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를 이용한 SSD(Solid State Drive)가 HDD(Hard Disk Drive)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PC(Personal Computer)에서 삼성전자제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만 간다. CPU, 메인보드 칩셋, 그래픽 칩셋과 메인보드시장은 삼성전자가 진입하지 못하고 있지만, D램과 SSD(HDD를 대체), 모니터용 LCD패널까지 포함하면 PC 전체가격에서 메이드 인 삼성전자 부품의 비중은 상당히 높아져 있다. PC를 구성하는 부품 중에서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역시 인텔의 CPU가 제일 큰 비중이고 가격폭락기를 지나고 있기에 바닥에 떨어진 D램은 가격비중이 상당히 낮은 상태다.
삼성, 미국 PC시장 진출 고심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낸드플래시메모리의 수요를 확대시키기 위해 SSD(Solid State Drive)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서버 및 넷북 또는 노트북 PC용 SSD만으로는 수요확대가 원하는 만큼 늘어나지 못할 것이고, 결국 최대 수요처로 부각되고 있는 데스크탑 PC용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사실 세트(PC)사업에 먼저 진출하고 세트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을 수직계열화하여 자체수급이 먼저이고 나머지 여분의 부품을 외부판매하는 것이 보편적인 사업진행방향인데, 메모리 부품의 경우에는 주객전도(主客顚倒)되는 감이 있다.
삼성전자가 2008년에 메모리 부품사업에 7조원을 투자했다고 하는데, 2008년 4분기에 메모리부품사업에서 영업이익 제로수준에 이어 2009년 1분기에는 적자를 면키 어려운 상황으로 몰린 상태다. 삼성전자가 천문학적인 투자자금을 메모리 부품사업에 투입하고도 대규모 적자위기에 직면했는데, 세계 PC 시장점유율 1, 2위 업체인 HP와 델이 PC 생산을 늘리기 위해 2008년 투자한 투자금은 삼성전자의 투자액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적은 투자를 하는 PC생산업체들 사정은 PC 메모리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그것과는 딴판인 것이다.
PC 세트조립공장과 메모리 부품생산공장 투자액 차이는 상당한데도 불구하고 부품사업으로는 천문학적인 적자를 걱정하고, 1/10 정도의 투자로 세트사업을 하는 기업은 적자는 커녕 메모리부품 가격폭락의 수혜를 받아 승승장구(乘勝長驅)하는 현실속에서 삼성전자의 전략선택이 이제는 달라져야 하는 순간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이미 멀리갈 것도 없이, LG전자가 메모리 사업없이 살아남는 법을 알았다던가, 그래서 하이닉스 인수에는 관심도 없다고 큰소리치고 있는데, 2008년까지는 LG전자의 호언이 들어맞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LG전자가 잘나가고 있듯이 메모리부품을 조달해 PC를 조립해 세계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HP, DELL도 다를 바 없다. 더 나아가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애플 등의 휴대폰 사업자들도 마찬가지다. 메모리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성전자만 ?? 또는 ?이 되는 꼴이다.
포투가 보기에는 과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을 할 수 없었던 엉뚱한 환경이 도래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메모리부품 생산기업들을 보면 도시바, 하이닉스, 엘피다, 마이크론, 키몬다, 파워칩, 렉스칩, 뉴모닉스, 난야, 프로모스 등인데, 이들 기업들의 사업구조를 살펴보면 메모리부품 전문생산기업들이라 할 만하다. 그래도 삼성전자와 차이는 크지만 세트사업에서 비교할만한 기업은 도시바가 꼽히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LCD 패널 부품사업에서도 세계점유율 일등기업이다.
쉽게는 LCD패널과 메모리 부품이 필요한 세트사업에서 삼성전자의 가격경쟁력을 따라올 기업은 전세계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일 인텔이나 AMD가 PC를 제조한다고 나서거나, MS가 PC와 휴대폰사업을 넘보지 않는다는 전제에서다. 인텔, AMD, MS가 세트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그때는 가격경쟁력 우위를 삼성전자와 겨뤄봐야 한다.
