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TV 에지방식과 직하방식의 두께경쟁 3cm 대 9cm
WVGA(480×800)급 AMOLED와 WVGA급 LCD 디스플레이
LED TV 240hz 에서 초당 240장과 120장 + 120장 블랙처리
애플 아이폰과 같은 정전용량 방식의 멀티터치(Multi-Touch) 기술과 원핑거줌(One-Finger Zoom) 기술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방을 벌이고 있는 IT기기 관련 이슈는 위와 같다. 가만히 양사의 공방포인트를 보면 기울기가 한 쪽으로 기운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억지 고집이 엿보이는 기업이 있다. 오랫동안 치열한 경쟁을 해온 국내 양대 IT기업중에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기업이 있는 반면에 다른 한 기업은 여태껏 해왔던 2등기업 행보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베끼기사업을 주력으로 사업을 키운 점에서는 둘 다 같은 처지여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출은 늘어도 실속은 없는, 대신 돈벌어 주는,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양대기업들 간의 비슷했던 경쟁에 균열이 생긴걸까를 생각해 봤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트시장에서 치열하게 맞붙어 왔다. LCD TV, 휴대폰 사업부문이 그러했다. LCD TV사업에서는 LED BLU를 적용한 LED TV를 선도적으로 출시한 삼성전자와 이제서야 출시예정인 LG전자 최초(?)의 스마트폰을 보면 기울기가 느껴진다. 삼성전자는 빠른 길을 가고 있고, LG전자는 여태 해왔듯이 느릿한 행보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 열풍은 이제 먼 과거의 일이다.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에서 LG전자는 한편으로 비켜나 있었다. 그리고, 스마트폰 시장이 커질대로 커져서 이제야 마지못해 진입한다는 투를 견지하고 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면서 물밑에서 많은 움직임이 있었을 거다. 스마트폰은 PC폰이니 PC에서처럼 임시버퍼 역할의 D램이 필요하고 멀티미디어 파일을 담을 하드디스크가 필요하다. 휴대폰에서 돌아가야 하니 소비전력을 낮춘 모바일 D램이 필요한 것이고 부피를 줄여야 하니 하드디스크 보다는 낸드플래시를 꽂는다는 점이 PC와 다를 뿐이다. 이제 LG전자가 스마트폰을 출시한다고 하니 삼성전자와 메모리 사업에 있어 대척점(對蹠點, antipodes)에 있는 하이닉스가 수혜를 보겠다는 뉴스가 국내뉴스에 넘쳐나야 함에도 아직 포투의 눈에 'LG전자 스마트폰 출시는 하이닉스 수혜'라는 기사를 보지 못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언론에 모바일D램과 낸드플래시메모리는 어느 업체로부터 구매하는지 자신있으면 공개해 보라고 말해 주고 싶다. 애국심에 기댄 마케팅은 한물갔다고는 하지만 국민주주기업으로 떠오른 하이닉스 주주들이 휴대폰을 구입할 때 한번 쯤은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그 많은 하이닉스 주주들이 휴대폰을 구입할 때 비슷한 성능에 비슷한 가격이라면 LG휴대폰을 선호할 것이라 예상한다면 억측일까를 생각해 보면 된다. LG전자가 국산메모리(하이닉스 메모리) 채용 마케팅을 펼친다면 적어도 마이너스 마케팅이 되지 않을 것이다. LG전자가 하이닉스로부터 모바일D램과 낸드플래시메모리를 전폭적으로 구매하지 않는다면 LG전자의 구매대상기업으로 떠오를 기업은 그렇게 많지 않다. 모바일 D램은 엘피다, 낸드플래시메모리는 도시바가 물망에 오를 거다. 태평양 건너 있는 마이크론은 메모리가격에서 좀 무리다.

2년 넘게 치킨게임을 벌이며 국내 반도체산업의 체력이 많이 약해져 있다. 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양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반도체 전방산업에 기대는 장비, 재료기업들을 포함하면 반도체산업은 국가경제에 많은 포지션을 차지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에 보탬이 되기는 커녕 경쟁사를 돕은 이적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려는 기업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LG전자다. 그런 '일본기업에 퍼주기' 짓을 해서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면 할말은 없지만 가격경쟁력있는 국산메모리를 적극구매하면 LG전자 영업이익은 더 많아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포투는 글 제목을 먼저 정하고 글을 시작하는데, 꼭 쓰다보면 다른 길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종종있다. 그렇다고 애써 써 놓은 것을 지우고 원위치로 돌아가기는 좀 그렇다. 사업보고서나 논문을 작성하는 것이라면 방향을 다시 찾아야 하겠지만 지금 쓰는 글은 블로그에 올릴 내 생각을 담은 글이다.

