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0년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16라인 기공식에 이건희 회장이 참석한 직후 발표가 이뤄졌다. 삼성전자가 오너 경영복귀 쇼를 벌인 것이다.
투자를 몇 년간 미뤄놓고 한 방에 터트려 주도권을 유지하는 방법은 이제 효과가 없다. 이런 방식으로 LCD 주도권은 LGD로 넘어간 상태다. 삼성전자가 가진 것을 잃은 것이다. 메모리사업에 9조원을 투자한다지만 낸드는 도시바에게 넘겨줄 공산이 크다. 결국 삼성전자가 쇼를 위한 준비로 세계 1등이었던 LCD패널과 낸드플래시는 2등으로 밀려나게 된 것이다. 이제 D램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삼성전자의 9조원의 메모리 투자는 대부분 D램 쪽에 촛점이 맞춰질 것이다. 1등이 폼나고 그나마 지금 삼성전자가 수성 또는 확대할 수 있는 분야는 D램 만 남아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부품사업에서 시설투자를 한방에 터트려 생산물량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재미를 봤던 삼성전자였으나 이제 LCD와 낸드는 물건너갔고 D램만이 남았으니 거의 올인되다시피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있다.
이건희 회장은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IT업계의 최대화두인 스마트폰 전략은 제시하지 못했다. 영역을 벗어나는 분야이기 때문이라 이해할 수 있다. 삼성SDS가 티맥스소프트를 인수한다는 루머가 돌고 있을 뿐이다. 삼성식 기존 투자방식과 스마트폰 사업은 어울리지 않고 있다. 이는 보는 눈이 한결 같아서 그렇다. 이는 인지상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기업을 경영하기 위해 오너경영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책임을 지고 길게 내다보고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이다. 그러나, 오너경영의 단점은 한방주의에 있다. 오너가 크게 저질러 놓고 길게 갔는데 길이 아니게 되면 위기를 맞곤 했었던 것이다. 이런 오너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서 오너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이란 검증된 사업에서의 한방 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한방은 결국 잘알던 사업분야인 D램쪽이었다. 그러면서 슬그머니 LCD와 낸드를 놓아 버렸다. 삼성전자의 오너 한방주의 고수로 해당사업의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변함없는 쇼를 보면서 스마트폰 사업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보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은 오너가 볼 수 있어야 나아가는 구조인 것이다. LG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LG가 시행착오를 겪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삼성이 이왕에 쇼를 벌인다면 1차, 2차에 이어 3차 쇼가 준비되어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다. 신사업, D램 시설 투자에 이어 삼성전자가 가장 고전하고 있는 이타, 상생에서 쇼가 나왔으면 한다는 것이다. 독식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삼성에겐 어울리지 않는 길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야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1월에 16라인에 투자한다는 뉴스는 이미 나와서 기존에 있는 건물을 쓰는 것인줄 알았는데 새삼스럽게 16라인 기공식 이야기가 나오네요.
제 블로그에서 16라인을 검색해보니 1월 27일에 제가 쓴 글이 있더군요. 그 후에 안한다고 했다가 이번에 한 모양입니다.
16라인을 1월에 한다고 언급한 삼성사람이 있는데, 오너가 경영복귀하면서 바보 만든 셈이지요. 힘없는 삼성 샐러리맨의 비애입니다.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겉으로 들어난 정황을 보고 글을 쓰기에 내부 돌아가는 사정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제서야 플래시를 강화한다고 하니 많이 늦은 대응입니다. 빠르고 늦고가 핵심경쟁요소인 메모리사업이니 말이지요.
다음 쇼는 어떨지 기대됩니다.
한국기업들 특히 삼성의 쇄국정책 문화가 문제이긴 하지만 해외에서 보면 그래도 삼성만한 기업도 이세상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도 가끔 듭니다. 메모리 반도체 제풍들을 세계1위로 팔면서 모바일폰, 가전, TV, LCD, PC, Laptop, HDD, SSD 등등을 한꺼번에 제조/판매하는 단일 기업은 아마 지구상에 삼성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문제이기도 하지만요. 애플에서 iFridge (냉장고) 를 판다면 누가 살려나 모르겠습니다. iPhone과 연동이 되는 냉장고 세탁기가 나올 날도 있겠지요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