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하이닉스를 인수하지 않겠다는 점을 대내외에 알린 남용 LG전자 부회장의 인터뷰를 보면 많은 시사점을 들려주는 듯하다.

"LG전자와의 시너지 효과가 없다고 판단했고, 반도체 없이도 살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다"

대단한 발상의 전환이 아닐 수 없다. 시너지가 없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하다고 하겠다. 반도체 없이도 살수 있다니, 그거야 여태껏 타의에 의해 반도체 없이 살아야 했으니 이상하게 들리지는 않지만 시너지가 없다라고 판단했다니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LG전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해되는 부분이 많다. 반도체라는 것이 시장을 업체가 주도하는 사이클이 있어야 반도체 사업 자체적으로도 매력이 있는 것이고, 안정적인 부품구매를 위해서도 하이닉스 인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겠지만 지금의 현실은 과거의 반도체경기 사이클에 변화가 일 조짐을 보이고 있기에 반도체라는 부품사업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반도체 시장의로의 기조(基調)적인 변화에 LG전자가 베팅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휴대폰 부품 사업과 비슷한 재미없는 부품 사업으로의 전락을 시사했다고 하겠다.

포투의 의견도 비슷하다. 반도체 경기 사이클은 이제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지루한 수요자 중심 시장으로의 기조적인 전환으로 방향을 정하고 있는 징후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하이닉스의 주가도 23,000원대 가격 지지를 다시 시험받고 있는데, 앞으로 시험대에 오를 항목이 많아질 듯하다.

LCD 패널업체들의 공존의 시대가 반도체 메모리업체들에게도 찾아올 듯 하다. 문제는 공존하기 위한 기본적인 투자여력을 상실한 업체들이라고 하겠다. 2007년 봄에 하이닉스가 LGD(구 LPL)에게 양산기술 관련 노하우를 전수한 바 있는데, 이제는 길지도 않은 1년 만에 LGD의 생존방식을 하이닉스가  배워야 하는 기막힌 기업역전시대를 맞이한다고 하겠다. 

  1. 아빠빠.. 2008/03/17 11:34  address  reply

    하이닉스에게는 시련의 계절이겠군요...

    엘지가 가져가지도 않고..

    투자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돈도없고...

    • 포투 2008/03/17 12:28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고집의 댓가라고 봅니다. 고집을 부리려면 그에 합당한 힘이 있어야 합니다. 삼성처럼 말이지요. 딸리는 경쟁력을 가지고 무리해 가며 맞대응을 해왔으니 힘이 딸리는 쪽이 나가 떨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순리입니다.

  2. 주주 2008/03/17 11:44  address  reply

    반도체뺏기고 피눈물흘렸다는 LG에서 인수거부를 하다니. 그만큼 전망이 불투명하다는거겠죠. 이제라도 손절매를 해야하나 에휴..
    일단은 하반기까지 지켜볼 생각인데 암담하네요

    • 포투 2008/03/17 12:34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포투 블로그에서는 왠만하면 주식얘기를 안하려고 했지만, 어찌보면 최적의 매수타이밍이 지금일런지 모릅니다. 업계 공감대의 효과가 나올 때가 무르익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출혈경쟁을 지속해서 투자여력을 까먹을 때가 아닙니다. 이는 삼성도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죽쒀서 개 준 꼴"이 될 공산이 크기 때문입니다.

      삼성의 조직이 경직되어 반응이 빠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외환에 휩싸여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3. 홍성호 2008/03/17 14:24  address  reply

    반도체 시장이 수요자 중심으로 넘어갔다는 의견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그것이 향후 지속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반도체 산업은 사이클이었고, 그에 따라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힘의 관계는 계속해서 바뀌어왔습니다.

    거기다가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하기에는
    96,98년 2년의 최대 불황 (Double Dips)과 2001년 불황까지 몇 번의 전례가 있습니다.
    어느 기업이 살아남을지야 모르겠지만,
    정리가 되면 공급이 감소될테고 그러면 다시 공급자 중심의 시장으로 바뀌겠지요

    LG 전자의 인수건에 대해서는,
    아무리 인수 의사가 있어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는
    무조건 인수할 의향이 없다고 말하는게 정석 아닌가요.
    인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가 괜시리 주가를 올릴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 자리가 주주총회라고 해도 말이죠.
    주주들도 그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구요 ^^
    뭐 딱히 LG 전자가 인수할 의향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는 없지만
    부사장의 말이라고 철썩같이 믿을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하이닉스의 M&A 이슈야 늘 있어왔고 또 흐지부지 됐지만
    장기적으로 M&A가 꼭 있다고 생각한다면 저는 오히려 매도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이닉스 가격 자체도 23,000원대에서 저점을 형성하는 것 같구요.
    사실 저는 얼마전에 들어갔답니다 ^^;;
    뭐 회사가 포스코처럼 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저는 M&A에 베팅했습니다 ㅎㅎ

    • 포투 2008/03/17 14:43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어느 기업이 살아남을지가 아니라, 사라지는 기업이 없다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만의 메모리 제조업체들이 메모리 파운드리로 업종을 전환하면 쓰러트리려 아무리 노력해도 쓰러질 수 없는 사업구도를 구축하게 됩니다.

