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머리가 빈번하다 해서 진맥을 받아보니 혈허생풍(血虛生風)이라고 한다. 혈(血)이 허(虛)하면 바람(風)이 생기기(生) 마련이라는 것이다. 바람머리라는 건 혈자리를 따라가면서 아픈 부위가 바람처럼 몸 이리저리로 옮겨다니며 아픈 증상을 말한다고 한다. 기억이 감퇴하는 이유도 간이 항진되면 그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던데, 이 또한 혈허가 원인이라 한다.

간이 항진된다 함은 간이 담당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의미하니, 간이 해야 할 일이란 사람이 받는 스트레스가 과도하다거나, 음식을 잘못 섭취한다거나 했을 때, 간이 몸안의 독소를 배출하기 위해서 바쁘게 움직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간이 하는 작용 전체를 가지고 한방에서는 간으로 통칭한다고 한다. 간이 항진된다 함은 간이 쇠약해져서 별일이 아닌데도 활발히 움직여야 처리할 수 있을 정도라는 의미라고 한다.

처음에 간이 항진된다 하길래 다른 장기에 비해 유독 간의 상태가 좋은가 보다 내심생각했었는데 그 반대라고 한다. 달리기를 하다보면 심폐기능이 강한 사람을 숨을 헐떡이지 않으며 잘도 뛰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은 얼마 뛰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것을 비교해서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고 한다.

혈허를 다스리는데 숙지황을 구증구포(九蒸九曝)해서 씹어먹으면 즉효를 볼 수 있다고 하고, 음식으로는 선지를 먹어도 좋다고 한다.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사람의 몸에서 양기가 빠져나가 부족해지니, 그 자리를 음기가 차지하여 음양이 균형이 깨지게 되면서 몸에 병이 찾아오는 모양이다. 혈이라는 것은 양혈이 있고 음혈이 있는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찾아오는 병은 보통은 양기부족의 문제이니 양혈자리에다 양기를 주입 또는 보충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뜸을 뜨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 뜸을 떠서 단기간에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고 장기간 꾸준히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한다. 한 6개월 정도는 해야 한다니 뜸 시술(?)을 받는 사람이나 놓는 사람이나 당장의 효과에 개의치 않고 효과를 믿는 마음이 중요하리란 생각이다.  

양혈은 팔꿈치쪽이나 무릅쪽 면인 것이고 음혈은 그 안쪽이라 한다. 혈허를 다스리기 위해 뜸을 뜰 자리로 무난한 양혈자리는 무릅 중심부에서 5cm정도 아래의 좌측 음푹들어간 자리로 눌러서 아픈, 급소자리에 놓으면 효험을 볼 수 있다 한다.

일단은 한약처방을 받기 전에 뜸을 뜨는 것으로 치료를 시작하기로 했는데, 잠시 뜸뜨는 방법을 찾아보니 여러가지다. 살을 지진다고 표현되는, 일부러 뜸을 떠서 피부에 상처를 내서 무지막지하게 양기를 주입하는 방법도 있는 것 같고, 피부가 살짝 발갛게 부풀어오를 때 쯤 뜸 뜨는 것을 중지하여 흉터가 나지 않게 가볍게 뜸을 뜨는 방법도 있는 것 같다.

이제 포투가 뜸을 주기적으로 떠야 할 것이니 뜸에 대한 지식을 하나, 둘 챙길 수 밖에 없다.

그나저나 뜸을 뜬다고 하면, 그게 무슨 효과를 볼 수 있나 싶었는데 그런 것이 아닌 모양이다. 부족한 양기를 주입하는 방법이라니, 그래서 오래된 병을 잡을 수 있다니, 참 재미있고 신비한 의술의 하나로 생각되어진다.

[footnote]태양을 받는쪽이 양경 반대쪽이 음경, 太陽, 陽明, 少陽 가운데 양의 기운이 가장 강한 것은 양명이다. 팔쪽의 양명경과 다리쪽의 양명경 가운데 곡지와 족삼리가 각 경락의 중요혈자리이기 때문에 뜸을 뜰때 이자리를 선택하게 된다. - 전문가 글 인용 [/foot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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