바꿈을 한 기업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즉, LG전자가 불황기에 재미를 봤고 호황기에도 불황기보다는 낫겠지만 경쟁IT기업들과 비교해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없는 사업구조로 바뀌었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치킨게임을 경험한 부품사업은 호황기에 본전을 넘어 몇 년간 못 벌었던 돈을 챙겨야 한다. 원래 그러려고 되지도 않는 치킨게임을 벌여왔던 것이다. 전의 글에서 삼성전자 DS, DMC사업 부분이 호, 불황을 주기로 이익구조가 다르다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 반복되는 얘기인지라 생략한다.
LG전자도 호황기에 좋은 실적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의 이익규모보다는 덜 할 것이다. 이는 LG전자가 스스로 선택했다. 호황기에 투자할 IT기업 우선순위에서 LG전자는 빼놓아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본다는 얘기다. 그 대신 부품기업에 눈을 돌리는 것이 신상건강에 이롭다는 얘기다. 물론 LG전자에 투자했다가 돈을 까먹을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잘도 살아남는데 도통한 기업이니 말이다. 하지만 LG전자에 투자하면 '기회비용'이란 단어가 머리에서 내내 맴돌 가능성이 높다.
사업이란 모름지기 호황기 때 한 몫 챙기는 것이 아니었던가?
<첨언 17:16>
본문의 "짙어지고"를 "높아지고"로 수정, 개인적인 감정이 많이 들어가서 순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수정했다. LG전자가 오늘도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으나, 포투가 역행하는 글을 쓰는 이유는 스타일이 맞지 않기때문이다. 포투가 보는 LG전자의 사업스타일이 영 마음에 들지 않기때문에, 글이 감정적으로 치우칠 수 있다. 또, 포투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객관성을 지향하지 않는다. 주관적인 글이 지배하는 세상이란 얘기다.
또, 성향문제로 일부 방문자의 댓글도 삭제하고 아이피(IP address)를 막기도 했다. 포투블로그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흐리는 일부 방문자들을 좌시할 수 없다. 포투 블로그에서 성향차이로 인한 부딪침으로 포투 주위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기도 한다. 포투 블로그는 토론사이트가 아니라 포투의 생각을 적은 곳이며, 포투 개인적인 바람은,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이었으면 한다.
이세상에 별에 별 사람들이 많은데 일일히 보조를 맞출 수도 없을 뿐 더러 맞추고 싶지도 않다. 그러니 성향이 달라 벌어지는 댓글 공방은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일 뿐이다.
좋은글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한가지 궁금한점이 있어서 적게되었네요..
본문 내용중 하이닉스가 분기실적이 올해안으로 lg전자를 넘어설 것이라는 내용이 있어서....
만약 2분기실적에 lg전자의 1조실적이 이루어지면.. 3,4분기는 못해도 5~7천억 순익이 예측됩니다..
하이닉스가 그러면.. 그런실적을 초월할수 있으시다는 말씀인데...
그정도로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단기적으로 상승가능한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메모리 가격이 세계적인 불황과 비수기에, 공급 감소에도 이유가 있습니다만, 기본적인 메모리 수요만으로 바닥을 확인하고 턴했습니다. 기본적인 수요란 불요불급한 비용을 자제하는 세계적인 분위기를 일컫으며, 메모리 비수기는 보통 연말, 연초를 지나 가을이 오기 전을 말합니다.
메모리 가격이 반등하면 보통 공급량을 늘립니다. 대만의 팹이 가동율을 높이면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꺽일 것이라 우려가 되곤 했지만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습니다.
낸드플래시는 변수가 적어 D램위주로 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만, D램은 올해들어 전에 DDR3 관련 글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후발업체들이 만들고 싶어도 빠른 시일안에 만들 수 없는 기술장벽이 있다는 점이 하나이며, 모바일 D램의 경우는 휴대폰 탑재가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한 단계 점프하는 속성을 반영하고, MS의 OS(윈도7)효과에 더해, 세계경기가 더 나빠지지 않는다면 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저점으로 8,000억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게 포투의 생각입니다.
