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에 쓴 글(몸무게 감량과 변비와의 상관관계)에서 몸무게가 69.2kg까지 떨어졌다고 했었는데, 오늘이 24일이니 5일 만에 600g이 또 감량됐다.
변비 후에 감량속도가 빠를 것이라 예측한대로 몸무게 감량이 빠르게 진행됐다. 결국 두 달 쯤 전에 76kg에 이르렀던 몸무게를 뺄 작정을 하면서 68kg까지 내리자는 생각을 했었고, 하루 중 식사를 통해서 가변하는 상태에서도 70kg대의 몸무게를 보고 싶지 않다던 목표는 거의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5일 동안 몸메서 일어난 변화는 좀 특이했는데, 그것은 음주(飮酒)와 관계가 있었다. 저녁식사할 때 반주(飯酒)로 한 잔(50세주)을 마시곤 했는데, 저녁식사 후 30여 분이 경과하면서 머리속에 낮은 장벽이 생긴 듯한 갑갑한 느낌이 들고, 이유 모를 짜증이 생겼다. 뇌에서 생각하길 원치 않는다고 할까 그런 느낌도 받았다. 사실 이 느낌은 생소한 것이 아니다. 소주를 한 병 정도 마셨을 때 빈번히 느꼈던 증상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한 잔 만을 마셨을 뿐인데, 한 병을 마셨을 때의 증상이 나오다니 참으로 의아한 생각이 아니들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1시간 여가 경과하면서는 얼굴이 달아오르기 시작하며 홍조를 띠기 시작했다. 이는 소주 한 병 반 이상을 마시고 30분 쯤 지났을 때 나타났던 증상이다.
이틀이 되도록 같은 증상이 나타나자 아예 술을 입에 달지 않았다. 그런데, 또 다시 저녁식사 후에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알코올이 몸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술을 마신 느낌이 나다니 참으로 특이했다. 오랫동안 술을 입에 달고 살았더니만 몸에서 저녁 때 쯤 들어오는 음식물은 당연히 술을 동반해서 몸속으로 들어온다고 예단하고 몸이 높은 칼로리를 배출하기 위한 작용을 저절로 시작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증상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금주로 인한 금단현상인가 하는 생각도 언듯 들었다. 그런데, 포투는 술을 많이 마셨던 중에도 중간에 간 건강을 위해 휴지기를 가진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 때는 이런 특이한 증상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럼 또 다른 이유가 있나를 생각해 보니 소식(小食)이 있었다. 그것은 저녁식사 때 밥을 먹지 않고 콩검은깨우유(삶은 콩, 볶은 검은 깨, 땅콩, 우유를 갈아서 만듬) 한 잔과 생 청국장 한 숟갈 정도에 과일 서 너 쪽으로 식단을 꾸민 것이다. 이를 연관시켜 보면, 술을 마시지 않음으로 계속해서 들어왔었던 그 많은 칼로리가 몸에 들어오지 않으며, 소식으로 인해 저녁식사를 통한 칼로리 유입도 제한적인 상태에서 몸에서 기존에 고 칼로리 해소를 위해 무작정 행해왔던 몸 내부에서의 행동양식을 유지하려는 과정에서 태울 에너지원이 없으니 몸에서 근육이니 지방이니 여태껏 태워왔던 칼로리를 대신해 마구 태우면서 몸에 열이 나고 뇌에도 열이 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더 이상 칼로리를 태울 필요가 없는데도 몸 내부에서 오버(over)를 한 것이라 볼 수 도 있었다. 이는 몸에서 빨리 에너지원을 공급해 달라는 요구인 듯도 했다.
잠정적인 금주를 한 지 4일 째에 들어서니 몸에 열이나고 뇌가 생각을 거부하는 증상은 호전되었다. 지금은 아주 미세한 반응만이 감지될 뿐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니 몸무게가 다시 한 번 레벨 다운하며 빠져 버렸다. 참, 디지털카메라(소니 T9) 무게를 뺀다면 몸무게가 68.4kg이 되니 5일만에 800g이 빠진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빠르게 몸무게를 감량해도 건강에 탈은 없으려나 하는 걱정도 들기는 한다.
몸무게를 줄이면서 몸에서 보이는 반응을 지켜보면 참 재미있다. 몸이 독자적으로 사고하는 인격체 마냥 움직이려고 하는 느낌을 받곤 한다. 이제 몸을 진정시키고, 몸무게를 68kg 초반 대에 수렴, 유지시키려 한다.
이를 몸과의 소통이라고 불러도 되나 하는 생각이다. 가만히 보면 사람의 육체는 신기한 면이 많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