어쨋든 다시 주제로 돌아 가면, LG전자는 경쟁상대로 삼성전자가 남아있길 바라겠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역사의 뒤안길로 잊혀질 판이다. 돈이 안된다며 거리를 뒀던 부품사업에서 차이가 너무 나 버렸다. 삼성전자와 공방을 벌이는 이슈가 과거에도 종종 있어왔지만 최근 정도의 기울기를 보인 적은 없었다. 도대체 논리가 타당해야 싸움거리가 되는 것이지 요즘 LG전자의 변명은 억지다. LG전자가 부품은 언제나 구할 수 있는 거라며 폄하했던 댓가를 치루는 중이기도 하다. 물론 이는 LG전자 만이 겪어야 하는 고통이 아니다. LG전자는 그저 삼성전자와 지근에 있다는 점에서 그 고통이 가중되는 것일 뿐이다. 또, LG전자도 삼성전자가 정상에 오른 부품사업에의 기회를 언제나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더 아픈 것이고 말이다.

포투가 생각하기에 이제와서 LG전자가 하이닉스를 인수하기에는 타이밍을 놓쳐버렸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하이닉스는 손 안에 항상 머물러 있어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잡을 수 있는 새라는 생각을 접어야 한다. 하이닉스를 인정하고 동반자로 맞이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는 것이다. 미련하게 하이닉스 메모리 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일본산 메모리를 구매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이미 떠나 버린 새이기에 전략적으로나 타산적으로나 변명의 여지도 없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격경쟁력을 스스로 깍아내린다면 정작 경쟁해야 할 삼성전자와의 세트대결에서 밀려나 버린다. 아니 이미 밀려나고 있고 LG전자가 변화를 모색하지 않는다면 그 격차는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LED TV를 출시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맛봤다. 맛을 본 자가 더 맛있는 먹이를 찾아 낼 수 있듯이, 삼성전자의 먹이(신성장 IT기기 사업아이템)찾기 사업추진에 가속력이 붙을 것이다. LG전자는 아직 맛보기사업을 일궈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디스플레이 부품사업을 하면서도 선도투자를 하지 못한 이유와 메모리 사업을 하지 않으면서 고가의 메모리를 구매하는 웃기는 전략때문에 LG경영에 구멍이 나 있어서 그렇다고 보고 있다. 메모리의 경우는 LG전자가 부품사업을 하지 않으니 더 적극적으로 부품기업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옳다. 없는 사업이니 가진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길은 그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 메모리 기업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 한다면 할말이 없다. 그러면서 그 일본 메모리 기업들과의 공조강화로 더 비싼 메모리를 들여온다고 한다면 더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LG전자는 분기마다 매출과 이익에서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s Surprise )를 외치고 있다. 더 벌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버리면서도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만일 LG전자가 주어진 이익을 제대로 챙겼으면 적어도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LG전자 입장에서는 같은 나라에 삼성전자가 있다는 점이 불행한 일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 대목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그토록 '너죽고 나실기 식'의 경쟁을 해 왔기에 지금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있었다는 반론이 많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차이가 심하게 벌어지려 함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가 삼성전자의 경쟁자로 남으려면 좀 더 분발해야 한다는 생각인 것이다.


  1. 바다펭귄 2009/06/20 01:07  address  reply

    위에서 들어주신 LG vs 삼성의 예 중에서 터치 기술은 빼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전 방식의 터치스크린은 전세계적인 대세로서, 삼성도 하고는 싶지만 특허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독자적인 원핑거줌 기술을 사용하는데 비해서 LG는 독자기술로 해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쩄든 양사 모두 칭찬 받을 사례라고 봅니다. 특히 삼성에서 독자적인 기술로 저런 것을 개발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러나 LG가 삼성전기에서 '두꺼운' LED BLU를 사오면서 그것을 가지고 삼성전자의 '얇은' LED TV와 상대하겠다는 발상은 참 웃깁니다. 특히 저 LED BLU를 사오면서 LG의 경영진이 꽤나 굴욕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선일보에서 꽤나 재미있게 다뤘었죠. 뭐, 그렇게 굴욕을 당해서라도 물건을 받을 수 있으면 다행입니다만... (참고로 소니는 아예 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음)