2007, 2008년에 걸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메모리부품과 디스플레이부품 생산기반은 불황기를 겪으면서 판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만일 세계경기가 좋아서 삼성전자가 설비투자한 부품공장을 가동해 투자금을 계획대로 순조롭게 회수할 수 있었다면 삼성전자의 고민은 줄어들었을 것이지만, 수요감소로 인해 기투자된 부품공장들을 가동중단해서 손해를 보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는 수요감소로 인한 영업적자 규모와 자체적으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PC사업 진출로 인한 투자리스크를 저울에 올려볼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이를테면 "가만있어도 손해보고, 신규 세트사업을 추진해도 단기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 이렇게도 저렇게도 리스크가 존재한다면, 이미 막대한 투자를 한 부품사업만을 껴앉고 갈 것이 아니라 적은 투자로 고수익을 볼수 있는 세트사업을 공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낫겠다"로 정리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LCD TV 사업에서, LCD패널 부품사업에서 시작해서 LCD TV 세트사업에서 소니를 누르고 세계1위를 달성한 성공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부품 일등기업이 세트 일등기업이 된 것인데, 지금 이시기가 PC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최적의 기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만일 삼성전자가 세트사업으로 본격적으로 발걸음을 디디면 핵심부품공장 하나 없이 부품구매계약에서 큰소리치던 세계 IT업체들을 혼내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그들 IT기업들 발등에 불이 떨어진다. 그들 모든 IT기업들이 삼성전자로부터 구매해 왔던 부품을 다른 업체로 변경한다고 압력을 행사한다면 "그래 가버려라" 큰소리치면 된다. 그들 기업들이 가길 어딜 갈 수 있단 말인가? 설사 발길을 돌린다 해도 그건 먼 미래의 일이다. 세계 점유율 1등기업은 괜히 1등이 된 것이 아니다. 그들 업체들이 필요한 부품 모두를 어디서 구할 수 있으며 그 대규모 수량을 단기간에 어찌 구매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뻔히 예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HP가 삼성전자에서 DDR2 800MHz D램 월 200만개를 구매하던 것을 업체를 바꿔 구입한다는 것이 가능한가 하면 기능할 수도 있다. 그런데, DELL도 이에 합류한다고 하면 그건 얘기가 다르다. 삼성전자의 D램 점유율이 30%에 달하는데 삼성전자의 D램 생산량 만큼 다른 메모리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짧게 잡아도 1년 6개월 정도가 소요되며 부품을 구입하기 위해 메모리 전문생산기업에 계약금을 미리 지불해야 될런지 모른다. 신규 메모리부품공장을 지어야 할테니 그런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 헐값으로 메모리 부품을 구매하던 황금기는 다시 오지 않는다. 이는 세트사업을 전개함에 있어 부품조달이 최우선과제로 대두됨을 의미한다.
만일 삼성전자와 부품을 거래하던 IT기업들이 구입선을 바꾸겠다고 압력을 넣는다면 역으로 삼성전자가 부품공급을 하지 않겠다고 적반하장식으로 나서면 볼만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오히려 이 기회를 기용해서 장기부품공급계약의 주도권을 삼성전자가 틀어쥘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이런 반격을 위해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세계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애써 왔던 것이 아니겠는가?
이 모든 시나리오는 삼성전자가 부품사업에 무지막지하게 쏟아부은 부품생산기반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어차피 메모리부품사업에서 수요감소로 2009년 9월 정도까지는 적자를 봐야하는 상황이라면, 또 그 영업적자가 조 단위를 넘어가는 규모라면, 과격한 세트사업 마케팅을 통해 얼추 비슷한 적자규모로 맞출 수 있다는 경영판단이 선다면 PC사업을 공격적으로 진입하지 못할 일은 아닌 것이다. 말이 조 단위 영업적자지, 그 돈이 어디 적은 돈인가? 부품을 열심히 생산해도, 팔 곳이 없어 공장을 가동하지 못해, 앉아서 손해봐야 하는 딱한 처지로 몰리는 기업은 스스로 위기를 타개할 아무런 능력이 없는 기업들에게 해당되는 일이다. 삼성전자는 다른 부품전문생산기업들과는 다르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다.
벤처기업으로의 삼성전자가 좀 어색한 면이 없지 않지만 꽤 그럴 듯 해 보인다.
문제는 현재의 상황에서 그러한 행동을 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것이겠죠. 옛날에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이 삼성에게 A사 (AMD 아니면 ARM)을 M&A 하라고 했을 때 삼성이 그러지 못한 이유는 인텔이라는 초거대의 압력 때문인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막말로 포투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배째라 식으로 나온다면 지금이야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삼성이 PC, 노트북 사업부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HP와 Dell 같은 초거대 구입처들의 점진적인 이탈로 인해 DRAM 1위를 놓칠 가능성도 다분하다는게 제 개인적인 예상입니다.
현재 대만의 LCD 회사들의 처참한 환경을 보면 삼성의 우려가 괜한게 아니라는 것을 볼 수가 있는거죠.
이래도 리스크 저래도 리스크여서 그 차이가 크지 않다면 방향을 전환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삼성전자가 VIA CPU를 장착한 노트북PC를 출시한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이참에 비아를 인수해버리는 것도 앞으로 다가올, 부딪칠 수 밖에 없는 인텔과의 전면대결에 준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사실 PC업체들인 HP와 델을 넘지 않고서는 인텔에 다가서지 못합니다. 플랫폼이 나오면서 PC제조회사의 기술경쟁력은 많이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상황이 많이 바뀐 것입니다.
