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3 생산비중을 삼성전자는 10%에서 20%로 올해 말까지, 하이닉스는 30%까지 비중을 높인다는 뉴스와, 엘피다와 마이크론은 DDR3의 인텔인증은 2 - 3개 디바이스에 불과하고 그 마저도 70나노대 미세공정으로 생산된 것이라고 하며, 국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50나노대 미세공정기술로 과점적으로 양산하는 DDR3로, DDR2에서 DDR3로 주력D램이 급격히 변하고 있어 그 수혜를 두 기업이 나눠가져갈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알려진 바에 같이 DDR3가 DDR2와 다른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정격전압이 1.8V에서 1.5V로 낮아지고 동작속도는 800MHz에서 1,066, 1,333MHz로 높아진다. 전압이 낮아지니 소비전력(V*I)이 같이 낮아진다. 동작속도가 높아진다는 얘기는 DDR3에 데이터가 이동하는 경로가 많아진다는 얘기거나 도선 폭이 좁아진다는 얘기다. 즉, 전자가 이동할 수 있는 길이 많아지면서 동작속도가 높아진다는 얘기거나 미세공정으로 도선의 폭이 좁아지면서 부수(附隨)적으로 얻어지는 효과라는 얘기다. DDR3가 소비전력은 낮아지고 동작속도가 높아지니 이에 환호할 업계는 노트북과 서버업계다.
노트북에서 소비전력이 낮은 것은 배터리 동작시간 연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D램의 동작속도가 빨라지면 상대적으로 데스크톱PC에 비해 동작속도가 느린 노트북용 CPU의 성능때문에 느려터진 속도감을 DDR3가 보완해 줄 수 있게 된다. 그러니 프리미엄 노트북에서의 DDR3의 수요가 높아지는 것이다. 서버용 메모리에서 DDR3의 효용도는 동작속도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원래 서버업계에서는 동작속도와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장이기에 최신 메모리가 나오면 가장먼저 수요가 발생되는 업계이기도 했었다. 이번에는 속도와 상극인 소비전력이 같이 낮아져 서버에 채용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이론적으로는 DDR3가 1,600Mhz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으니 가장 빠른 DDR3는 서버에서 먼저 적용되고 후순위 DDR3는 노트북으로 순차적으로 채용될 것으로 보인다.
DDR3가 DDR2에 비해서 장점이 많은 메모리 디바이스인데 왜 국내 메모리 생산기업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생산비중을 올해 중에 급격히 늘려서 주력D램으로의 전환시점을 빠르게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삼고 있는데 넘버 3, 4에 해당하는 마이크론과 엘피다는 인텔인증 마저 2, 3개 디바이스에 그치고 있나를 생각해 보려 한다. 오늘도 서론이 좀 길었다. 이제 할 얘기가 시작된다.
DDR3는 정격전압은 내리고 동작속도를 올린 메모리 디바이스다. 보통 DDR2내(같은 전압)에서 미세공정이 한 단계 진화하면 한 장의 웨이퍼에서 뽑아낼 수 있는 칩(die)의 갯수가 늘어나게 된다. 보통의 경우 생산성이 30% 이상 늘어나게 난다. 그러니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54나노, 56나노의 미세공정으로 칩(다이)사이즈를 줄여서 생산한 DDR2 메모리와 엘피다와 마이크론이 70나노대 미세공정을 적용한 DDR2 메모리는 칩사이즈에서만 차이가 날 뿐 동작성능에서는 문제가 없이 잘 돌아간다. 물론 원가의 차이가 있어서 삼성전자가 1.2달러 정도가 손익분기점 수준의 가격이지만 엘피다의 경우는 1.5달러는 되야 손익을 맞출 수 있는 차이는 있지만 DDR2 메모리 제품을 생산하고 픈 대로 생산할 수 있었다. 그래서 치킨게임이 벌어질 수 있었다.
그런데, DDR3로 진화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DDR2가 주력일 때는 미세공정이 삼성전자에 비해 한 , 두 단계 뒤처져도 DDR2를 양산하는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DDR3가 소비전력을 낮추고 동작속도를 높이는 규격이어서 이를 맞추는데 70나노 대 공정으로는 기술적으로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DDR2는 칩사이즈가 큰대로 양산할 수 있었지만 DDR3에서는 칩사이즈를 키워서 맞추려 해도 규격에 맞는 DDR3를 만들어 낼 수 없다라는 얘기라는 것이다. 그리고, 메모리 양산에서 칩사이즈가 커져서는 수율이 좋을 리 없다. 수율은 메모리 원가에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금 이글은 다른 관점의 글이니 별개로 한다.
