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S(Device Solution)와 DMC(Digital Media & Communications)를 키워드(key word)로 포투블로그로 유입하는 방문자들이 많아졌다. 1,000명의 방문자수를 가볍게 넘겨준 일등공신 키워드인지라 이에 부응하는 마음으로 글을 시작한다. 지레짐작으로는 3월 11일을 즈음해 언론에 나온 삼성그룹 2009년 채용계획이 발표되면서 삼성전자 기업정보를 구하던 차에, 작년 말에 삼성전자가 조직개편을 하면서 DS와 DMC부문으로 독립채산제(self-supporting accounting system) 경영을 한다고는 하는데, 그것이 어떤 것인지, 무슨 장단점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에 기인한 것은 아니겠는가 추측하고 있다. 삼성전자 면접을 볼 때 질문으로 나올 가능성이 제일 높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삼성전자의 DS와 DMC는 부품(DS)과 세트(DMC)부문으로 조직을 나눈 것이다. 나눈 이유는 부품과 세트부문이 사업방향이 다르고 각 부품 또는 각 세트를 통합해 관리, 영업조직을 묶음으로써 조직의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부품과 세트사업에 있어 사업방향이 다르다는 것은 크게 보면, 부품사업은 아무리 많이 생산해내도 부품을 소비자에 직접 공급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는 부품사업의 태생적인 한계다. 그래서 부품사업에서 가장 고려돼야 하는 점은 거래하는(공급하는) 세트기업의 확보에 있다. 공급선이 미리 확보되어야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삼성전자가 소니와 LCD패널 합작사(S-LCD)를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LCD패널의 경우 VA방식의 삼성전자 진영과 IPS방식의 LG디스플레이 진영간의 표준경쟁에서 세계1등 TV 업체였던 소니와 합작해 LCD패널부품을 공급함으로써 주도권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하기도 했다. 메모리 같은 경우는 진영간 경쟁이 없고 인텔이 정해준 규격으로 메모리부품회사들이 인텔으로부터 메모리부품인증을 받아 공급하는 구조인지라, 꼭 삼성전자 메모리일 필요가 없이 파산위기에 빠진 키몬다산 메모리라 하더라도 대체가 가능하기에 물량경쟁을 통해 경쟁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켜 전체공급량을 줄여야 살아남고 나아가 성장할 수 있는 사업구조이기에 치킨게임이라는 웃기는 게임이 몇 년간 지속되고 있기도 한 것이다.
이에 반해 세트사업이 부품사업과 크게 다른 점은 세트제품은 마케팅을 통해 공급을 자체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부품사업은 세트기업의 요구에 따라 부품가격이 내려가기도 하고 부품공급량이 수요에 비해 초과되면 부품가격이 원가이하로 내려가기도 한다. 그러나, 세트사업에서 세트제품의 가격은 세트기업이 책정한다. 세트사업의 성패는 부품사업이 원가이하로 떨어진 부품가격때문에 손실이 발생하는 것과 같이 공급초과에 따른 세트가격의 하락에 따라 원천적으로 마진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세트사업 사업계획상 생산된 세트제품을 계획대로 못팔아 재고로 남으면 손실을 보는 구조이다. 세트제품은 기업간 거래용 제품이 있고 소비자향 제품으로 나뉠 수 있는데, 삼성전자의 경우는 소비자향 세트제품이 주류다. 이렇다 보니 역시 삼성전자의 세트사업의 성패는 소비자의 요구를 적시에 반영한 제품을 경쟁사 보다 먼저 출시할 수 있느냐에 따라 가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품사업인 경우는 세트기업의 업황에 의존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세트기업에 매달리는 구조이지만 세트사업인 경우는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된다. 이래서 소비자 감성마케팅이니 하는 말이 나오기도 하는 것이다.
