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패커드(HP)가 팜(Palm)을 인수했다고 한다. HP는 전 세계 PC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HP의 팜 인수는 스마트폰 시장 진입을 위한 것이다. HP는 PC를 알고 있고, 팜은 스마트폰을 알고 있다. HP는 애플이 가지지 않은 규모의 경제를 자가 실현시킬 수 있는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HP가 애플에 도전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 셈이다.
HP가 애플에 부족한 것은 모바일 플랫폼이었다. PC사업에서와 달리 스마트폰 사업은 토털솔루션 사업이다. PC에서는 OS를 빌려와도 사업에 지장이 없었지만, 스마트폰은 OS가 핵심경쟁력이기 때문에 시장진입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팜의 OS가 HP HW와 결합해 스마트폰 경쟁력이 보강된 것이다. 스마트폰 점유율을 차치하고 기술력 만을 두고 순위를 매기면 HP는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 진입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넘버 3의 위치에 올라섰다고 보고 있다. 반면 삼성과 LG의 스마트폰에서의 기술력 순위는 바닥에서 찾아야 한다. 당연히 HP에게도 밀린다.
미국기업들인 애플, MS, 구글 등은 아이디어 만 가지고 스마트폰을 만드는 기업들이다. 자체적으로 스마트폰 조립라인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고 최근 애플의 A4도 설계 만 하고 삼성 팹을 이용했을 뿐이다. 소수정예의 효율적인 조직이며 기업인 것이다. 이러니 애플의 이익이 좋을 수 밖에 없다.
조립라인, 팹, 공장의 생산능력이 중요했던 트렌드가 변했다. 200mm 반도체 장비들이 헐값에 팔리고 돈이 안돼 용도변경에 몰두하고 있듯이, 공장이 있어도 생산할 제품이 없으면 비용만 늘어갈 뿐이다. 삼성의 휴대폰 조립라인도 점유율이 미치지 못하면 애플의 아이폰이라도 고마워하며 만들어 바쳐야 한다. 현 경영마인드로는 공장을 놀릴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안되면서 대중화 얘기가 화두가 된 삼성과 LG다. 이미 대중화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조립라인을 놀리면 안되기 때문인 것이고, 마땅히 라인을 돌릴 제품이 없기 때문인 것이고, 거꾸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판국이다.
애플이 반도체 설계력 보강을 위해 인트린시티를 인수하고, HP가 모바일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팜을 인수하는 동안 삼성과 LG가 하는 일이란 채용을 늘려 남의 OS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몰두하는 것이 거의 다였다. 이는 경쟁기업들은 날고 있는데, 안그래도 기고 있으면서, 계속해 기려는 행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래서는 모바일 미래를 논할 가치도 없지 않겠나 싶다.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국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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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로 몰리게 되면 변화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사업을 접는 수 만이 최선일 수 있습니다.
역시 틀의 문제이지 싶습니다. 한계를 스스로 지우고 있다는 편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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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 방식이 컨트롤 밖이라는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책임 보다는 방임에 치우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