      손해보는 장사를 탈피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당분간은 반 공급 : 반 자체 전략을 쓰려하겠지만 그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예전의 메모리 사이클과는 다를 것이라 보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잠시 공급자 중심시장이 열릴 수 있겠지만 그 주기는 갈수록 짧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입니다.

      LG는 2위기업으로 살아남는 법을 체득한 그룹입니다. 오히려 1등으로 나서는 것이 LG에게는 모험입니다. 2위, 3위를 잘해서 살아남았고 그룹문화에도 깊숙히 파고들어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하이닉스 인수 불가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이닉스 인수는 일종의 모험이라고 판단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른 측면에서 하이닉스 주가를 보고 있습니다만, 어쨋든 주가방향은 위로 홍성호님과 예측이 같습니다. 성공투자로 이어지시길 바랍니다.

      벌써 하이닉스 주가가 +1,200원입니다. 참 재미있는 주식 세상입니다.

  4. 홍성호 2008/03/17 15:11  address  reply

    지금 상황에서 업체간 협력은 동족방뇨라고 생각합니다.
    일시적으로 생산량이 줄어드는 효과는 있겠지만 말 그대로 일시적이죠.
    이 캐파 그대로, 향후 증설 계획 그대로 간다면
    언제가 됐든 무너지는 기업이 있을 것입니다.
    그게 한국 기업들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죠.

    일단 그럴리는 없지만 메모리 파운드리로 가면 오히려 시장에는 더 좋습니다.
    (시장 상황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메모리 파운드리가 될 수는 있습니다)
    의사 결정을 전에는 8회사가 하던 것을 5진영, 3진영 이렇게 줄어들면 그만큼 수급 조절하기가 쉬울테니까요.
    8개의 각기 다른 시각보다야 3개의 각기 다른 시각에 의한 불확실성이 훨씬 작겠죠.
    정확한 의미는 아니지만 Bull whip effect가 줄어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만 업체들이 파운드리로 가는 것은 생각하기 힘듭니다.
    특히 난야같은 곳은 Own Tech를 가지기 위해 엄청 열심인 곳이지요.
    가격이 좋을때야 파운드리 괜찮겠지만 가격이 떨어지면 파운드리는 보통 계약상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LG야 솔직히 저도 모르겠네요 ^^
    그렇지만.. 하이닉스 인수해도 1위는 안되는걸요 ㅎㅎ
    그저 하이닉스 주식이 팍팍 올랐으면 하는 바람 뿐입니다 ㅎㅎ

    • 포투 2008/03/17 15:44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대만 3사의 메모리 파운드리의 종착역은 TSMC의 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장의 라인을 주문자의 메모리를 양산해 주는 방식을 말하는 것입니다. 마진을 붙여서 공급하기에 그들에게는 적자가 날 리가 없습니다. 물론 양산물량확보가 여의치 않는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말입니다.

      원론적으로 파운드리는 계약할 때 손해를 보는 구조가 아닙니다. 다만 공정 및 설계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불리한 계약을 체결할 수 밖에 없었기에, D램가격에 연동시켜서 공급할 수 밖에 없어서, D램 가격하락시 적자를 보는 구조였을 뿐입니다. 이제는 손을 벌리는 쪽이 역전이 되려고 합니다. 불리한 계약을 할 이유가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대등한 계약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손해를 보는 계약에서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5. 홍성호 2008/03/17 19:06  address  reply

    개인적으로
    대만 업체들이 목소리에 힘을 줄 수 있는 것은
    시황이 불황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사 캐파를 늘릴 여력은 없고 위험을 감수하기는 싫고,
    그러다보니 대만 업체들이 중요해진 것이죠.
    하지만 시황이 다시 회복되면 반대가 될 것입니다.
    선두 업체들은 다시 자사 캐파 증설에 힘을 쏟고
    그러다 보면 상대적으로 대만 업체들의 중요성은 줄어들 것입니다.

    불황일 때에는 DRAM 가격 연동으로 인해 손해를 보고
    호황일 때에는 반대로 선두 업체들에 팽 당할수도 있는게 파운드리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등한 계약.. 가능하겠지만 시장이 좋아지고
    선두업체가 대만 업체들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계약 갱신을 요구하거나 다른 파트너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을 알기 때문에 대만 업체들은 계속해서
    Own Tech를 가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대만 업체 자체보다는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고
    대만 국내 업체간 연구/개발에 대한 협력이 활발하다는 점에서
    언젠가 대만이 DRAM 기술을 따라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일본 반도체 기술을 이겼듯이요.

    일단 포투님과는 같은 상황을 바라보고 있지만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야 사실 아직 시장을 해석한다고 말할 수도 없을 만큼 반도체 업계 종사 경력도 짧고 아는것도 많이 없습니다.
    누구의 의견이 맞고 아니고를 떠나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으면서
    반도체 시장에 대한 이해를 넓히게 되서 기쁘네요 ^^
    앞으로도 자주 놀러올테니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 포투 2008/03/17 20:54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불황이기에 대만업체들이 힘을 줄 수 있고, 호황시에 팽 당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호황시에는 대만업체들도 가격경쟁력이 좀 떨어져도 마진을 충분히 남길 수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임에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만업체들의 위상이 높아진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일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변곡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하겠습니다.

      같은 이슈를 보면서 생각이 다른 점이 있어 이렇게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블로그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이 제가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이유 중에 하나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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