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규제를 해제하면 강남발 부동산투기열풍이 다시 불 것이란 걱정들이 많은 모양이다. 이명박정부나 한나라당에서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의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는 등 부동산규제를 해제하겠다는 것인데, 반대론자들은 부동산규제를 풀어주면 강남3구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해 전국으로 부동산투기열풍이 다시 불 것이라고 하며 반대의 변을 토하고 있다.  

미분양아파트가 16만 가구를 넘어서 16만 2천 가구로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고 하고, 2월 분양예정인 아파트는 13곳 6672가구며 이 가운데 일반분양은 3221가구 밖에 되지 않아 작년대비 50%이상 급감했다고 한다. 미분양아파트가 줄어들지 않고 민간건설사들이 신규아파트 분양을 꺼리는 이유는 결국 오르지 않는 아파트가격 때문이다. 아파트시세가 더 하락하지 않을까 걱정하기에 실수요자임에도 아파트 매수에 나서지 않는 것이고, 민간건설사 입장에서는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어들었으니 신규 아파트분양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며, 기존에 분양해서 미분양 난 아파트 물량은 건설사의 돈줄을 죄고 있는 이유도 있다. 물론 다른 이유로는 기존에 살고 있는 집을 팔려고 내놔도 거래가 되지 않으니 수요자체가 더 줄어드는 이유도 있다. 아파트 수요가 줄어든 이유는 결국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고,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부동산시장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미분양 16만 가구, 사상 최대치 경신
2월 분양 물량, 장기전세 포함 6672가구…작년 절반

오바마 경제정책, 미국 경제 살리나?
오바마 부양책은 `바이 아메리카` … NYT "철강제품도 미국산 사용"

미국에서 시작된 신용위기는 미국 부동산가격 하락에서 시작되었고,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금리를 제로수준(0-0.25%)으로 낮추었고 경기부양을 위해 8190억달러를 풀겠다고 하면서 경기부양을 위한 돈은 미국내 기업들이 만든 미국산제품을 구입하는데 써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아서 세계 각 국이 자유무역을 저해한다고 반발하고 있는 지경이다. 자국산업보호정책까지 써가면서, 세계 각 국의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미국 오바마 정부가 원하는 정책목표는 결국 미국경제의 진작(振作)이다. 오바마정부는 미국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는 자유무역도 필요없다는 발상인 것이다. 우선 미국경제가 성장하지 않는데 다른 것을 돌아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만일 미국에서도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규제정책인 분양가상한제가 있고 버블쓰리(bubble three) 강남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가 있어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부동산규제를 풀기만 하면 미국의 부동산가격이 상승하고 투기우려까지 야기할 수 있는 강력한 경기진작을 위한 정책수단이 있다고 한다면 과연 미국정부가 어떤 결정을 했을까 하고 생각해 보면 답은 뻔히 나온다. 미국에 경기진작을 위한 강력하고 효율적인 정책수단이 있었다면 미국에 신용경색이 오지 않았을 것이며, 내노라 하는 미국은행들이 쓰러지지 않았을 것이며, FRB는 달러화가치를 떨어뜨리게 하는 제로금리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내릴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취임후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8190억달러의 경기부양책을 추진한다며 미국산 제품을 써야한다는 조건을 내세워 자국산업보호에 열를 올려 세계 각 나라가 공정무역을 저해한다고 반발하는 정책수단을 펼 필요도 없었다.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2.5%까지 내린 상태고 앞으로 경제가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한 제로금리까지 내려야 한다. 우리나라가 제로금리까지 단계적으로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달러화와 엔화 대비 원화가치는 더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다. 이미 미국과 일본은 제로금리이기 때문이고 또 한 번의 외환위기가 닥칠 수 있는 것이다. 제로금리로 갈 수 있는 나라는 외환위기에서 자유로운 나라다. 대한민국은 제로금리정책을 펼칠 수 있는 나라에 속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경기부양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수단이 있으면 써야할 일이지 미국처럼 제로금리까지 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5.25%(2008.9월)에서 2.5%(2009.1월)로 2.75%로 내려도 은행들의 신규 아파트담보 대출이 늘어나지 않음은 2008년 말에 은행들이 대규모로 끌어들인 고금리 자금으로 신규대출을 하기 위해서는 떨어진 CD금리(2008.1.22 2.96%)에 높은 가산금리(3.0%)를 붙여서 이자수익을 올려야하기에 체감금리는 떨어지지 않아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감소한 탓도 있지만, 앞으로 아파트가격이 떨어져 담보가치가 줄어들면 빌려준 돈을 떼일 것을 은행들이 우려해서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는 근거는 아파트가격 하락기에 은행들이 돈을 떼일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또, 건설사에 돈을 빌려주기는 커녕 기존대출의 상환압박을 가하며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이유도 아파트가격이 하락해 기존아파트 시세가 떨어져 있어 분양한 아파트가 팔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와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여 강남발 부동산투기열풍이 불어 전국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다면 세계적인 경제침체기인 지금 대한민국 정부가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또, 투기우려가 어느정도 있을 때 부동산규제를 풀어야 경기진작을 위한 정책효과가 최대화된다.

