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의 좌절의 시기가 도래했다. 스스로 헤쳐나가지 못하고 처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다.
어제는 드디어 하이닉스의 종가가 23,000원이 깨지나 했더니 놀라운 막판 매수세가 달라붙어서는 23,000원으로 종가를 마감하는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참 대단하다. 인위적인 주가 조작같아 보이기도 하니, 세력이 붙었다면 국내에 몇 없는 힘있는 세력이지 싶다.
하이닉스의 주가 방향이야 짐작할 수 없겠지만 재미없는 시기임은 분명하다.
어제는 HP가 놀라운 실적을 발표했는데 1,000억달러 클럽에 가입했다고 난리였다. 메모리 가격이 그리 떨어지니 관련 IT 세트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겠지.
세상에 열심히 생산해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열심히 팔아대야 하는 사업이 얼마나 있을까? 디스플레이는 이제 좋아졌지만 올 초까지는 메모리와 같은 신세였었고, 메모리는 이제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자발적으로 원가이하로 팔아야 살 수 있는 기업들이라? 체력을 스스로 약화시킨다? 세상에 경쟁 상대가 하이닉스와 도시바 밖에 보이지 않나?
이러다가 M&A 위험 어쩌구 저쩌구 하겠지. 스스로 자처(自處)해 놓고 문제가 생길 듯 하면 우는소리하고, 이렇게 멋대로 사업해도 잘 돌아가니 할 말이 없다고 할까?
하이닉스가 어째 메모리카드 사업에 진출한다는 얘기가 없다. SSD도 소극적이고 말이다. CIS, SSD, Memory Card 관련 기존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빠른 길일텐데 과연 어떤 방법을 선택할 지 모르겠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언제 내부인력을 키워 사업을 추진하느냐는 것이다. 사업을 벌이지 않았으면 모르겠는데, 기왕에 추진할려면 속전속결(速戰速決) 빨리 안정화시켜야 될 것 아닌가 싶다.
그런 면을 보면 SK텔레콤이 참 나은 기업이다. 하나로텔레콤 실사를 이번 달 안에 마무리 짓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참 빠르다. 결정도 마무리도,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하이닉스 스스로 할 줄 모르겠으면 컨설팅을 받던, 전문가를 영업하던 해야지. 뭘 그리 쩔쩔매나 싶다.
그런데, 포투가 하이닉스를 보며 넋두리를 왜 하나 싶기도 하다. 애증인가 싶기도 하고, 나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