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나 하이닉스를 비롯한 메모리업체들은 메모리 신제품을 개발할 때 마다 CPU 업체인 인텔에게 제일 먼저 보여준다. 그리고, 인텔의 인증확인을 받는 기간이 일주일이 되던 이주일이 되던 그 때까지는 메모리업체들의 신제품(D램, 낸드, 노어, 퓨전칩,SoC)의 양산 및 영업이 공백상태일 수 밖에 없다.

메모리업체들이 AMD에게 인증을 받는다는 뉴스를 접해본 적이 있는가? 또는, 그래픽칩셋 업체나 메인칩셋 업체에게 인증을 받은 적이 있었던가?

AMD가 얼마 전에 그래픽칩셋 업체인 ATI를 인수한 바 있었다. 이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업체라고는 그래픽칩셋에서 메인칩셋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있는 엔비디아 만이 남아있는 형세다. 그외 군소 메인칩셋업체들이나 그래픽칩셋업체들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메모리 인증이 선두 CPU 업체인 인텔에게서 만 받으면 끝나도록 만든 건 메모리업체들의 편의때문이었다. 사실은 메모리업체들이 인증을 받으려면 선두 CPU, 그래픽칩셋, 메인칩셋 업체들 모두에게 인증을 받았어야 옳았다. 그런데, 메모리에 대한 인증이 인텔이라는 한 회사로 집중이 되고 말았다.

그 결과는 인텔이 취약헀었던 메인칩셋과 그래픽칩셋에서도 선두로 나서게 하는 배경이 되었다. 이는 당연한 결과다. 인텔이 경쟁사 보다 적어도 보름 정도를 메모리 신제품을 홀로 검토하고 실장해 보는 기간을 독점적으로 얻었고, 그 기간이 누적이 되어 5년이 넘고 10년이 넘었는데 1위로 나서지 못하면 그것이 더 이상하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포투가 인텔인증을 끄집어 내는 것은 요즘 하이닉스가 사업확장하는 CIS와 SSD와 연관이 있다. 여태껏 메모리 업체들은 메모리 신제품의 인텔인증이 끝나면 할 일이라고는 찍어내는 것(양산) 밖에 할 일이 없었다. 신제품에 대한 규격외의 기술지원이니 A/S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앞으로의 신제품 방향을 관련업체들과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단지 인텔인증을 받은 규격만을 만족시키면 끝이었기 때문이다. 참 편리했다. 그래서, 인텔에게만 매달렸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메모리 시황이 급하게 돌아가게 되니 독자(비메모리)사업을 벌이려 한다. CIS와 SSD라는 것이 규격대로 찍어내기만 해서 되는 사업이 아니다. 물론 하이닉스가 만들어낸, 규격에 맞게 만들어진 CIS나 SSD를 구입하려는 업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이닉스가 상대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는 2류업체와 3류업체일 뿐이다. 결국 하이닉스는 3류업체로 머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사업이라고 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이는 메모리업체들이 메모리만 찍어냈기에 다른 사업에 뛰어들게 되면  업계를 리드해가는 힘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해보지 않았던 일이기 때문인 것이다. 각 업체들의 니드(need)를 파악하고 먼저 제품을 내놓고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CIS나 SSD분야에서는 메모리의 인텔인증과 같은 업계의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여태껏 하지 않았던, 보유하지 않았던 조직이 필요하게 된다. 고객사의 요구에 응대하고 솔루션을 제시하고 그도 아니면 고객사에 직접 직원을 파견해서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해 CIS라면 적어도 디지털카메라의 CIS주변회로와 동작원리를 숙지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카메라 신제품의 향방도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SSD라면 PC 아키텍처 중 메모리 컨트롤 분야를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메모리업체들의 기업조직 슬림화로도 인텔인증 장치 때문에 메모리 사업을 영위하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비메모리 사업에서는 다르다는 것을 포투는 말하려 한 것이다. 도시바가 SSD사업을 하면서 32, 64, 128Gb의 2.4, 1.8인치의 SSD를 내놓는다고 했다. 이는 그동안 준비했던 기간이 적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번개불에 콩 구워 먹으려다 초가삼간(草家三間) 다 태운다.

<첨언>
또 글을 쓰다 말았다는 비난을 받을 것 같다. 글을 쓰기는 참으로 힘들다. 글을 잘 쓰는 것은 또 하나의 일이 되고 마는 것이다. 블로그에 쓰는 글은 일이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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