이는 메모리 내의 채널(도선) 사이즈가 좁아지면 낮은 전압으로도 동작시키는데 문제가 없지만 채널의 폭이 넓어지면 전자가 움직여야 할 공간이 넓어짐을 의미하고 적은 수의 전자 이동으로는 도선에 전기를 통하게 하지 못한다. 쉽게는 호스(hose)를 예를 들어, 지름이 작은 호스는 물의 압력이 낮아도 충분히 물을 호스 끝으로 내보낼 수 있고, 뿜어지는 속도도 세지만, 같은 물의 압력으로 지름이 넓은 호스를 끼우면 물이 뿜어내지는 속도가 줄어드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이 얘기는 DDR3의 정격전압 1.5V로 메모리내의 회로가 DDR3 규격에 맞게 동작하기 위한 최소 채널사이즈가 존재한다는 얘기가 된다. 여기서 얘기하는 트랜지스터의 채널사이즈는 미세공정에서 기준으로 얘기하는 54나노, 56나노가 폭이 된다. 만들고 싶어도 만들지 못하는 이유가 이것이 하나이고 두번째는 동작속도와 관련이 있다.
같은 전압으로 동작하는 메모리 디바이스에서 동작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크게 두가지 방법이 쓰인다. 그 중 하나는 메모리 내부에 크기는 커도 속도는 탁월한 SRAM같은 속도가 극히 빠른 메모리를 내장해 속도향상을 위한 버퍼메모리로 이용하는 방법이 하나고, 기존에 데이터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늘려서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 둘이다. 길을 늘린다는 것은 고속도로를 생각하면 쉽다. 4차선 고속도로 보다는 8차선 고속도로가 자동차의 운행속도를 높여 준다. 이제 같은 전압에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버퍼를 쓰거나 길의 수를 늘려야 하기에, 동작속도가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칩사이즈는 증가하게 된다. 물론 길의 수를 늘리지 않고 길의 폭을 줄이면 동작속도는 빨라지게 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와 같이 미세공정이 50나노대라면 길의 수를 늘이지 않더라도 DDR3의 동작속도 규격을 맞출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DDR2를 만들던 반도체공정으로 DDR3를 만들겠다고 작정한다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러니 인텔인증을 받기 위한 디바이스를 쉽게 들이밀지도 못하는 것이다. 보통 수율이 1%라도 나오면 인텔인증을 받기위해 디바이스를 들이미는 것은 업계의 룰이라 할 수 있다. 기술이 앞선다는 인정을 받 는 것과 못받는 것은 영업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팩터(factor)다. 최근에 TSMC가 제로 수율이라는 재미있는 말을 회자케 만들었지만 인텔인증 받은 DDR3 메모리 디바이스가 두 세개에 불과하단 얘기는 개발시제품으로도 한 장에 웨이퍼에서 굿칩(die, 다이)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DDR3를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 없었다는 얘기인 것이다.
치킨게임이 벌어져 메모리를 팔면 팔 수록 손해인 줄 뻔히 알면서도 메모리를 양산해 내는 후발업체들의 불장난에 맞설 수 있는 방법은 메모리의 원가를 줄이는 것이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최근 몇 년간 미세공정의 진화속도는 평균속도에서 1년 정도 빠른 감이 있었다. 이 빨라진 미세공정이 DDR3로 주력D램이 옮겨가면서 엉뚱하게 힘을 발휘하는 모양새가 되고 있다. 빨라진 미세공정 진화속도는 메모리에서만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비메모리에서도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후발업체 입장에서는 DDR3를 양산할 수 있어야 생존할 수 있게 됐는데 50나노대 미세공정을 빠르게 도입하려면 치킨게임의 장기화로 고갈된 현금으로 투자비용 마련도 쉬운 일이 아니고 순차적인 일정에서 벗어나 급격한 공정전환은 모험이 된다. 결국 후발업체들이 따라올 수 있는 시간 만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입장에서 벌게 됐다. 그 시간이란 것이 보통 한 단계 앞선 미세공정이 셋업해서 안정화되기 까지 걸리는 시간이 빠르면 1년에서 늦으면 하이닉스 66나노 같이 2년 반에 넘어서도 안정화를 못시켜 폐기처분한 예에서 처럼 각양각색이지만 최저기간으로 1년으로 잡는다면 그전에 DDR3로의 주력D램으로의 전환이 빠르면 빠를 수록 후발과의 격차를 더 넓힐 수 있게 될 것이다. 좀 더 공격적으로 DDR3 비중을 높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메모리업계에서 1년이란 격차는 경쟁하고 말고의 차이가 아니다. 경쟁이 아예 되지 않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대만메모리 업계는 TMC에 발목이 잡혀있고, 엘피다는 양국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고, 마이크론도 행여나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을까 하면서 대만정부를 찔러보고 있다. 정작 본업에 충실하지 않는 어수선한 분위기인 것이다. DDR3에서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정말 앞으로 1~2년 정도만 제대로하면 2004-05년대의 호황기를 다시 한번 재현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여러 개의 호재가 이렇게 한번에 겹친 적도 드문 것 같습니다. 정말 앞날이 기대되는 대한민국의 두 기업입니다.
DDR3 비중을 40 - 50%로 더 높인다는 뉴스가 추가적으로 나왔는데 정말 많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