이제 삼성전자의 DS와 DMC부문의 장점을 본다면, DS부문의 경우는 기존에 반도체, LCD총괄로 대표되는 부품사업 부문을 DS부문으로 묶으면서 불요불급(不要不急)하고 산재된 조직을 슬림화시켜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노리는 동시에 영업력이 강해지는 장점이 있다. 관리조직과 영업조직이 통합되면서 거래하는 공급선(외부 세트기업)에 소수의 인력투입만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공급선 기업 중 델과 애플같은 경우는 삼성전자의 LCD패널과 반도체메모리부품을 동시에 구매한다. 기존의 경우라면 LCD총괄과 반도체총괄의 해당총괄 영업사원들이 번갈아가며 해당기업들과 접촉을 해야 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LCD패널과 메모리부품을 모두 생산해내는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LCD패널 영업조직은 LG디스플레이나 대만, 일본의 LCD패널생산업체와 일대일로 경쟁하는 구도였다. 이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비효율일 수 밖에 없다. LCD패널을 삼성전자로 부터 사가는 기업이 메모리부품도 사가는 경우 삼성전자 내부 영업조직간에 혼선이 생길 수도 있다. 외부세트기업입장에서는 삼성전자내부가 총괄로 나뉜 바에 상관없이 연결된 루트를 통해 타 총괄의 부품구매를 타진할 수 있는데,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자체적으로 응대하지 못하고 해당 총괄 영업조직으로 연결해 주어야 했다. 이런 비효율을 없애기 위해 삼성전자 내의 부품조직을 DS부문으로 한데 뭉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거래고객별로 공급되는 부품 모두를 원스톱(one-stop)으로 공급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부품 경쟁기업에 비해 공급조건을 제시할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장점이 생긴다. 일개부품 전문생산기업보다는 가격조정에서 융통성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부품을 패캐지로 공급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영업전선에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DMC부문의 경우는 해외영업망을 통합시킬 수 있는 장점이 크다. 기존 디지털미디어와 정보통신총괄로 나뉘어 있을 때는 영업망이 중복되는 문제와 부품구매에 있어 바잉파워(buying power)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 왔다. DMC 또한 세트 각 사업별로 휴대폰은 노키아와 개별적으로 상대하고, 소니와는 LCD TV에서 일대일로 상대하는 등의 비효율이 있어 왔다. 세계 각지의 유통소매점에 입점할 때 마다 각 총괄별로 계약을 하고 공급망을 따로 관리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여러종류의 세트제품을 생산해내는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구조일 수 밖에 없었다. 또한, LCD TV의 브랜드 파워를 휴대폰영업을 할 때 또는 상호 이용할 수 있다. 이전에는 총괄공동마케팅을 통해야했지만 이제는 DMC부문으로 통합되었기에 다양한 마케팅전략을 자체적으로 펼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경품행사, 덤주기, 끼워팔기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이전 총괄조직으로 나뉘었던 상황이라면 공동마케팅 한 번 성사시키기 위해서 디지털미디어와 정보통신 총괄간 임직원이 여러 날 머리를 맞대는 장면을 연상해 볼 수 있다.
삼성전자의 DS, DMC 부문으로의 조직개편은 외부영업의 경우에는 기존 총괄조직과 비교하면 장점이 많다고 볼 수 있다. 비효율적이었던 관리조직을 통합해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DS부문은 패키지 부품공급영업을 실시할 수 있고, DMC부문은 역시 세트제품을 패키지로 묶어 유통점에 한 번에 입점이 가능하고 공급 및 영업 채널이 단일화되기 때문에 거래기업에, 다른 경쟁기업이 해줄 수 없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반면에 삼성전자 내의 조직이 DS와 DMC 양대조직으로 나뉘게 되면서 내부경쟁이 치열해져 불협화음을 낼 수 있는 소지가 있을 수 있다. 양조직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만의 이익에 매달려 삼성전자 전체의 이익에 반하는 의사결정구조가 생길 수도 있다. 이래서 전글에서도 얘기했었던 소통의 문제가 대두되는 조직구조라고 본 것이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 입사지원할 때 DS나 DMC나 상관없다고 한다면 DS가 좋아 보인다. DS는 지금 바닥을 논하고 있다. 바닥이 작년 말이었는지 올해 1, 2월이었는지는 좀 지나면 밝혀진다. 분명한 것은 바닥은 이미 지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DS부문은 좋아질 일만 남았다. 삼성전자는 성과급이 연봉에 필적하거나 더 많기도 한다. 작년까지는 DS부문이 홀대(忽待)받았다면 앞으로는 나아질 것이다. 또, DS부문이 영업적자가 쌓이는 판이니 해당 부문 인력채용에 있어 DMC부문보다는 적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이는 호황기로 접어들었을 때 DS부문내 승진기회가 더 빨라짐을 의미한다. 한 편으로는 DS부문이 입사경쟁이 더 심할 수 있다. DMC부문은 영업쪽이 재미있을 것이다. 다양한 세트제품을 다뤄본다는 잇점은 다른 기업에서는 경험하기 쉽지 않다. 이는 나중에 든든한 캐리어(career)가 될 수 있다. 아무래도 제품을 다뤄봤느냐 아니냐는 많이 다르다.
전문성이 있는 정보네요.. 도움이 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니 가볍게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DMC는 조립업체임에도 거대한 선행 연구조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IC구현에 관해 S.LSI의 chip expert들과 많은 협력을 통해 App. Chip을 연구/개발하곤 했는데 독립채산체제라니, 이러한 협조가 줄어들까봐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는 하군요.
유용한 정보군요. 기업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도움이 많이 되었네요
글 잘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