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급락세가 멈추질 않자 메모리 제조업체들이 D램에서 낸드플래시로 비중을 이동하는 것이 빨라질 듯하다.

최근 하이닉스의 48나노 미세공정으로 M11에서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삼성전자, 도시바, 마이크론도 긴장모드로 돌입하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하이닉스의 48나노 양산계획은 엉뚱한 방향에서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 같다.

즉, 내년 초 하이닉스가 M11에서 48나노로 낸드플래시 양산 시늉을 내는 것만으로도 D램 가격에 변화를 가져올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다. 어차피 하이닉스야 48나노 수율 안정화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고, 월 웨이퍼 투입량도 초기에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니 57나노 공정에서 생산하는 비슷한 양만 나오면 손해 볼 것이 없어 보인다. 문제는 안정화되지 않은 48나노 공정에 성급하게 대량으로 웨이퍼를 투입하는 모험을 벌이는 일이다.

자존심 강한 삼성전자가 하이닉스에게 뒤처지게 된 40나노대 미세공정 전환의 시기를 계획보다 앞당기게 될 공산이 크고,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큰 폭으로 늘리고 있는 하이닉스를 견제하기 위해서 삼성전자도 낸드플래시 생산비중을 더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생산해서 점유율 높여봐야 손해를 보는 D램 생산에 미련하게 매진할 일은 없어 보인다. 하물며 경쟁업체가 마진이 좋은 낸드플래시로 생산비중을 조정해 이익 극대화에 나서고 있는데, 삼성전자도 결국 이 흐름을 따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메모리 업체들의 시설투자 경쟁의 원천은 영업이익에서 나온다. 한 푼이라도 더 벌어 놓아야 메모리 업체 간 기본경쟁인 시설투자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서두르다 보면 차질이 생기기 마련이다. 미세공정 전환 초기에는 생산량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또, D램에서 낸드플래시로 전환하는 과정의 생산 공백도 있을 수 있다. 하이닉스만 하더라도 4분기에 D램 생산량이 많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더욱 줄어들 것이고 이는 하이닉스의 청주 300mm 팹 M11 완공 때 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의 48나노 낸드플래시 양산계획의 파급력은 내년 초부터 보일 듯 하다. 아니 당장 12월 부터라도 나타날 수 있겠다. 하이닉스가 CIS 사업시작 선언을 하자 삼성전자가 번개같이 대응한 점을 본다면 40나노대 공정전환도, 낸드플래시 증산경쟁도 그냥 보고만 있을 삼성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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