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휴대폰 점유율은 낮아도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휴대폰사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고 있다. 아이폰은 통신서비스사가 웃돈을 건네주더라고 물량확보를 위해 줄서고 있다. 삼성은 휴대폰 장사를 해서 마진이 10% 쯤 나오면 대박났다고 떠들고 있을 때 애플은 아이폰으로 30% 이상의 마진을 취하고 있다. 마진의 대부분은 통신사의 리베이트(rebate)성 웃돈이다.

포투는 애플이 자랑하는 아이폰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국내시장에 KT에서 나온건 SKT에서 나오건 관심도 없고 구매할 생각도 없다. 아이폰이 유달리 갖고싶은 휴대폰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아이폰은 별 특별한 휴대폰은 아니다. 스마트폰이라는 아이폰이 PC기능이 들어간 휴대폰이라 해서 쓰임새가 많다고 하지만 손안의 폰을 가지고 업무처리하기에는 태부족이다. 메일을 확인하는 편리함이 있다지만, 간단한 문서처리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지만 그런 기능이 필요한 상황은 별로 없다. 그래도 아이폰을 손에 쥐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만약의 하나를 대비해야 하는 비즈니스맨이 그들인 것이다.

아이폰은 처음 세상에 나올 때 일반 소비자가 타깃이 아니었다. RIM의 블랙베리가 그렇듯 아이폰도 특수계층(기득권층, 상류계층) 맞춤식의 휴대폰이었던 것이다. 블랙베리가 상류층의 대명사가 된 것은 일반소비자에게 문호가 열리지 않은 폐쇄성을 장기간 고수했기 때문이다. 즉, 갖고 싶어도 갖을 수 없었던 스마트폰이 블랙베리였던 것이다.

기업용으로 초기타깃설정을 분명히 하는 전략을 유지했던 것은 RIM이나 애플이 기대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가수요를 만들어 냈다. 스마트폰의 기능을 일반소비자가 경험해 보고 싶은 욕구에 불을 당겼다는 것이고 별 쓸모없는 아이폰을 손에 쥐기 위해 애플매장에 가서 줄을 서기도 하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손에 쥔 아이폰이 불량덩러리고 끄떡하면 에러를 양산하지만 소비자들은 아이폰을 손에 쥐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해 한다.

아이폰이나 블랙베리의 성공이 RIM과 애플이 내놓는 스마트폰의 기능이 탁월한 때문이 아니다. 소비자로 하여 가지고 싶게 만드는 마케팅 전략의 산물인 것이다.

사람들은 계층으로 나뉘는 것을 싫어한다. 특히 외견상 자신이 삼류계층에 포함되어 있다고 여기게 되면 중류나 상류층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지게 된다. 구분을 지어 "너는 삼류계층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지만 스스로 인지하면서 살아간다. 열등감을 지닌채 살아간다는 얘기다.

벤츠에서 나오는 연비 안좋고 비싸기만 한 차들은 일반 소비자들이 외면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외면은 능력 밖이란 뜻도 포함된다. 하지만 걸핏하면 에러가 튀어나오는 아이폰에 열광했고, 별 것 없는 LED 백라이트를 넣은 LCD TV에 열광했다. 아이폰이 별 것 아닌 스마트폰이란 걸 모르는 소비자는 없으며 LED TV가 LCD TV와 비교해 별 게 없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모르는 것이 아니다. 단지 눈감으려 하는 것일 뿐이다. 이는 눈을 감아야 제품을 손에 쥔 만족감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R&D에서 또는 제품을 기획하면서 창조해야 한다는 말이 화두가 된 적이 있고 지금도 분위기는 유사하다. 그런데, 이세상에서 대박을 치는 제품들은 창조품들이 아니다. 그런 류의 제품은 운도 같이 따라야 하고 인력으로 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창조품을 만들 수는 있어도 대박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오히려 쪽박이나 차지 않으면 다행이다. 지금도 대박을 쫒다 없어진 프로젝트 팀들은 비일비재하다.

내안의 소리를 찾는다는 얘기가 있다. 애플을 쫒을 필요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애플을 쫒고 블랙베리를 쫒아봐라. 쫒기는 커녕 그들 기업들의 입지만 높여줄 뿐이다. 삼성의 경우 우위에 선 메모리는 어느 업체를 따라가고 있나를 생각해 봐야 한다. 따라가서는 일등을 하지 못한다. 일등을 배운다고 하지만 일등은 배워서 나오지 않는다.

애플은 스마트폰 제조회사다. 그들이 제조하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부품 하나 내재화시키지 못한 회사다. 반면 소프트웨어가 강한 회사다. 삼성은 정 반대의 회사다. 변변한 모바일 OS 하나 장만치 못하고 있는 회사지만 하드웨어 부품은 거의 모두를 내재화시킨 회사다. 이런 회사가 애플을 따라간다는 전략을 취한다면 답은 뻔하다. 아예 애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보유한 기업들을 M&A 하지 않는 한 따라잡을 수 없고, 애플과 같은 전략이 통할 수 없다. 애플식의 전략을 펴기 위해서는 기본체력이 갖추어져야 하고, 내부에서 만들기에는 세월아 네월아다.

까짓 그렇다면 애플이 못하는, 못만드는 스마트폰을 세상에 내놓으면 된다. 이제라도 애플에 공급하기 위한 부품을 설계할 것이 아니라 삼성내부에 공급하기 위한 부품을 설계하면 된다. 부품에서 매출이 100원 나 봐야 5원 벌면 잘한 장사가 부품사업이다. 그럴바에 300원 남는 1000원짜리 삼성만의 스마트폰 10%만 차지하면 그것이 더 남는 장사다. 부품이란 것이 꼭 모든 세트기업에 공급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답은 이미 성공한 LED에 있고 OLED에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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