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신사업을 추진한다며 23조를 10년에 걸쳐 투자한다고 한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경영복귀한 후 첫 일성이다. 그런데, 기존사업의 투자계획은 빠져 있다. LCD, 반도체 투자는 정지상태고 스마트폰 사업도 마찬가지다. 전날은 갤럭시A 800을 주제로 글을 쓰다가 삼성AP가 아닌 TI라는데 동력을 상실해 버리기도 했었다. 맥빠지는 일이다. 삼성이 상식을 비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이 기존사업을 버리려 함인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부품사업은 재미없는 사업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세간의 잣대를 보기좋게 무너뜨리며 승승장구해 왔다. 부품사업으로 세계 IT기업의 선두권으로 치고 나간 것이다.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은 아직까지 부품사업이 주다. 지금 주력사업은 주도권 상실위기다. 그런데도 이건희 회장 복귀후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냥 스탠바이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이건희 회장 복귀가 즉흥적으로 아무런 준비없이 돌발적으로 벌어진 이벤트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배경이다.
부품은 그렇다쳐도 스마트폰 사업은 놓칠 수 없는 사업이 분명하다. 갤럭시A에서 보듯 삼성AP가 아닌 TI AP를 구매할 정도로 정신없는 스마트폰 사업부다.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IPS 디스플레이 준비가 부족해 LGD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애플의 A4 파운드리 수주에 올인해 시스템IC사업부 몫의 캐파를 줄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드는 요즘이다. 삼성AP에는 담지 못하는 삼성 메모리기술을 A4에 담뿍 담아 보이는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누구는 땅파기 전문가여서 부동산 잡기와 포크레인 밖에 안보이고, 누구는 공백기에 세상이 많이 변해 흐름을 놓쳐 따라가지 못해 대응을 하지 못해 신사업 쪽으로 만 눈길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신사업은 가는 데에 여러 길이 있고 옳고 그름을 논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변수가 생기면 수정해 나가면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애플과 구글과 경쟁하지 않고서는 IT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다. 피해서 될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폼나는 신사업 발표는 약해진 기존사업을 추스리고 해도 늦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다.
삼성 신사업을 보면 바이오 제약 쪽이 새로워 보이는데 바이오시밀러 사업이라하지 않고 바이오, 제약이라 한 이유는 바이오시밀러가 복제약이란 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을 시작할 때의 삼성핵심기술은 리버스엔지니어링이었다. 바이오시밀러로 삼성이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복제, 카피에는 일가견이 있는 기업이 삼성인 것이고 그쪽 분야에서 만큼은 세계 제일을 자신하는 내부 분위기이지 싶은 것이다. 간판은 바이오, 제약으로 걸어 놓고 안에서는 복제에 매진하는 전략일 수 있다.
스마트폰 주도권을 애플에 내어주고, 플랫폼 주도권은 구글에 내어주는 이유는 삼성DNA가 카피에 방점이 찍혀 있슴이다. 작은 기업이 가야 할 길이 있고 큰 기업이 가야 할 길은 달라야 한다. 삼성의 카피약 사업이 본격화될 즈음에서 기존세력의 반발이 거셀 것이다. 이는 삼성이 준비만 하고 끝나버릴 수도 있슴이다. 아니 복제약 공장으로 남을 수도 있겠다.
세상에 무임승차는 없어야 한다. 그래서 폐혜가 많아지면 막아왔던 것이 여태껏 흐름이었다. 벌써 오바마 의료보험 개혁법안에 의지가 담기기도 했다. 또, 혁신제품에는 프리미엄을 기꺼이 얹어주었던 것도 마찬가지다. 아직 애플과 구글이 왜 성공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는 삼성이란 생각이다. 삼성 만의 카피전략이 성공하길 바래야 한다는 것이 좀 그렇다. 그럼에도 카피 길을 가겠다면 성공을 위해 발빠르면 좋을 것이다. 제도로 막아서기 전에 속전속결이 필요하단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