그동안 서민들이 아파트를 쉽게 마련하기 위해서는 기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아파트 분양가는 낮춰져야 한다는 말들이 많았다. 참여정부 내내 부동산 가격을 누르고, 낮추기 위해 별별 정책수단을 동원하고 한국은행은 아파트담보 대출금리를 높이기 위해 기준금리도 높였던 것이고, 결국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었고 아파트가격은 반토막에 가까울 정도로 떨어졌다. 2008년 말에 떨어진 아파트 가격은 참여정부가 꿈에 그리던 부동산규제정책이 성공한 것이다. 그렇다면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분양가도 내렸으니 서민들이 아파트 장만하는데 쉬워졌나를 생각해 보면 당연히 '아니올시다'다. 오히려 아파트를 갖고 있던 중산층이 대출금리가 오르고 아파트가격이 떨어져 이자, 원금을 못갚게 되자 아파트는 경매로 날려버리고 참여정부가 그렇게 위한다던 집없는 서민으로 전락해 버린 셈이 됐다. 이는 참여정부의 부동산가격잡기 올인(all in)정책이 서민들의 집장만을 용이하게 하는 정책이 아니고 집없는 서민들을 늘리는 정책결과로 나타났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중산층이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는 누구의 손에 들어갔나? 중산층은 집없는 서민으로 전락하고 그 틈으로 기존 집없는 서민들이 중산층으로 도약한 것일까?

집없는 서민을 위해서 부동산가격이 상승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며 아파트 분양가상한제로 신규 아파트분양가를 낮춰야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고 앞으로도 하락할 것이라 예상되면 은행에서 대출을 꺼리기에 서민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힘들어져 아파트 장만이 더 어려워진다. 분양가상한제로 아파트 분양가가 몇 년이고 계속 물가상승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고 멈춰있다면 민간건설사가 지으려는 신규 아파트분양물량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물가는 해가 갈수록 오르는데 부동산가격만 오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 분양가상한제 하에서 희생을 강요받는 것은 당연히 민간건설사다.

민간건설사가 적자를 봐도 세금으로 연명할 수 있는 공기업이 아닌 한, 돈을 벌지 못하는 아니 까먹는 수익구조인 아파트 분양사업은 접어야 한다. 그렇기에 2008년 말 부터 2009년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민간건설사의 신규아파트 분양물량은 줄어든 것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존속하는 상태에서 민간건설사가 마진을 남기고 신규아파트를 분양하기 위해서는 건폐율과 용적율을 높여주어야 한다. 이는 서울 도심이나 대도시 도심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곳에 아파트를 지을 땅이 부족한 지역에나 통하는 얘기지 지방 대부분에서는 통하지 않는 얘기다. 한적한, 주변에 논 밭이 펼쳐져 있는 지방에 30층 짜리 아파트가 우뚝 솟아있는 장면을 그려보면 된다. 누가 사람들도 별로 없고 생활기반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지방 변두리의 고층아파트에 들어가 살 것인가? 서울시가 추진한다는 한강변고층아파트는 아파트 지을 땅이 부족한 서울이기에 통하는 정책수단인 것이다.
 
