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LGG)이 올 연초에 세웠던 그룹 투자규모가 늘어나게 돼 작년과 대비해 소폭증가한다는 뉴스가 나온다. 그 중심에 LGD 권영수 사장이 있다. LGG의 LCD TV사업도 살리고  LGG도 살리는 LGD(LG Display) 권영수 사장을 일컫음이다.

포투가 오랜만에 LG그룹에 호의적인 글을 쓰게 되는데, 이는 권영수 LGD사장의 사업스타일이 호전적인데, LG의 그룹이미지와는 다른 색을 지닌 인물이 어떻게 LG그룹의 중심으로 자리잡을까 하는 호기심도 많이 반영되었다.

LGD가 2009년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급 실적을 내게된 핵심 포인트는 공격적인 8세대 신규라인의 풀 램프업과 6새대 라인의 증설에 있다. 무모하다 할 정도로 도박에 가까운 라인증설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권영수 LGD사장이 취임시절에 행했던 '하이닉스 배우기'가 떠오른다. 결국 반도체 얘기로 귀결되는데 LGD 권영수 사장의 LCD라인의 공격적인 증설과 수율 끌어올리기는 메모리 사업에서의 경쟁력 근본과 일맥상통(一脈相通)하기도 한다. 제목은 LG LCD TV와 LGG를 살리는 사람이 권영수 사장이라고 했는데, 이를 더 확장하면, 국내에 하이닉스를 인수할 수 있는 그룹으로 LG가 최적격이며, 이(하이닉스)를 진두지휘(陣頭指揮)할 수장(首長)으로 LG그룹안의 LGD 권영수 사장이 적임자로 보인다는 얘기인 것이다.

LCD 사업과 메모리 사업이 크게 다른 점은 양산 런(run)했을 때 최종 부품으로 공장에서 출고하는 시점이 다르다는 점이다. 단기간에 패널이 쏟아져 나오는 LCD사업에 비해 메모리는 두달이 넘게 걸려야 그제서야 공장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차이가 있는 것이고, 이로 인해 메모리 시장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승패가 가름된다고 봤을 때, 권영수 LGD사장이 보여줬던 8세대 공장 투자계획시점과 양산일정 앞당기기(풀램프업)와 6세대 라인 증설건을 보면 메모리 사업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보인다는 것이다. 매번(每番)의 투자결정이 도박에 가까운 것이고 결단력과 과감성이 성패를 가름한다고 봤을 때 LCD 사업과 메모리사업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지금 하이닉스가 힘을 못쓰고 있는 이유는 미세공정이 삼성전자에게 크게 뒤져서도 아니고, 수율이 크게 뒤떨어져서도 아니며, 세계 메모리 수요가 크게 감소한 이유도 아니다. 삼성전자가 미세공정에서 앞서고 수율이 높다해도 하이닉스의 기업 볼륨(volume)은 삼성전자와 비교할 수 없다. 인건비를 따져보고 고정비용을 계산해 보면 영업이익율에서 만큼은 삼성전자와 대등해야 하고, 할 수 있고, 그래야 함에도 외부기업환경 탓으로 돌리며 세계 메모리 수요급감이라는 핑계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는 것은 뻔히 보이는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몸부림일 뿐이다.

하이닉스 메모리 사업의 추락 핵심은 수장이 전체적인 경영전략의 틀을 잘못 짰고, 그로 인해 불필요한 시점에 미세공정 셋업인력을 대거 투입했으며, 라인을 흔들었으며, 성급한 라인교체로 수율이 떨어졌으며, 잘못된 메모리 제품라인업 비중관리 실패로 메모리 가격을 흔들며 여러 변수를 하이닉스 자체적으로 생산해 자처한 셈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려는 우(愚)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를 범한다는 것은 하이닉스 김종갑사장을 일컫음이 아니다. 당연히 하이닉스 김종갑사장 입장에서는 자신의 경영실패를 다른 이유로 돌려야 했을 테니, 미국의 서브프라임사태가 반가울 수 있고, 리만브라더스 파산도, MS의 비스타 실패도 반가울 수 있으며, 메모리 가격의 급락도 반가울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외부변수가 김종갑 사장에게 우호적으로 돌아가지 않다다면 하이닉스가 승승장구할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았는데 답은 '아니올시다'로의 귀결이다. 하이닉스 실적악화로 죄(하이닉스를 믿고 투자한 것이 죄라면 죄)없는 하이닉스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규모가 좀 줄어들었을 뿐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다가 LGD 권영수 사장이 스타일 상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LG그룹에 둥지를 틀었는지 모를 일이나, LGD를 살렸을 뿐 아니라 LGG도 살렸고 이제 다음 대상이 하이닉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이번 글이 이어졌다.

11세대는 성급하고 8세대를 또 다시 투자할 계획이라며 제시한 이유도 포투가 언젠가 썼던 글과도 어울리고 이래저래 스타일이 맞는다고 할수 있으니, 포투 글쓰기 스타일에 맞지 않는 듯한, 다소 이상한 글이 나오는 것이 우연이 아니지 아니겠나 하는 생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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