모바일D램은 아직까지 낸드플래시와 유사한 과점적인 구조입니다. 올해 그 수혜를 하이닉스가 같이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됩니다. 삼성전자를 경계하려는 노키아와 애플의 구매전략에 의한 수혜도 예상됩니다.
LG전자의 영업실적은 이정희님이 예측하신 대로 2분기를 고점으로 하락할 것으로 봅니다. 보수적으로 보면 LG전자의 이익은 1분기이익에 수렴하지 않겠나 하는 비관적인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LG전자가 최근 몇 분기 좋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은 경쟁기업이 움추려있어 경쟁이 심하지 않아 마케팅비용 축소와 점유율 상승으로 수혜를 봤지만 IT수요가 살아나면서 또 다시 경쟁이 치열해지고 비용이 추가되어 마진이 줄어들 것이라 봅니다. 부품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증가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포투의 글은 근거데이터를 내밀기가 곤란한 글이 대다수입니다. 다른 정보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측이 빗나갈 수도 있슴을 항상 경계하셔야 합니다.
이세상에 별에 별 사람들이 많은데 일일히 보조를 맞출 수도 없을 뿐 더러 맞추고 싶지도 않다. 그러니 성향이 달라 벌어지는 댓글 공방은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일 뿐이다
아 참 공감가는 말입니다. 인터넷에서 몇글자 적는다고 원래 성향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말이죠
포투가 성격이 무던한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내로라하는 파워블로거는 대단한 사람들임을 또 다시 느끼게 됩니다.
오랜만에 왔는데 태그의 구조가 약간바뀌었네요. 영문으로 제목다시던것도 원래대로 바꾸셨고. 그래도 좋은 내용은 여전하십니다.
저는 도시바의 사업축소가 장기적으로 삼성에 악영향을 줄수도 있다는 글이 인상깊었습니다. 예리한 지적이신데 삼성 수뇌부들도 설마 대비를 하겠죠?
태그 뉴스 배치가 빠뀐 걸 알아보시는군요. 아시겠지만, 댓글 아래 첫 네 줄이 태그 뉴스입니다.
삼성이 대비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도시바의 전략변화를 주시하며 서서히 김빼는 전략이 맞을 것 같습니다만 이도 알수 없습니다.
너무 늦게 고맙다는 인사를 올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포투님.. 앞으로도 우민한 중생들을 위해 널리 좋은 정보와 말씀을 남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아이티 대기업들의 기술현황 및 현재상황을 알수 있는 방법이 없었는데..
포투님의 글속에서 많은 깨우침을 받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구요...
좋게 봐 주시는 것은 고맙습니다만, 포투가 쓰는 글이 그렇게 가치있는 글은 아닙니다.
세상에 넘치는, 별에 별, 사사로운 글 중에 하나일 뿐 입니다.
음.. 편견이 좀 있으신듯 합니다. 삼성을 좋아하고 기업가정신을 좋아하고 한나라당을 좋아하시는군요. 언론은 조중동을 많이 보시는것 같습니다. 삼성은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지배자이며 여론조작에 엄청난 능력을 보여줍니다.
삼성을 좋아하지 않으나 LG를 싫어하며, 대기업에는 반감이 있으나 일부 기업가들을 존경하며, 한나라당을 좋아하지 않으나 민주당을 싫어한다고 바로잡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조중동을 즐겨하지 않으며 개념있고 내용있는 신문을 즐겨합니다.
레밍이님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존중받기 위해서는 역시 상대를 존중하는데서 시작됩니다. 완벽한 가치는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포투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먼저 상대방을 인정을 해야 비로소 자기 자신을 높일수가 있죠
하지만...가끔식.....님과 반대되는 논조의 오피니언같은것도 참조 해 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