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6개 총괄조직에서 디바이스 솔루션(Device Solution) 부문과 디지털미디어 & 커뮤니케이션(Digital Media & Communications) 부문으로 나누고 이윤우 부회장이 부품부문(디바이스 솔루션)을 맡고 최지성 사장이 세트부문(디지털미디어 & 커뮤니케이션)을 맡아 부문을 각자 경영한다고 한다.
이윤우 `부품`·최지성`제품`…`2개의 삼성전자` 출범
삼성전자가 부품과 세트로 사업부로 나누게 되면 기존의 LCD패널부품의 LCD 총괄과 LCD TV의 디지털미디어(DM) 총괄이 대만산 LCD패널 구입을 두고 빚어졌던 혼선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된다. 사실 가장 좋은 사업부 구분은 세트를 중심으로 홈 디지털 사업부가 TV용 LCD패널 부품공장과 관련 시스템IC 반도체공장을 통합하고 모바일 사업부가 모바일용 LCD패널 부품공장과 모바일 메모리용 반도체 공장과 모바일IC 시스템IC 반도체 팹을 아우르고, PC사업부가 노트북PC와 모니터용 LCD 패널 부품공장과 D램과 SSD용 플래시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아우르는 식으로 세트별로 통합된 사업부가 경영혼선에 따른 잡음이 나지 않고 독립경영을 통해 각 세트 사업부별로 세계1위를 도전하는데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이는 그동안 총괄 간 내부경쟁이 심했기에 시너지효과보다는 마이너스효과가 더했지 않았나 하는 판단에서였는데, 이제는 그 구도가 더 심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여섯 개 조직에서 두 개의 조직으로 뭉쳐져서 각자 힘이 강해진 세트와 부품부문간의 내부경쟁이 극심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는 것이다.
LCD TV같은 경우 앞으로 부품이니 완성품이니 하는 구분은 없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SSD사업은 부품부문에서 하기보다는 세트부문이 맡을 것으로 보이는데, 다른 외부업체에 SSD용 플래시메모리를 판매하듯이, 삼성전자 내부 세트부문에 같은 플래시메모리를 공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즉, SSD용 플래시메모리를 양산하는 반도체공장에서 모듈작업을 마쳐 한 공장에서 SSD를 완성짓는 것이 원가경쟁력에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만일 SSD 세트 사업부가 있어 부품과 세트를 아우르고 있다면 부품공장에서 세트공장으로 부품을 보내기 위해 포장하고, 운송하고, 보관하는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이 한 공장에서 세트를 만들어 낼 수 있어 가격경쟁과 마케팅에서 강점을 가질 것이다.
문득 삼성전자가 부품과 세트로 사업부를 나눈다는데 한 가지가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부문은 바로 통합부문에 관한 것이다. 외부 판매용과 삼성전자 내부 소비용 부품은 나누어져야 한다. 외부 판매용 부품을 가지고 삼성전자 내 세트부문이 세트를 완성해내는 것은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부품과 세트부문으로 사업부를 나눔으로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살리면서 과도한 내부경쟁으로 빚어지는 혼선을 막기위해서 통합부문이라는 조직이 있어 내부용 부품 또는 반제품을 만들어내거나 부품공장과 세트공장을 통합해 운영하던가 하는 삼성전자 내 부품사업과 세트사업을 통합적으로 조율해내는 조직이 필요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업체들을 보면, 물론 도시바와 인텔의 경우는 예외지만, 부품전문회사와 세트전문업체들로 나눌 수 있다. 이에 대한 삼성전자의 경쟁대응을 외형적으로 보면, 부품사들과는 부품으로 세트사에게는 세트로 각기 전문적으로만 경쟁할 뿐이다. 삼성전자가 부품과 세트사업을 동시에 하면서도 그 장점을 끌어내 경쟁사를 압도하지 못하고 부품과 세트경쟁에서 너무 순수하게 다가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메모리부품만 하더라도, PC용 D램은 범용부품으로 묶여있어 어쩔 수 없다쳐도, 모바일용 메모리에서는 굳이 부품과 세트로 구분할 필요가 없다. 휴대폰 세트공장에서 외부 판매용 모바일 D램이나 노어플래시를 회로기판에 조립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휴대폰 내의 주변회로를 집적해 IC를 만들고 모바일 D램을 패캐징할 때 하나의 IC로 적층시켜서 휴대폰 크기를 줄일 수도 있는 것이며, 모바일 메모리 부품공장에서 휴대폰용 회로기판에 메모리 IC를 장착해 휴대폰용 반제품을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LCD TV나 LCD 모니터 같은 경우는, 전에 쓴 글(LG디스플레이(LGD)와 애플과의 계약을 보며)에서도 언급했지만, 세트공장에서 TV나 모니터, 노트북PC를 조립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이는 부품공장으로서의 LCD패널공장이 앞으로 가면 갈 수록 세트공장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품생산에서 내부용과 외부 판매용으로 나뉘어 운용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통합조직은 R&D와 반제품 사업을 겸하며, 각 부품과 세트부문의 일정 부서와의 인터페이스를 위한 인력이 각 사안별로 모이고 흩어지는 임시조직으로 운영되면 어떨까 싶다. 만일 이런 모험적인 시도가 뚜렷한 성과를 보인다면 지금의 부품과 세트부문으로 나누고 있는 삼성전자 내 사업조직을 삼성전자 내부용 반제품 부문을 하나 더 만들어 3개 부문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가 세트와 부품부문으로 사업을 나누면서 시너지효과를 낼 것인지, 내부경쟁이 과열양상으로 치닫아 쓸데없는 비용을 치룰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각 부문을 연결하고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부분이 필요하단 생각이다.
2009년을 맞이하여 삼성전자가 PC와 휴대폰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삼성전자 최고의 강점이 한 회사가 수직계열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였는데 이상하게 점점 그러한 장점을 버려가고 있네요. 물론 저렇게 함으로써 인텔이나 노키아 같은 경쟁자이자 대형 바이어들에게는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겠습니다만 아무래도 내부에서의 쓸모 없는 힘 겨루기가 삼성전자의 경쟁력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내부경쟁이 필요할 때가 있고 상호협력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이를 중간에서 조율할 이가 없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어떤 이유에선지 신기술과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었던 점이 있지 않았나 싶고, 전 이건희삼성그룹회장께서 물러날 즈음에 있었던 경영공백과 이후 후계자가 전면에 나서기에 시간이 걸림에 따라 당분간 외부경영진으로 그룹을 이끌어갈 수 밖에 없어 경쟁을 더울 유도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직설적으로는 지금 현 체제가 현 상황에서는 최적이라는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집의 관리측면에서 보면 그렇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