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씨앤에스와의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 공동사업을 보류한다고 한다. 투자액 10억을 투자할 예정이었는데 이를 보류한다고 하는 것이다.

하이닉스, 씨앤에스와 車반도체 투자 '보류'

10억원의 투자용도가 자동차용 반도체 칩 개발을 위한 인력채용이 아니고 씨앤에스의 IC설계 후 칩 개발비용인데, 이의 투자를 보류한 것이라면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다. 돈이 넘쳐 흐를 때는 불완전한, 시기상조(時機尙早)인 66나노 미세공정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서 돈을 다 까먹더니, 이제 10억원을 투자해 6개월 후 캐시카우(cash cow)가 될 지도 모르는 자동차용 반도체 칩 개발비용을 아낀다는 발상이니, 이를 어찌 생각해야 하나 복잡한 마음이다. 그렇다고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이 무산된 것이 아니니 하릴없이 돈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담당연구인력이 배치되어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씨앤에스와의 공동개발계획을 백지화 시키고 사업을 접는 것이 아니라면 불황기여도 지금 돈 한 푼이 궁하다고 개발비용을 줄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10억원을 아낀다고 하면 시장에서 조금이나마 알아줄 것이란 판단을 한 모양인데 좀 우수운 장면이다.

하이닉스가 내년 분기 당 평균 5,000억원 씩 영업적자가 날 것이란 보고서가 나오고 있는데, 영업적자의 대부분의 이유는 메모리 수율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절반이상의 영업적자는 형편없는 수율때문에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돈을 아끼고자 했다면 돈을 벌지 못하는 메모리 양산을 위한 웨이퍼 투입량을 확 줄이고 30나노(낸드), 40나노(디램) 대 미세공정개발에 올인(all-in)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반도체라인을 가동중단하면 다시 재가동하는데 걸리는 시간때문에 또는 메모리 점유율 하락 때문이라는 변명을 대는 모양인데 이는 변명을 댈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자에게만 통하는 핑계다.

일 년에 2조원의 영업적자를 낼 수 있는, 생존가능성 마저 의심받고 있는, 비관적인 기업이 점유율이 뭐가 중요하단 말인가? 오늘자로 하이닉스 주가 6,600원으로 시가총액을 보니 3조원 정도다. 내년에 2조원의 적자를 예상한다고 외국계 증권사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하이닉스는 지금도 나름 열심히 메모리를 찍어내고 있다. 결국 메모리를 양산하면 할 수록 적자만 쌓이고 있는 것이다. 열심히 양산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돈 10억원을 아낀다고 하면서 멈출 수 없는 팹에서 쏟아져 나오는 메모리때문에 하루에 50억원씩 영업이익 적자가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점유율 하락을 우려한다면 열심히 메모리를 양산해 재고로 좀 쌓아 두는 것도 방법이다. 헐 값으로 팔아 넘기려 하지 말고 말이다. 얼마의 재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3개월 정도의 재고를 확보하고 그동안 미세공정전환 준비작업을 거쳐 한순간 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라인 전체에 30, 40나노대 미세공정전환에 승부를 걸면 어떨까 본다. 반도체 라인을 3개월간 멈추겠다는 각오로 임하면 얼마간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이 한 길에 매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지금 환경에서는 이래저래 돈만 까먹어야 하는 실정이라면 하이닉스 전사적인 생존의 발버둥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인 것이다. 어차피 연구실에서의 셀 설계 열 번 보다는 한 번 더 공정라인에 흘려보는 것이 미세화에 도움이 된다. 3개월 정도면 공격미세공정이 전 미세공정보다 생산성이 30%이상 이라고 본다면 수율이 좀 낮더라도 3개월 후에 양산되는 메모리 물량은 얼추 지금의 생산물량과 비슷하게 맞출 수 있을 것이다. 그 3개월 동안은 웨이퍼 투입량이 격감해 절감되는 재료비와 유휴인력 조정을 통해 그 절약될 인건비로 공정전환 투자재원에 충당하면 될 일이다. 인력해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3개월 후면 다시 풀 가동해야 하니 잠시 쉬는 인력의 조정을 말하는 것이다. 

비밀리에 승부를 걸면 좋겠지만 그럴 수도 없는 환경이다. 웨이퍼 수급량을 보면 반도체 라인의 가동율이 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일 하이닉스가 위의 미세공정전환을 숨기고 3개월 간 전체 반도체 팹의 공장가동 중단을 선언한다면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다. 이 때문에 3개월 치의 재고를 쌓아두는 것이 필요하나고 본 것이다. 만일 순조롭게 미세공정전환이 이루어진다면 그 3개월 후에는 하이닉스가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된다. 그것이 아니라도 조금은 생존연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다. 

하이닉스 내(內)에 냉철한 이가 있어 이 어려운 시기를 잘 넘겼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내(內)에 없다면 외(外)에서 찾아야 하고 그것이 전(前)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이래저래 우의제 전 하이닉스 사장이 대단했었다는 생각이다.


  1. 나라목수 2008/12/16 20:10  address  reply

    우의제 사장 휘하에 워낙 잘나가던 사람들이 많고, 우사장의 성과라고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 별로 없어서 그냥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쉽게 생각했었는데, 지금의 상황과 비교해 보면 전임 사장은 회사가 제대로 갈 수 있도록 의사결정들은 제대로 했던 것 같습니다.

    • 포투 2008/12/17 08:15  address  reply   modify / delete

      다르게 보면, 상대적으로 두드러져 보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우의제 전 하이닉스 사장 시절에는 하이닉스 내부변수에 의한 경영악화는 드물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 헬보이 2008/12/25 00:06  address  reply

    오늘 관계자에게 물어보니깐....일단 유보이구요....초기 투자분이 200억정도 된다고 하네요
    10억은 그냥 조인트 금액이고 .....현재 투자하여 2`3년정도 뒤에 결과물이 양산되어서
    현재의 하닉사정이 여의치 않아서....향후 투자분 최대 300억원이 유보되었다고 합니다.
    저두 50억 안쪽이면 계속 투자해야하지만 언제 될지는 모르는 것에 300억원을 투자한다는것은
    하닉의 현재상황으로 보아....리스크가 너무나 큰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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