    • 포투 2009/06/20 07:15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멀티터치 기술 관련해서는 예에서 뺄까 넣을까을 잠시 생각했었습니다만, 잠시 찾아보니 LG가 구현한 방식이 애플의 그것과 유사한 정전용량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보통 특허침해소송은 시장이 성숙한 다음에 벌어지는 경우가 많고, 삼성도 비슷한 방식의 멀티터치 방식의 기술 쯤은 보유하고 있지 않을까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지금은 LG가 고유한 자사특허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여 특허문제에서 자유롭다고 하지만 그것은 현재(애플이 특허침해 제기하지 않는)에서 그런 것이라 보입니다. 물론 LG에서 그렇다 하면 그렇다고 믿어줘야 하지만 요즘 LG는 삼성에 많이 뒤지고 있어 개인적으로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정치에서 흔히 얘기하는 국면전환용 언론플레이가 아닐까하는 의혹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멀티(투핑거)터치와 원핑거터치 관련해서는 삼성이 애플의 특허에서 벗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원핑거줌 기술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멀티터치는 언제 터질지 모를 뇌관을 안고 가는 것이라 보이고요.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어찌 흘러갈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흘러가는 분위기로 보면, LG가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현 시점이라면, LG가 하는 말을 그대로 믿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습니다.

  2. 이방인 2009/06/21 01:21  address  reply

    좋은 글 많이 보고 갑니다. 잘못하면 LG전자의 작년과 올해의 어닝써프라이즈가 사상누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역시 하이닉스는 원주인에게 돌아가야 윈윈이 되겠네요. LG 전자도 하이닉스도 점점 경쟁에서 쳐지는 형국이...

  3. 대갈장군 2009/06/23 20:56  address  reply

    문화의 차이인것 같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에서 그리고 LCD 에서 그리고 최근에 TV 까지 세계1위를 맛본 기업으로서, 이미 오래전부터 이제는 애플의 아이팟이나 닌텐도의 위와 같은 독창적인 그리고 시장을 새로 만들어가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다음목표 내지 사명감(?)을 가진반면... 엘지는 비록 (에어콘에서 세계1위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그들의 목표를 보면.. 많은 부분에서 세계3위 내지 세계5위가 아직은 한계인듯... 그러한 차이가 결국은 기업의 문화로 굳어지고, 그러한 기업문화는 다시 악순환이 되어 포투님이 말씀하신 위와 같은 더 큰 차이를 만들어 가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참고로...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기업문화, 세계1등을 추구하는 기업문화는 물론 차이는 있겠지만.. 수직계열화한 SDI나 전기 등에도 전파가 되지 싶습니다.

    암튼 그럼에도 백색가전에서 영업이익률 10% 를 창출해 내는 LG전자의 양산능력은 대단해 보입니다..
    아울러, 최근의 획기적으로 발전한 LG 폰의 디자인을 보노라면...

    늦었지만 혹시라도 하이닉스를 인수하여 명실상부하게 전자에 버금가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좀 더 큰 목표를 가지고 공격적인 행보를 가져간다면... 삼성전자 못지 않은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그 거대한 조직이 그렇게 변해간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서도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포투 2009/06/23 23:10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LG전자 실적만을 보면 잘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비교하기에, 비교할 수 밖에 없기에, 그리고 더 잘할 수 있는데 안하려 하기에 답답함이 느껴진다는 생각입니다.

  4. 나그네 2009/07/20 12:51  address  reply

    삼성전자가 2000년 이후 세계적인 기업이 됐고
    특히, 순이익 때문에 가치가 많이 커졌죠.
    그냥 겉보기엔 좋아보이지만, 사상누각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삼성전자가 하청업체에서 가격 인하해서 얼마를 절감한다는 내용 보고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그 금액을 빼보니 삼성전자를 오늘에 있게한 그 순이익 부문이 많이 초라해 지더군요.
    지난 십년은 잘 왔지만 그런 안일함이 지속되는한 영원한 세계1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겁니다.

  5. 인간 2009/07/24 21:37  address  reply

    그래도 제 생각에 LG가 삼성보다 항상 앞서는건 디자인인것 같습니다...
    그래서 같은제품은 저는 LG껄 선호하게됨 .. 안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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