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스타운(Moorestown) 칩셋(chipset)에 맞춰 돌아갈 수 있도록 모바일D램 인증을 인텔에게서 부여받았다는 국내 어느 한 메모리업체발 뉴스를 보며, 삼성전자에서 애니콜타운(anycalltown, 삼성전자 모바일 칩셋을 가칭) 칩셋이 나오고 플랫폼(platform)이 나오면 전세계 모바일D램을 생산하는 메모리업체들이 경쟁사인 삼성전자에게서 모바일D램 인증을 받는 진풍경이 연출될 수도 있겠구나 싶다.
인텔에서 MID(Mobile Internet Device)용으로 내논 무어스타운 칩셋은 사실 없어도 되는 IC다. 없어도 된다는 의미는 여태 휴대폰을 양산해 왔던 제조업체들이 무어스타운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휴대폰을 생산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이 휴대폰들이 인터넷이 가능한 휴대폰을 말하는 것은 물론이다. 무어스타운이 나오기 전에는 각개전투였다. 각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인터넷기능을 휴대폰으로 담아내기 위해 독자적인 기술을 쌓아왔다는 것이다. 이제 와서 인텔이 무어스타운 칩셋을 내놓고, 이에 맞춰 휴대폰을 설계하면 효율적이라고 광고하면서 플랫폼 저변을 확대해서 모바일IC 시장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이는 인텔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그리고, 휴대폰과 PC는 다른 면이 많다. PC는 여러 디바이스 규격을 만족시켜야 하지만 휴대폰은 통신사업자와 휴대폰 제조업체의 전략에 따라 특정 디바이스를 배제시키기도 한다. 그렇다면 여러 디바이스를 아우르는 모바일 칩셋은 쓸모없는 로직을 포함하는 셈이 된다. 또, PC는 CPU와 메인보드, 칩셋외의 내부 부품들을 교체하는 일이 있지만, 휴대폰은 소비자가 내부를 뜯어내 부품을 교체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지 않다.
즉, 휴대폰은 소비자 손에 들어가면 내부는 꽁꽁 닫아 놓고 외부 인터페이스 포트만을 이용한다. PC에서 처럼 향후 여러 디바이스와의 호환성을 위해 칩셋을 반듯이 꽂아야 한다는, 인텔이 주도한, 논리가 휴대폰에는 먹히지 않는 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CPU에 해당하는 AP(Application Processor)를 보유하고 있다. 칩셋을 인텔 무어스타운을 쓰고 AP만 삼성제로 대치시켰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상식적으로는 삼성AP를 만들었다면 그에 걸맞는 칩셋도 삼성이 보유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것이 단일칩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여러 칩으로 구현되어 있더라도 말이다.
물론 이런 휴대폰 칩셋은 인텔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데스크톱PC에서도 그렇지만 칩셋은 후행해 탄생한 IC다. CPU가 나오고, 여러 디바이스가 연결되고, 메모리가 장착되고, 각 디바이스의 버전업이 이뤄지다 보니 각 디바이스를 통합해 연결, 지원할 필요성이 생기게 되고 이런 포인트를 잡아내 칩셋으로 묶어 버리는 시도가 나왔고 현재의 칩셋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리고, 데스크톱에서의 칩셋과 모바일기기에서의 칩셋의 의미도 다르다. 인텔이 무어스타운 칩을 굳이 MID용 칩 칩셋이라 부르는 것은 무어스타운이 칩셋이어서 칩셋이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무어스타운이 칩셋이 되고 싶어 칩셋으로 부르고 있는 것이란 얘기다. 현재의 무어스타운은 칩셋이 아니다. 인텔만이 칩셋이라 부르고 있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나중에 인텔의 무어스타운 칩셋 전략이 시장에서 먹혀들면 그제서야 칩셋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인텔이 모바일 칩셋이라 부르고 싶은 무어스타운 칩은 제대로 된 칩셋으로의 자격상실이다. 이는 데스크톱에서 모바일로 기기만 변경됐을 뿐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되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MS가 데스크톱 윈도우OS를 가지고 모바일용으로 다시 재조합해 만들어 잡다한 기능이 섞여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모바일OS에서의 틈새를 구글 안드로이드가 차지하려고 하고 있으며 모바일용 칩셋 틈새는 아직 무주공산(無主空山)이다. 그리고, 무주공산으로 남아 있는 칩셋자리는 삼성전자의 애니콜타운(anycalltown)이 차지하는 것이 제격이다.
인텔은 무어스타운 칩셋으로 큰 돈을 벌려고 한다. MS의 모바일윈도우도 마찬가지다. 구글 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 정책을 취한다. 직접적으로 모바일OS에서 돈을 벌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대신 구글은 연결과 연상으로 간접적으로 돈을 벌려 한다. 애니콜타운도 마찬가지 전략이 통할 수 있다. 칩셋에서 많은 마진을 남길 필요없다. 애니콜타운칩셋 가격정책을 폄에 있어 저가공세로 나가도 된다는 것이다. 돈은 모바일D램에서 벌면 된다. 그리고, 애니콜타운이 나온 것 자체만으로도 칩셋가격은 떨어지게 된다. 그럼 휴대폰에서 마진을 좀 더 챙기면 된다. 구글이 밀고 있는 오픈소스 OS전략이 비슷하게 모바일 칩셋시장에도 유효한 것이다.
삼성전자에서 애니콜타운 칩셋이 나오고 AP가 채용되고 안드로이드가 탑재되면 삼성휴대폰의 경쟁력을 따라올 기업은 세상에 없게 된다. 모바일D램과 낸드플래시메모리도 추가된다.
이왕 모바일 AP까지 내놓은 참이다. 삼성휴대폰에 삼성AP를 꽂으면서 칩셋으로 무어스타운칩을 쓰는 것은 어색한 것이다. 삼성휴대폰에 삼성AP를 쓰면서 애니콜타운 칩셋을 함께 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런 일이다. 이미 애니콜타운 칩셋(원칩이 아닐 수도 있어도)이 준비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AP를 개발하면서 신생칩셋인 인텔의 무어스타운에 맞췄다고 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은 팹리스업체들이 펼칠 만한 개발수단이다.
인텔에게 메모리 인증을 받으려 줄을 서듯 삼성전자에게 인증받기 위해 줄을 선 모습을 볼 날도 머지 않았다.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 애니콜타운 칩셋을 확산시킬 때가 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