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사두고 한 번도 써보질 못했던 낚싯대를 끄집어냈다. 봉담의 기천지에 얼음이 얼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얼름을 뚫고 작은 물고기를 건져내는 모습에 재미있을 듯 하여 낚싯대를 구입했었는데, 그 후로 기천지 저수지 물은 살얼음이 생길 뿐 두꺼운 얼음이 생기지 않았다. 또, 궁평항이나 탄도항 부근을 오갈 때도 눈에 띄는 낚시터가 종종 발견되기는 했으나 정작 낚시에 나서지를 않았었다.
그러다가 직장에 충실하던 한 친구가 휴가 얻었다고 낚시가자고 하여 따라 나선 초행길에 이름모를 작은 물고기 두 마리가 잡혀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찌가 바닷물위에 둥둥 떠다니고, 갯지렁이를 낚시바늘에 물리고 낚싯대를 바닷물에 던져놓으면 금새 물고기들이 채갔는지 파도에 휩쓸려갔는지 미끼가 사라져버려서 지렁이를 낚시바늘에 매다는 일은 반복하고 있던 터라 물고기가 잡힐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
무슨 기다림의 미학은 커녕 부지런히 지렁이 꿰는 일을 수시로 반복하고 있었으니 영 볼품도 없어 보였다. 이번에는 낚싯대를 드리우는 방법을 아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하고 마무리하려고 마지막으로 던진 낚싯대를 잡아당기는 데 왠 물고기 두 마리가 질질 끌려왔던 것이다. 났싯대가 휘청거리지도 않았고 손 맛도 없었다고 하던데 정신나간 물고기가 초보 낚시꾼에게 걸려든 것이다.
사실 포투는 친구가 지렁이를 낚시바늘에 꿰고 바닷물에 던지고 하는 동안 한 일이라곤 이런 저런 참견를 한 일 밖에 없다. 아니 미끼를 매달지 않은 낚시바늘을 바닷물로 던져보는 놀이에는 동참했기는 했었다. 그렇지만 괜히 손으로 지렁이를 만져 비린 손맛을 느끼고 싶지 않았던 것이고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했던 것인데, 작은 물고기가 잡히는 것을 보고는 제법 재미가 있을 듯하여 집으로 돌아와 부랴부랴 어디엔가 처박혀 있을 낚싯대를 찾아낸 것이다.
궁평항 방파제가 아닌 화옹 방조제에서 바라보니 참치크기 만한 물고기들이 가로막힌 바다(저수지 ?) 위를 붕붕 날아오르는데 잘 하면 큰 물고기 한 마리 쯤 잡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다음에는 포투가 직접 낚은 물고기 사진과 같이 블로그에 글을 올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궁평항 낚시매점의 아저씨가 친절하게 잘 설명해 주시는 바람에 초보임에도 낚시를 무난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이에 감사한 마음을 드린다.
그나저나 이 친구가 휴가 둘째 날을 맞아 원주에 있다는 치악산에 오른다 했는데 왜 걱정이 앞을 가리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 사고없이 무사히 잘 다녀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