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URTWO 포투가 사는 세상

재미있는 뉴스가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기흥 반도체 팹 중에 하나인 3라인을 정리한다고 하고 내년 중으로 4라인을 추가로 정리한다는 내용이다. 또 재미있는 사실은 삼성전자가 150대의 6인치 용 반도체 장비를 중국에 이미 매각했다는 것이고, 또 재미있는 사실은 6인치 팹을 들어낼 자리에 8인치 팹을 들여 놀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기흥 시스템LSI 전용 3라인...내년엔 4라인도 정리 예정

하이닉스는 8인치 팹이 메모리 양산에 있어 가격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생산포기하고 있는 마당에, 삼성전자는 이제까지 6인치 팹을 가동해 왔던 것이고, 이제야 처분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하겠다. 또, 중국의 어느 업체가 6인치 팹을 구매한다는 점인데, 이미 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8인치 팹의 반도체 장비도 중국업체로 넘어간 바 있는데, 8인치 팹 장비는 그렇다쳐도 6인치 반도체 장비까지 구매해서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면, 그 업체는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6인치 팹을 통해 이익을 뽑아낼 수 있을런지를 생각해 보면 또 재미있는 일이라 하겠다.

그렇게 본다면 삼성전자도 6인치 팹을 통해서는 도저히 돈을 벌 수 없다고 포기한 반도체 장비를 가지고 돈을 벌 수 있다고 구매하는 중국기업은 가격경쟁력에 있어서 삼성전자를 능가한다고 볼 수 있는가? 또 얼마의 가격으로 중국기업에게 반도체장비를 넘기기에 중국 반도체기업이 가격경쟁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인가?

물론 메모리를 생산해 돈을 벌 수는 없을테니 6인치 장비를 구매해 간 중국의 비메모리 생산 업체는 SMIC나 CSMC라는 얘기인데, CSMC는 하이닉스 우시공장의 8인치 반도체 장비를 구매한 바 있으니, 이제는 SMIC가 삼성전자의 구형 반도체 장비를 이어받고 있다고 예상해 볼 수도 있다. 전 글에서 10만장 캐파의 8인치 웨이퍼 팹 하나를 파운드리 전용 팹으로 전용하기가 어째서 어려운 일인지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 삼성전자가 중국의 미래 파운드리 경쟁업체가 될 수도 있는, 이제까지는 얕보던 중국의 파운드리 업체에게 마저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에서 뒤처진다는 의미여서, 이제는 파운드리 사업은 삼성전자도 완전히 물건너가는 분위기이고 이를 스스로 인정한 셈이 아닌가 하는 점에서 씁쓸한 면이 적지 않다.

도대체 얼마의 가격으로 6인치, 8인치 반도체 장비를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에게 넘기기에 그들 SMIC와 CSMC가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참 궁금하다. 또, 이 반도체 장비들이 매그나칩이나 동부하이텍으로 같은 가격으로 넘어간다면 국내 파운드리 업체들도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었겠나 하는 생각도 해 볼 수 있다.

물론 이번 삼성전자의 6인치 팹 정리는 치킨게임의 종료시점을 암시하는 듯한 효과를 겸한 듯한 인상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 생각해 보면 이제 파운드리 사업에 있어 대만의 TSMC, UMC는 고사하고 이제 앞으로 중국의 두 업체 SMIC나 CSMC를 따라가기도 힘들 것이란 생각이다.

헛 된 생각이겠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합작해 파운드리 전문회사를 설립하고 구형 반도체 장비를 그곳으로 몰아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