대지비와 건축비는 보통 떨어지지 않는다. 땅과 집을 짓기 위한 자재값이 떨어지는 세상은 정상적인 세상이 아니다. 해가 갈수록 대지비와 건축비가 떨어지고 분양가상한제로 아파트분양가가 내려가는 세상이 오면 집없는 서민들이 쉽게 내집마련을 하는 살기좋은 세상이 도래한것인가 하면 그렇지 않음은 누구나 안다. 아파트가격이 떨어진 만큼 또는 그 이상 서민들의 가계수입이 줄어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지금의 세계적인 경기불황기에 우리나라가 부동산규제(강남3구 투기지역,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를 해제해서 2006년 불었던 부동산투기열풍이 일어난다면 세계에서 경기불황을 타개하는 첫 번째 국가가 대한민국이 될 것이다. 이는 모든 다른 나라들의 부러움을 살만한 것이지 지레짐작 부동산가격버블을 걱정할 일은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강남발 부동산 투기열풍이 불어 부동산경기가 살아나고, 건설사들의 아파트 걸설붐이 일어나서 건축에 필요한 원자재가격이 올라 철근, 시멘트 등 건축자재업계가 살아나고, 연쇄적으로 주변산업까지 활성화되어 전체적인 나라경제가 살아난다면 미국을 비롯해서 유럽 각 국가는 물론이고 중국이나 일본 등 세계적인 경제석학들에 의해 대한민국의 경제기적이 연구될 것이다.

모름지기 경기를 끌어올리는 것이 어려운 것이지 경기를 하강시키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거품이 꺼지면 단기간 급락할 수 있어 두려워하지만 그 거품이란 것도 사실보면 만들어내기 쉬운 것이 아니다. 미국과 EU, 일본 등 선진국가는 그 두려워했던 자산거품을 그리워하고 있는 요즈음이다. 만들 수 있다면 그 어떤 짓도 마다하지 않을 것임은 오바마 정부의 자국산업보호를 조건으로 8190억 달러를 미국내에 풀겠다는 정책에서 드러난다.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경기진작을 위한 정책선택은, 부동산투기 우려로 부동산규제를 풀지 않고 경기불황기가 더 늘어나 올 수 있는 외환위기를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투기를 불러오는 정책이라도 일단 경기를 살려놓고 볼 일인 것이다. 그 다음 만일 경기가 과열된다면 부동산 가격상승 속도를 조절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부동산규제를 모두 푼다고 해서 부동산 투기가 전국적으로 일어날 것인가? 세계적인 경기불황기에 과연 대한민국의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로인해 국가 전체적인 경기가 과열될 수 있을 것인가?

이미 대한민국은 부동산가격을 잡는 정책수단은 종류별로 모두 구비되어 있다. 그러기에 부동산가격에 거품조짐이 또 다시 보이면 그때 부동산 가격상승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정책수단을 들이밀면 그만인 것이다. 대한민국 내에서 부동산규제(강남3구 투기지역,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를 해제하면 부동산투기가 우려된다고 설왕설래(說往說來)하는 것을 세계 각 국 국민들이 지켜보면서 부러워할 것이란 생각이다. 자산가치 하락을 막을 수 있는 효율적인 정책수단을 보유한 국가는 아직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규제를 풀면 부동산투기열풍이 불 것이란 우려를 하기 보다는 부동산규제를 풀었는데도 부동산시장이 이에 반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관점에서 정책수단을 펼칠 시기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부동산규제를 풀 것인지 늦출 것인지를 논의할 것이 아니라, 시기를 놓치면 죽은 자식 ?? 만지기 꼴이 날 수 있는 것이고, 효과적인 경기진작을 위한 정책수단이 통하지 않을 것을 경계해야 한다. 부동산열기가 완전히 식으면 지피기 어려운 것이고 왠만한 정책수단으로는 살려내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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