또, 서로 간에 몸집이 커지면 영역을 침범하는 일이 잦아질 것입니다. 지금은 무리라 보여도 앞으로 한 달 후에는 어떤 방향으로 바뀔지 누구도 모릅니다.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사실 삼성이 PC 사업에서 HP나 델을 넘으려면 지금까지 힘들게 쌓아온 나름대로의 고급 이미지를 상당수 버려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대만이나 중국에서 값싸게 제품을 생산해줄 회사들을 섭외해야하며 HP나 델에 물건을 공급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포기해야합니다. 삼성이 정말로 PC 업체가 되겠다고 마음 먹지 않는 이상 삼성이 PC 사업에 제대로 진출하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그리고 VIA라는 업체가 겉으로는 꽤 기술력이 있어 보여도 사실 핵심 기술력은 많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차피 CPU 사업에서는 선두인 인텔이 2등인 AMD과 상당한 기술력 차이를 보이고 있고 약점이 될 수 있는게 저전력 모바일 CPU인데 이것도 곧 나아지거나 ARM에게 잠식 당하리라 봅니다. 삼성이 필요한 것이 생산시설이 아니라 기술력이라는 점에서 꼭 CPU 업계에 진출하겠다고 한다면 어정쩡한 VIA보다는 ARM을 먹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ARM에 대해서는 제가 전에 쓴 글에 언급을 한 바 있습니다만, 비아와 ARM의 차이는 ARM은 내장코어 라이센스 영업에 치중을 해서 기술이 전세계에 퍼져있어 CPU기술의 신규 독창성이 부족해 내장용의 어플리케이션IC에 적합할 것이라 보이고, 비아는 어쨋든 흉내내기 어려운 독창적인 CPU라고 보고 있습니다.
양사 모두 삼성전자가 보유하지 못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CPU사업진출에서 인텔의 압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ARM이, HP와 DELL에 자극을 덜 주고 PC시장에 진입하는 방법으로는 AMD보다는 VIA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정부는 삼성에게 차사라고 하던데요.
잘 풀리면 자동차도 TV사업부처럼 SDI의 2차전지와 LSI사업부의 차량용 반도체 사업의 안정적인 소비처가 될 수도 있겠네요 - 테크윈이 엔진도 만들던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에 이루어진다면 회장님의 오랜 숙원 하나가 풀리는 걸까요.
이거저거 다하는 문어발 공룡이라고 여론에게 쪼이지만 경쟁력만 있을 수 있다면 남들보다 잘 살아남기 위해서는 맞는 방향인 것 같습니다.
하이에서 로우로 이름을 바꾸셨나 봅니다. 로우닉스라는 회사가 우리나라에 있었나 잠시 생각했었습니다.
쌍용차와 지엠대우를 묶어 삼성이 인수하면 어떻겠나 하는 책임질 수 없는 말을 일부 정부인사가 한 모양입니다만, 전에 정치인들이 삼성차가지고 난리를 쳤던 일을 생각해 보면 참 답답한 인간들입니다. 민간인이 사업 좀 하겠다는데 정치인들이 말리려고 설치고 다니는 나라는 세계에서 드물겁니다.
시너지를 생각해 본다면, 삼성보다는 투자처를 찾고 있는 포스코가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대우조선해양 만큼은 아니지만 자동차도 쇳덩어리가 많이 쓰이니 말이지요. 삼성이 또 자진해서 나서게 되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것이니, 국익을 위해서 삼성이 떠맡아야 한다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어려울 것이라 봅니다.
포스코는 이구택회장이 자진사퇴하면서 후임이 누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사령탑이 바뀌고 나서는 분위기전환을 위해 뭔가 새로운 바람이 필요해 그 대상이 자동차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나저나 로우닉스가 하이닉스로 이름을 빨리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실 정부 인사가 저런 무책임한 발언을 계속하면 안됩니다. 삼성도 지금 반도체와 LCD에서 계속되는 치킨게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거기에 차까지 하라니요?
쌍용 + GM대우의 합작회사가 삼성의 수요처가 되려면 일단 기술력이라는게 있어야하는데 쌍용의 기술은 아시다시피 10년은 뒤쳐져 있고 GM대우는 합병 이후 생산만 했지 핵심 기술 개발은 전혀 안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삼성이 실제로 인수를 하게 된다면 수조원 (혹은 수십조)의 자금이 투입되어야 할텐데 그러려면 차라리 대형 전자회사를 먹거나 기술 개발에 열중하는 편이 훨씬 이익이라 봅니다.
또한 삼성이 이미 자동차 사업에서 실패를 한 적이 있는 이상 국민들이 이러한 행동을 용납하지도 않을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